[이달의 논문] 한국교회의 문화 이해: 문화신학, 문화선교, 문화목회 개념을 중심으로
[이달의 논문] 한국교회의 문화 이해: 문화신학, 문화선교, 문화목회 개념을 중심으로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1.1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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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교수
(영남신학대학교 / 실천신학 / 기독교윤리)

한국교회의 문화 이해: 문화신학, 문화선교, 문화목회 개념을 중심으로

Ⅰ.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교회는 이전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급격한 근대화와 도시와의 영향으로 세계교회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교회성장시대가 열린 것이다. 특히, 주류 한국교회는 사회변혁에 대한 관심보다는 교회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한국교회는 세속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교회 내에서 형성된 소위 ‘교회문화’ 혹은 ‘기독교문화’의 확산에 주력했다. 이런 경향은 1990년대에 들어와 교회성장의 추세가 약화되는 상황을 맞이함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즉 문화적 다원주의라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한 한국교회는 세상문화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교회의 세상 변혁에 대한 관심이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새천년에 접어든 이후 한국교회는 교인 수 감소 및 대사회적 공신력 하락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문화’ 개념을 목회적 차원에서 접근하게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본고는 ‘문화신학’, ‘문화선교,’ 및 ‘문화목회’ 개념 분석을 통하여 한국교회가 문화를 어떻게 이해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향후 한국교회가 문화와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발전적 제안을 시도하고자 한다.

Ⅱ.

현재 한국교회는 문화신학적 차원에서 리차드 니버의 복음과 문화의 관계 5유형 중 ‘변혁형’을 추구하는 가운데 있으며, 문화선교 차원에서는 ‘문화변혁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중시하고, 문화목회 차원에서는 ‘교회건강 및 교회성장을 이끌기 위한 문화선교적 목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경향은 향후 그 방향성이 확장될 것으로 보이는 바, ‘니버의 변혁형’이 ‘교회와 문화의 상호변혁’으로 대치되고, ‘세상문화 변혁에 대한 교회의 책무’ 및 ‘복음의 문화적 심화’(복음적 가치를 세상문화에 깊이 스며들게 하는 것)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향은 문화신학, 문화선교, 및 문화목회가 각각의 개념적 특징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한국교회로 하여금 보다 포괄적인 문화 이해를 갖고 교회를 넘어 세상문화까지도 진지한 탐구의 대상으로 삼도록 촉구하고 있다.

Ⅲ.

결론적으로 한국교회의 문화 이해와 관련된 세 개념(문화신학, 문화선교, 문화목회)은 모두 기존의 한국교회가 이해해 온 제한된 문화 이해에서 보다 확장된 문화 이해에로의 전환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요청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세상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이전 시대의 문화 이해를 재고할 것을 요청한다. 즉, 최근 들어 문화신학, 문화선교, 및 문화목회에 대한 논의는 모두 한국교회가 문화라는 그릇에 담겨 있는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세상문화에 대한 적극적 이해의 기초 위에서 교회의 문화변혁에의 사명을 실천하고, 문화 자체에 대한 영적 탐구 및 교회와 문화의 상호변혁 등으로 인식의 지평을 확장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요구가 단지 논의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교회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와 신학계 및 문화영역의 활동가들이 함께 하는 학제 간 연구와 실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승호 교수

 

세상문화에 관심을 보인 한국교회

‘문화’를 목회적 차원에서 접근 시작

기독교의 대사회적 공신력 약화로

기독교문화와 세상문화의 단절현상

교회와 문화의 상호변혁 필요해

<연구자와의 인터뷰>

근래 한국교회 현장에서 문화선교 및 문화목회에 자주 회자되는 신학인 리차드니버의 ‘변혁적 문화관’입니다. ‘변혁적 문화관’에 대한 교수님의 평가는?

리차드 니버가 제안한 복음과 문화의 관계유형은 복음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 중요한 내용을 알려줍니다. 대립형 문화관이 세상문화를 악한 것으로 보고 거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변혁적 문화관은 복음으로 세상문화를 변혁하자는 보다 적극적인 문화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혁적 문화관은 복음으로 세상문화를 변혁시켜야 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어서, 일반 문화계 입장에서는 너무 기독교 중심적 이론이라 보는 겁니다. 기독교 입장에서는 변혁적 문화관이 선교적 차원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변혁적 문화관이 기독교복음 혹은 기독교문화가 세상문화보다 우위에 있음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일반 문화계와 깊이 있는 대화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 점이 바로 변혁적 문화관의 한계라 할 수 있죠.

 

논문에서도 밝혔지만 그동안 한국교회가 ‘문화신학, 문화선교, 문화목회’ 등 문화사역에 있어 이해의 한계와 문제점이 무엇인지요?

국내에서는 문화신학 논의를 시작으로 차례대로 문화선교와 문화목회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1960년대부터 국내에 소개된 문화신학이 교회성장신학에 대한 대안신학으로 소개된 측면이 있다면, 문화선교는 주로 교회가 문화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선교적 차원으로 제안되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문화목회 개념은, 문화선교 개념이 지역교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자 이에 대한 반성적 차원으로, ‘문화’가 목회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제공하기 위해 제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문화신학, 문화선교, 문화목회, 이 세 개념이 분명한 구분 없이 혼합적으로 사용된 면이 있지만, 각 개념이 국내에 소개되거나 제안된 배경을 고려하면 각 개념은 나름의 독자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또한 향후 각 개념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제 한국교회가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이해가 요구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2020년 현재 한국교회 상황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어떤 면에서 한국교회는 문화에 대한 이해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즉 세상문화에 대한 극단적 배타성을 추구하는 대립형에서부터 세상문화에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하는 변혁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급성장을 견인한 복음주의 기독교는 문화를 주로 선교적 차원에서 이해해 온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이해가 교회 내에서는 설득력 있는 입장이라 할 수 있지만, 교회 밖에서는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기독교의 대사회적 공신력이 약화된 현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교회 내의 청년들조차도 교회가 생산하는 소위 기독교문화를 교회 내에서만 소비하는 경향이 있고, 그들이 세상에 나가면 기독교문화를 접어두고 소위 세상문화에 심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문화와 세상문화의 단절현상이라 할 수 있죠. 이런 경향이 곧 한국교회가 기독교문화의 저변을 교회 밖의 세상에까지 확대하지 못했다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와 문화의 상호변혁’은 어떤 의미인지요?

‘교회와 문화의 상호변혁’은 틸리히가 주장한 개념으로, 기독교문화와 세상문화를 같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서로 대화를 통해 서로 도전을 주고 각자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겁니다. 한쪽의 무조건적 강요나 일방적인 주장보다 이런 상호변혁의 전략이 탈근대 시대에 보다 효과적인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문화를 세상문화와 같은 테이블에 올려놓아도 기독교문화의 우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함으로, 기독교복음과 기독교문화가 세상문화의 잘못된 방향을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하도록 요청할 수 있고, 또 (하나님의 일반은총을 고려한다면) 세상문화에 내재된 장점을 수용하여 기독교문화를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기독교 문화 혹은 교회문화 중에서도 개선되어야 할 점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런 기독교문화와 세상문화 사이의 대화를 통한 상호변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문화선교’, ‘문화목회‘ 등 문화사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과제라면?

1990년대부터 시작된 한류현상은 현 시대에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창1:28의 문화명령을 고려하면 교회 안팎의 문화 전체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문화로 발전 계승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기독교문화 혹은 교회문화 형성에는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세상문화는 악한 것으로만 상정하거나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문화는 나름의 발전을 이루어 왔고 어떻게 보면 세상문화 속에서도 (명시적으로 혹은 암시적으로) 기독교적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세상문화 내에는 악한 측면이 많이 내포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세상문화가 악해졌다 타락했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어떤 점에서 세상문화의 타락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문화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우리는 기독교문화와 세상문화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전자는 선한 문화요 후자는 악한문화로만 상정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기독교(교회) 내에서 통용되는 문화 역시도 성경적 진리와는 동떨어진 부끄러운 모습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문화를 사용하여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교회문화 뿐 아니라 세상문화 역시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상호변혁을 추구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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