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의 평화통일 기회, 한국교회가 붙들어야
천우의 평화통일 기회, 한국교회가 붙들어야
  • 이상범 목사
  • 승인 2019.0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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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8년의 한반도는 그 어떤 때보다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불과 그 한 해 전인 2017년만 하더라도,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일 서로를 자극하는 말을 하였고, 또한 미국은 말 뿐만 아니라 실제 전략무기자산을 전진배치하면서 한반도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평창 동계 올림픽이후부터 숨 가쁘게 진행된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은 세계를 향해 한반도 평화의 서막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극적인 반전을 만든 트럼프 대통령의 노고에 대해 상당수의 언론은 노벨평화상 수상까지도 언급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그 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거의 금기시 해왔던 것이나 다름없었던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기대하게 하였다. 특히, 지난 9월 남북이 군사합의를 맺고, 실질적으로 비무장지대의 감시초소(GP)를 철거한 것은 이제 한반도에 더 이상의 전쟁 위험이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북한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졌던 국민들에게조차 평화와 통일을 향한 마음을 열게 한 것도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한반도는 지정・지경학적 때문에 전쟁위기가 고조될수록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강국들이 모두 관여할 수밖에 없는 국제적인 본질을 가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문 정부는 집권초기부터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공존과 평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군사적 대치가 아닌 대화의 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냄으로써 당면했던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잘 극복하였다. 지난 10년간 서로 대립하고 갈등해 오던 남북미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대화하기 시작한 이 기회를 우리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지난했던 현대사를 겪어오면서, 더 이상 이데올로기적 사고나 흑백논리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로는 남북관계 및 통일문제를 해결 할 수 없음을 깊이 체감하고 있다. 이제는 남북관계에도 혁신적인 관계개선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상당수의 정치인과 주류 언론, 그리고 국민들은 아직도 과거의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의 북한을 전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그 뿌리가 다르지 않기에 과거의 북한을 염두에 두면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최근의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아래 지금의 북한은 실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과거의 북한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북한을 바라보는 접근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남북한의 관계는 주로 Top-Down(하향식) 방식, 즉 대통령과 위정자들의 의사로 결정되어 왔다. 이러한 방식은 38선을 마주보고 있는 상황 아래, 당면한 국내외의 정치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가변적이었고 일관되지 못하였다.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사 속에서도 최고 지도자로부터 비롯된 평화 즉, 로얄 피스(Loyal Peace)는 지속적인 평화 유지에 실패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Bottom-Up(상향식)의 방식, 다시 말해 아래로부터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정책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주고, 국민적인 합의를 추동해 낼 수 있을 때,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유지하고 공동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임기의 중반을 향해 가는 문정부가 북한 및 미국과 어떠한 형태로든 한반도 평화체재 구축을 위한 합의를 한다고 할지라도, 남남통합이나 남남합의 없이 진행한다면, 다음 정부에서 현 정부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계승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현재 주어진 천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리 안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한국기독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강대국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자국중심의 현실주의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통한 공동의 번영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이 일에 한국기독교가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통합하는 일에 앞장서는 가운데, 사회지도층에 필요한 자문도 수행하며 사회통합의 역할을 감당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한국기독교가 평화적 복음통일을 이룰 역량을 충분히 갖추었음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복음통일을 위한 ‘믿음의 요구’에만 부합(符合)하지 말고 ‘믿음의 실천’을 이루는데 힘쓰길 소망해 본다.

 

이상범 목사

미국 동워싱턴 주립대학교, 총신신대원 졸

통일비내리는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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