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체제구축을 통해 오랜 역사의 굴레를 벗어나자
평화체제구축을 통해 오랜 역사의 굴레를 벗어나자
  • 이상범 목사
  • 승인 2018.09.1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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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은 우리 개개인의 삶에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며,
반복되는 역사의 굴레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길..."

독일통일은 선험적인 관점에서 한국에 좋은 예이기는 하지만, 그 면면을 보면 너무나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통일을 이루기까지 여러 요인들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동독에 영향력이 컸었던 구소련에 대한 서독의 막대한 경제적 지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말 당시 소련의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서방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었고, 따라서 서독의 경제적 지원은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이처럼 서독은 소련을 도우면서 미국과 공조하여 먼저는 소련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였고 연이어 동독에까지 여파가 미친 결과로 독일통일이라는 괄목할 만한 결과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혹자는 서독이 “돈으로 통일을 샀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현 한반도 통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대국들은 과거와 달리 새로운 경제 번영의 시대를 맞았기에 독일 같은 기회조차도 없는 실정이다. 러시아는 차르 푸틴시대를 맞아 과거의 영화를 찾고자 애쓰는 가운데 한반도의 정세를 보며 그 발톱을 숨기고 있고, 중국은 시황제 시진핑의 리더십 아래 초강대국 미국에 유일한 대항마로 부상하며 한반도 주변에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의 경우 냉전시대의 승리와 더불어 초강대국의 지위를 통해 여전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제질서를 유지시키고 있다. 특히 동북아 및 동남아 지역의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한반도 평화무드에 찬 물을 끼얹는 차원을 넘어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 것은 아닌가 노심초사하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8월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북한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격 취소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의 의중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과 더불어 종전선언을 기대했던 우리와 문재인 정부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 이는 거침없이 진행되어오던 남북교류의 방점을 찍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시기에 영향을 주어 늦춰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안을 만들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하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때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생각하는 것조차 거북하지만,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처럼 초강대국 미국의 요구와는 달리 북한은 쉽게 먼저 핵을 포기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그 사이에서 실리만을 추구하며 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고, 러시아는 현재 잠잠하지만 어느 시점에 가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한반도 정세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국면은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새로운 변수와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역학구도 속에서 단지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아서라고 하며 그 모든 책임을 북한에게만 미룰 수는 없을 것이다.

신냉전 구도 속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대결국면은 다시 북한의 비핵화 논리를 이용하며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과거 냉전의 잔재로 여전히 분단되어 있는 우리가 또다시 고래싸움에 새우 등터지는 상황을 겪어서는 안 될 것이다. 더군다나 한반도에 작년 8월과 같은 선제타격이니 코피전략이니 하는 용어와 함께 전쟁의 위협이 재현되는 상황은 더더욱 있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은 우리 개개인의 삶에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며, 반복되는 역사의 굴레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더욱 절실히 구하고 그 길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범 목사

미국 동워싱턴 주립대학교/총신신대원 졸
대한예수교장로회 보수총회/서울노회 소속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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