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목회자와 노후준비
[독자기고] 목회자와 노후준비
  • 오총균 목사
  • 승인 2018.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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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제2기 인생의 안정된 노후를 착실히 준비해야
시흥성광교회/오총균 목사
시흥성광교회/오총균 목사

최근 모 기독교 TV에서 은퇴 목회자들에 대한 실상을 방영한 바 있다. 평생을 바쳐 목회하고 정년 은퇴한 목회자가 소개되었다. 35년 목회사역을 마치고 은퇴 후 남은 것은 부채(빚)뿐, 쪽방에서 빈곤한 삶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상당수 목회자들의 정년 이후 삶이 너무 불안정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개신교 목회자 수가 15만 명을 넘긴 가운데, 목회자 10명중 6명은 은퇴 후 살아갈 집이 없는 실정이다. 10명중 5명은 연금 가입이 되어있지 않다. 예장 통합 교단의 경우, 2018년 4월 기준 목회자(목사) 수는 19,832명이다. 이 가운데 총회연금에 가입한 목회자가 14,110명이다. 아직 5700여명이 넘는 목회자들은 연금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교단과 개인 차원에서 목회자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목회자에게 있어서 은퇴 후 생존이라는 현실에 직면하여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다가올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삶의 지혜가 아닐 수 없다(잠6:6-8).

 

1. 목회자들에게 노후준비는 왜 필요한가?

첫째는 노후의 생존을 위한 필요비용을 교회와 자손들에게 지우지 않고, 누(폐)되는 삶을 살기 않기 위해(살전2:9) 필요하다. 둘째는 노후 생활 안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차원 높게 유지하기 위해(행20:35) 필요하다. 셋째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기 위해(고전9:12) 노후준비는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 목회자 평균수명 연령이 90-95세인 가운데 100세를 향하고 있다. 70세 은퇴 후, 30년 가까운 결코 짧지 않는 시간을 살아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목회자의 노후준비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인생의 중대사가 되었다. 목회자의 정년 이후 삶이 단순히 마지못해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의 연장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후준비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은퇴 후의 삶이 부록(附錄)이 아니라, 본론(本論)에 이은 결론(結論)의 삶이 되게 하려면 노후를 꼼꼼히 더 깊게 챙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카네기는 “때를 놓치지 마라. 이 말은 인간에게 주어진 영원한 교훈이다”라고 하였다. 노후준비는 때가 있고 때를 놓치면 후회하게 된다. 이 때를 놓치지 않는 인생의 지혜가 목회자에게 요구된다.

 

2. 목회자는 노후준비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가?

첫째는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의 경우, 사택과 별도로 은퇴 후에 거주할 목회자 본인 자가주택(自家住宅)의 확보가 필요하다. 둘째는 생활비 고정 수입 월 150-200만원은 있어야 기본생계유지가 가능하다. 총회연금에 가입하여 장기간(15년 이상) 불입하여 연금혜택의 액수를 증액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는 건강유지를 위한 가용 비용을 별도로 확보함이 바람직하다. 노후 건강을 위해 장기 실비 보험 정도는 준비함이 좋을 것이다. 목회자의 노후준비는 목회자 자신의 몫이다. 이 모든 것을 확보하는 길은 소득 창출을 통하여 장기간 아끼고 절약하여 준비하는 길 밖에 없다. 목회자라고 언제까지 교회가 모든 경제적 필요를 채워줄 것이라 여겨서는 안 된다. 또한 앞으로 자녀들에게 의존하여 노후를 사는 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목회자들은 노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미리 착실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순자가 말한 “반걸음도 꾸준히 내딛지 않으면 천리를 갈 수 없고, 적은 물도 모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를 이룰 수 없다.”는 명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3. 목회자들이 노후준비에 소극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첫째는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고 미리부터 준비하는 것은 불신앙(不信仰)이라는 관점과, 둘째는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공급하심을 믿고 살라고 설교하면서 목회자가 먼저 노후준비 하는 것은 설교와 모순된다는 입장과, 셋째는 현재 생계유지도 빠듯한 상황에서 노후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간혹 목회자의 노후준비를 믿음 없는 신앙인의 염려차원이라 여기고 노후준비 없이 은퇴한 목회자들이 막상 은퇴 후 후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노후의 냉혹한 현실을 바로 직시하지 못하고 어찌 되겠지 하는 노후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적 사고(思考)가 낳은 결과이다. 또한 노후준비는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을 이유로 아예 노후준비에 문을 닫고 정년을 맞은 후 후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당장의 고비만 넘기기에 급급하여 곧 닥칠 미래에 대하여 눈을 감아버린 근시안적 삶의 태도가 낳은 결과이다. “앞으로 20년 후 당신은 시도했던 일보다 시도하지 않은 일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라는 명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모든 목회자는 70세 정년을 넘어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야 한다. 점점 쇠약해져 가는 몸을 이끌고 여러 가지 한계 상황 앞에 직면하여 생존을 위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잦아지는 병원 출입은 물론 외로움에 지친 고단한 삶과 사투를 벌리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와 같이 쉽지 않은 시기를 그 어떤 노후준비도 없이 살아가야 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겨운 삶이 되겠는가? 노후준비 없이 살면서 겪게 될 은퇴 후의 고통은 예상보다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이를 예상하고 다가올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요셉은 풍년의 때에 흉년의 때를 준비하였다(창41:46). 모든 목회자들이 요셉의 지혜를 꼭 배울 필요가 있다. 경제적 풍요는 삶의 질을 결정하고 풍성한 삶의 질은 수명과 직결된다. 이를 기억하고 은퇴 후 제2기 인생의 안정된 노후를 착실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노후준비 사각지대에 있는 목회자들을 위한 교단차원의 배려도 고민해야 한다. 목회자의 노후준비가 보다 깊고 세심한 관심 속에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의도적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준비된 노후는 미완성으로 끝날 후회인생을 완성으로 승화시킬 것이다. 모든 목회자들이 노후준비를 잘하여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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