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총회 수습안에 대한 법리적 분석
[기획특집] 총회 수습안에 대한 법리적 분석
  • 오총균 목사
  • 승인 2019.10.0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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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가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 수습안을 가결했다. 청빙(세습)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명성교회도 살리고, 교단도 함께 살리겠다는 취지의 수습안이다. 7개항으로 이루어진 명성교회 수습안은 총대 76% 찬성(출석 1204명 중 920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로서 총회는 교단 내부갈등을 신속히 종결짓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총회의 이 같은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수습안은 총회 의도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헌법을 초월하여 대형교회 청빙(세습)을 허용하고 재판국의 최종 재심판결에 반하는 수습 결의를 했다는 점에서 교계와 사회는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교단 총회가 헌법을 지키는 결정을 하면서도 법을 잠재(潛在)하며 세습을 용인한 점이 더 큰 충격으로 다다오고 있다. 이 수습안 결의로 사회가 교회를 향해 등을 돌리면서 교단 결정에 실망한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즉 가나안 교인이 증가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양상이다. 교단과 명성교회가 자신들만의 세계에 묶기면서 대(對) 사회 장벽이 설치되는 모양새다. 

1. 최상 결정이 아쉬운 총회결의


 이번 재심판결 확정으로 총회는 의당히 이 재심판결이 교단원칙으로 표명되는 의지가 담긴 결의를 했어야 했다. 원칙을 깨고 교회 하나 살리려고 특례를 만들어 결정한 것이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무리수를 둔 총회결정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원칙은 삶의 기본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수습위가 제시한 수습안의 부당함을 분별하고 법리(法理)원칙에 맞는 선택을 하는 치리회원이 적었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번 수습안이 부결되고 재심판결에 근거한 법리(法理)원칙이 담긴 결의가 교단의 의지로 표명됐어야 했다. 거대한 교단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교단 위상에 걸 맞는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점이 교단 총회의 한계로 지적된다. 총회가 충분한 법리적 검토 없이 스스로 다급하고도 의도적인 상황을 만들고 즉흥적 분위기에 휩쓸려 의사결정을 함으로서 최상의 결정을 놓쳤다는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2. 총회 수습안 결의가 남긴 성과

  모든 행위와 결정에는 공과(功過)가 따르는 법이다. 이번 총회에서 수습안 의결로 ‘재심수용 및 청빙(세습)금지법’을 존속 시킨 점은 총회가 남긴 업적중의 하나이다. 재심 피고 측은 2019. 9. 20. 이번 재심판결에 대한 ‘재재심’을 총회에 청구했다. 제104회기 총회재판국 구성도 친명성 구도로 조직을 완료한 상태였다. 만일 이번 수습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필시 총회재판국 다수 친명성 국원들에 의해 재재심 개시는 물론, 재재심 판결로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총회가 이번 수습안을 수용함으로서 재심판결을 교단 총회의 확정판결로 종심(終審)하고, 헌법 정치 제28조 제6항, 즉 청빙(세습)금지법을 존속시킨 점은 대단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총회가 이번 수습안 결의로 더 이상의 분쟁을 차단하고 교단갈등을 종식시킴으로서 교단적 내홍을 종결한 점 또한 의미 있는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 

3. 위법 행위에 대한 징계 처분 
 청빙(세습)금지법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탈법(脫法)으로 불법 청빙을 강행한 명성교회와 이를 승인한 서울동남노회에 공식사과 이행을 결의하고, 명성교회 전(全) 장로들의 1년간 상회총대파송을 금지한 것은 법적 징계조치에 해당된다(헌법 권징 제5조 제1항 ⑦호). 이 같은 조치는 법의 구현과 정의 실현 차원에서 총회가 얻어낸 소득이다. 그동안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 임원들은 재심판결을 거부하고 불법세습을 그대로 유지, 강행하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이는 사실상 교단 총회 치리권(행정 및 권징)을 부정하고 교단 소속 구성원임을 거부하는 처사였다. 그러나 이번 수습안 통과로 그 동안 재심판결을 거부한 행위가 불법임과 동시에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에 대한 당회 및 노회결의가 위법이었음을 재확인(再確認)하였다. 사실상 이번 총회에서 위법 행위는 응분의 죄 값을 치룬다는 법의 준엄함을 분명하고도 명백하게 보여 주었다. 

4. 교단법 수호자에 대한 상응 조치  
 김수원 목사의 서울동남노회 차기 노회장 추대 결의는 총회재판국 2018. 3. 13. 확정판결에 근거할 때 당연한 조치이다. 김수원 목사는 교단헌법을 지키다가 당연히 승계할 노회장 직위도 잃었고,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면직, 출교되는 책벌도 받았다. 다행이 상고심에서 면직, 출교 책벌은 파기되어 그 신분과 명예는 회복되었다. 그러나 총회재판국 판결은 물론 국가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조차 인정한 노회장 승계 조치는 요원(遙遠)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 수습안 통과로 법을 잠재(潛在)하며 차기 노회장으로 추대되게 되었다. 국가는 국가를 위해 공헌한 자들에게 유공자로 지정하여 예우한다. 교단도 당연히 교단법을 지키기 위해 억울하게 고난 받고 노회장에서 제척된 당사자에게 그에 걸 맞는 예우를 해야 한다. 늦었지만 이번 총회에서 이 같은 조치가 이루어진 점은 교단 총회가 취한 최상의 조치로 평가된다.       

5. 총회 수습안에 담긴 법리적 냉혹성
 이번 수습안은 교단법을 잠재(潛在)하며 내린 특별 조치이다. 특이한 점은 김하나 목사가 2021. 1. 1. 이후에 명성교회 위임목사직을 자동 승계하도록 하지 않고 “청빙할 경우”로 단서 문구를 명시했다. 이에 따라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에 따른 절차를 밟아 청빙의사를 표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김하나 목사의 청빙 의지에 대한 교회의 결정이 부재(不在)하여 본 수습안 충족요건에 따른 법적 결격사유가 발생한다. 이번 재심판결 수용으로 2017. 10. 24. 부터 현재까지 김하나 목사는 무임목사이다. 이에 따라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에서 설교목사로 지내며 3년 무임기간을 채우면 2020. 10. 24. 이후 목사직이 자동 해직된다(헌법 정치 제27조 제10항). 노회 허락 없는 시무나 겸직은 무임이다(헌법시행규정 제22조). 김하나 목사는 명성을 떠나 반드시 타처에서 시무해야만 2021. 1. 1. 이후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이 가능하다.   

6. 결론
 본 수습안 가결 직후 환호했던 총대들은 차츰 냉정을 찾으며 수습안의 실상을 파악해가고 있다. 실상을 알게 되면 땅을 치며 후회할 내용들이 수습안에는 담겨 있다. 상회총대파송정지 조치에 아연실색 및 망연자실할 것이다. 끝까지 적법한 청빙이라 주장한 바를 과오로 인정하고 사과하기란 죽기보다 더 싫을 것이다. 눈에 가시 같은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하기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총회결의는 압도적 찬성으로 종결되었다. 이는 친명성 총대들이 내린 결정이다. 총회결의는 폐회 중 번복할 수 없다. 상급 치리회(총회)의 결의(지시)에 하급 치리회(당회 및 노회)는 따라야 한다(헌법 정치 제63조 제7항). 민법 제2조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 의무이행은 신의를 좇아 성실히 행해야 한다. 어느 친명성 총대 지적대로 지난해 총회결의를 이행함 같이 이번 총회결의 역시 이행해야 한다. 총회결의가 족쇄와 고통으로 다가와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만일 자신들이 결정한 총회결의 이행이 거부된다면 15개월 이후로 예약된 청빙 특혜 기회는 날개를 달고 영원히 날라 간다는 사실을 가슴 깊게 새겨야 할 것이다. 

오총균 목사(시흥성광교회, 서울서남노회).
오총균 목사(시흥성광교회, 특화목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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