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103회 예장통합총회에서 WCC 세계선교와전도위원회 총무로 10년간 섬겼던 금주섭 목사가 표창장을 받았다. 금 목사가 이번에 표창장을 받은 이유는 그가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세계교회의 현장에서 10년간 수고하였기 때문이다. 금 목사는 지난 10년간 WCC 세계선교와전도위원회 총무로 있으면서 2012년 WCC의 새 에큐메니컬 성명 작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성명은 2012년 9월 5일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열린 WCC 중앙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되었고, 이 성명을 통해 세계교회가 에큐메니컬 선교적 사고와 행동에 새 비전을 꿈꾸도록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함께 생명을 향하여’(Together towards Life)는 2013년에 처음 WCC 출판사를 통해 영문으로 출판되었고, 2016년 5월에 한글로 번역되어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출판되었다. ‘함께 생명을 향하여’는 ‘변화하는 세계 지형 속에서 선교와 전도’라는 부제와 함께, 크게 성명서와 실천지침서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성명서의 세부 주제로는 ‘선교의 성령’, ‘해방의 성령’, ‘공동체의 성령’, ‘오순절의 성령’이 있으며 성명서는 결론적으로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피조물이 생명의 잔치로 초대받았음을 천명한다.
이 성명서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복음의 본질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는 부분이다. 실상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이 교회를 다닌다고 말하지만, 복음의 역동성을 누리지 못하고 마지못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복음은 과연 무엇인가? 이 성명서에서는 복음을 이렇게 정의한다.
“복음은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기만과 부정의와 억압을 일삼는 세력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전도는 또한 희망과 사랑 안에서 권력을 향해 진리를 말하는 것을 포함하는 예언자적 소명이다. 복음은 해방적이고 변혁적이다. 복음 선포는 정의롭고 포용적인 공동체들을 창조해 내려는 목적을 지닌 사회변혁을 포함해야 한다(TTL-91).”
이 성명서에 따르면 사회 현실과 분리된 소위 ‘순수복음’이란 것은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복음의 메시지가 사회변혁의 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복음이 들어가는 곳마다, 사람이 변하고, 사회가 변혁된다. 사도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물론 ‘함께 생명을 향하여’의 모든 내용을 한국의 지역교회에서 적용하고 수용하기에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이 성명서가 비록 분량은 짧지만 내용이 함축적이어서 독자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함께 생명을 향하여’는 원론적인 성명서이기에 이것을 지역교회에서 적용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 가을을 맞이해 대부분의 교회에서 2018년 사역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2019년 사역계획을 수립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2019년에 새로운 목회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목회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에큐메니컬 신학의 알짬이 담긴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용기가 없어 가지 못했던 새로운 선교의 길을 교회가 걸어갈 수도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