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에게는 특혜가 아니라 공감이 필요하다
탈북자에게는 특혜가 아니라 공감이 필요하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8.09.14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순례]마석훈의 ‘우리가 만난 통일, 북조선 아이’

지금 대한민국에 탈북자가 3만 명 넘게 있다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남한 사람들은 탈북자와 함께 살아본 경험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탈북자와 같이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남한 사람들은 탈북자가 이미 남한에 있지만, 여전히 그들이 막연하고 멀게 만 느껴질 것이다.

 

책 표지, 교보문고 갈무리
책 표지, 교보문고 갈무리

‘우리가 만난 통일, 북조선 아이’의 저자 마석훈 선생은 2001년 하나원의 하나둘학교를 시작으로 탈북청소년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 저자가 탈북청소년을 만났을 때 그들과의 관계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지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2018년 현재까지 저자는 탈북청소년 그룹홈 ‘우리집’을 운영하며 그들과 동고동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만난 통일, 북조선 아이’는 저자가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탈북청소년과 함께 하며 느꼈던 희로애락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이 한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는 탈북청소년과 함께 근 20년을 뒹굴었다.

저자가 만난 탈북청소년 중에는 오랜 기아와 탈북 과정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위장병, 피부병, 척추 손상, 탈모, 여성질환 등의 아픔을 간직한 학생들이 많았다. 어찌 보면 그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반도의 구조적 죄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이다. 저자는 ‘대속’이란 제목의 글에서 탈북청소년을 이렇게 바라봤다.

“내가 만난 아이들 중 ‘정상’인 경우는 드물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도 저마다 커다란 고통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자신들이 지은 죄가 아닌데도 시대의 아픔을 대신 짊어지고 살아간다. 자기 못난 탓으로 알고 살아간다. 아이들이 예수다.” (40쪽)

그런데 저자는 탈북청소년이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대의 아픔을 대신 짊어졌다고 해서, 그들을 남한사회에서 무조건 특별대우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학교 특례입학이 그들의 자립심을 없애고, 경쟁사회에서 그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탈북자들이 대학교는 특례 ‘입학’할 수 있지만, 특례 ‘졸업’할 수는 없다. 대학에 입학한 탈북청소년 중 대다수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자퇴나 장기휴학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탈북청소년을 무조건 대학에 특례입학만 시키는 게 결코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탈북민을 특별 취급하여 혜택을 주는 방식의 정책은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남한 사회의 보편적 복지 수준에서 똑같이 대해야 한다. 정책의 방향은 이들이 탈북자란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감시하고 통합되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에 집중되어야 한다.” (280쪽)

이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탈북청소년에게는 ‘특혜’가 아니라 ‘공감’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저자는 탈북청소년과 함께 지내며 탈북청소년의 ‘민낯’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봤다. 때로는 그들에게 너무 실망하여 저자가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힘든 시간을 거쳐 한권의 책으로 그 아픔과 슬픔을 승화시킨 저자가 참으로 대단하다. 이 책이 저자의 바람대로 남한사회에서 탈북청소년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는 데 자그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