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앨범제작소협동조합(이하 행복한조합)은 설립 1년 만에 1억1,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혜성과 같이 나타난 신생 협동조합이다. 2016년 10월 설립된 행복한조합은 도서, 산간, 벽지에 있는 초ˑ중학교 학생들의 졸업앨범을 제작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불편한 접근성과 적은 학생 수로 인해 졸업앨범을 만들지 못하는 학교가 전국 2,000군데가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 허동훈 이사장은 값싼 비용으로 졸업앨범을 어떻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학생과 교사가 직접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 오프라인 졸업앨범과 똑같은 질로 앨범을 만들어 준다. 학생과 교사가 찍은 사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졸업앨범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다. 가격은 낮추고, 개성은 업그레이든 한 덕분에 지난해 총 20개 학교의 졸업앨범을 제작할 수 있었고, 올해는 벌써 40개가 넘는 학교와 계약해 졸업앨범을 진행하고 있다고 허동훈 이사장은 말했다.

행복한조합의 조합원들은 대부분 프로 포토그래퍼다. 사진 찍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진으로 자신이 행복하고, 지역과 사람이 행복해지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조합은 사회서비스의 일환으로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촬영하고 있기도 하다. 장수사진 촬영은 매 분기마다 지역의 독거노인 지원센터와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촬영부터 인화, 액자 제작까지 한 자리에서 완성해 바로 드리니 노인 분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장수사진을 촬영하게 된 동기에 대해 허동훈 이사장은 “아이가 어렸을 때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니 의기소침해져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내가 잘할 수 있고, 보람되는 일을 하자는 생각에 촬영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 봉사를 통해 아이도 많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행복한조합은 이러한 사회 공헌을 인정받아 지난 5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혁신형 협동조합 모델발굴 사업’에 선정되어 그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선정된 이유에 대해 허 이사장은 “사회적 가치 나눔과 수익성, 생존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준 것이 아닌가 한다”며 “설립 1년 만에 안정적 매출을 올렸고, 사진이라는 재능을 통한 사회서비스를 함께 실현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그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또 다른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안정적 기반을 닦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졸업앨범 제본을 다른 업체에 위탁하고 있지만 곧 장애인 분들을 고용해 제본까지 직접 진행할 예정이다. 그 후 다문화가정 가족사진 촬영 등 사진이라는 재능을 공유함으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은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