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로’ 최우선 목적은 이익창출이 아닌 사회공헌
스위스는 소비자협동조합의 왕국이다. 스위스 최대 소비자협동조합 ‘미그로’는 스위스 인구 700만 명 중 200만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고, 직원은 8만 명, 2010년 기준 매출액은 250억 스위스프랑(약 30조원)을 기록했다. 다른 소비자협동조합 ‘코프스위스’ 또한 조합원 250만 명, 직원 5만 명을 기록하고, 두 협동조합의 식품시장 점유율만 40%가 넘으니 과히 협동조합의 왕국이라 불릴 만하다.
스위스를 협동조합 왕국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인물은 스위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2위로 뽑힌바 있는 고트리브 두트바일러(Gottlieb Duttweiler)이다. 1925년 ‘사기업’ 미그로를 설립한 그는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기 위해 커피, 쌀, 설탕 등의 물품을 트럭에 실어 마을을 순회하며 판매해 큰 성공을 거뒀다. 두트바일러는 이후 많은 매장을 개설했고, 1941년 큰 결단을 내렸다. 바로 개인 소유였던 미그로 주식을 모두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러한 두투바일러 정신이 깃들어 있는 미그로는 스위스 국민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위스 최대 소비자협동조합으로 거듭났다.
미그로는 매출면에서 스위스 1등을 달리지만 사업의 최우선 목적은 이익창출이 아닌 사회공헌이다. 설립자 두트바일러의 관심사 또한 스위스인에게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미그로 매장에서는 술이나 담배, 성인잡지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 또한 미그로는 스위스 국민의 생활 향상에 공헌하는 것,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그래서 지역사회에 매년 1억 스위스프랑(약 1,224억 원) 이상을 교육·문화에 투자하고 있다.
미그로의 홍보를 담당하는 루치 베버는 말한다. “미그로의 목적은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이 아닌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스위스를 위해, 스위스인을 위해 존재하는 협동조합’이라고 자신을 규정한 미그로. 자신의 생명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예수님이 생각난다. 다 같이 잘 사는 공동체를 위한 협동조합 정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