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5월, 노원구 상계동 한 주택에서 40대 남성이 쓰레기 더미에 깔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마당에 있는 수도 계량기를 확인하려던 남성은 노모가 쌓아놓은 쓰레기가 쓰러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병적으로 모아 두는 것을 저장강박이라고 부른다. 강박증의 일종인 저장강박은 개인의 삶 뿐 아니라 주변 이웃들에게도 피해를 입혀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이라 할 수 있다.

지난 4월 서울시 본3동 종합복지관에서는 저장강박을 앓고 있는 주민들의 치료를 위해 '해든마음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해든마음)과 협업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해든마음은 일반적으로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찾아오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지역과 협력해 맞춤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특이점으로 지역사회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해든마음은 2014년 개인과 심리상담사들이 모여 만들었다. 창립 후 4년이 된 지금은 생산자 조합원으로 있는 상담사 44명을 포함해 후원자 및 자원봉사자, 직원 등 총 60명의 조합원들이 활동 중이다. 상담사들은 대부분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가족 상담을 전공한 이들로 기독교 신앙을 가치관으로 상담에 임하고 있다.

해든마음은 현재 서울시 강북구와 남양주시 별내에 센터를 두고 우울증, 중독, 성문제등의 개인 상담과 부부, 자녀, 이혼 등 가족상담, 아동 및 청소년 집단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진아 이사장은 “해든마음이 건강한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위한 심리 상담과 교육을 통해 문턱 낮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으로 서울 번3동 종합복지관에서 청정사업의 일환으로 함께 한 저장강박 상담을 꼽았다. 집에 물건을 쌓아 두고, 버리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주민들을 찾아가 상담한 결과 심리적 안정으로 증세가 호전된 케이스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 “알콜 중독에 걸린 남성과 그 가족들을 상담했는데 아버지가 알콜 중독 증세가 거의 끊어지면서 가족 관계가 회복된 케이스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해든마음은 지역 상담뿐 아니라 교회 내 상담도 준비 중에 있다. 건강한 교회와 교인들의 정서적 건강을 위해 아동 및 청소년 상담, 부모교육, 건강한 가정 세우기 사역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홍보 중이다. 또 취약계층에 대한 마음돌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찾아가는 서비스에서 나아가 ‘교육’, ‘출판 및 연구사업’을 통해 지역 내 주민들과 가깝고 친근한 이웃이 되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권은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