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의 삶, 예수 사랑의 삶
산상수훈의 삶, 예수 사랑의 삶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2.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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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1년의 목회, 원론적 고민

최중해 목사님은 내가 목회현장에서 만난 나의 유일한 담임목사님이다. 햇수로 11년을 함께 했다. 그분은 건강의 악화로 조기 은퇴하셨다. 나는 그분의 목회 회고록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건강 때문에 자신이 집필하기가 어려우셨기 때문에 녹음을 하였다. 녹취하여 책으로 만들 요량이었다.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분의 일생에 얽힌 이야기들과 한국교회의 여러 면에 대하여 중요한 증언을 담백하게 해 주셨다. 녹음 마지막에 내가 질문을 드렸다. “한국교회의 후진 목사들에게 한 마디만 당부하신다면, 무슨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최 목사님은 한참 동안 말을 고르셨다. “요즈음 젊은 목회자들은 우리 세대에 비해 지식으로나 인물로나 모든 면에서 월등하지요. 하지만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전만 못하지 않나 싶어요. 모든 후배 목회자들이 우리보다 더 뜨겁게 예수님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30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아직 그 깊은 울림이 내 안에는 오롯이 살아있다.

지난 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냈다. 종교개혁이 문명사적 엄청난 사건이므로 이를 계기로 우리 한국교회에도 새로운 개혁의 역사가 펼쳐지기를 누구나 바랐을 것 같다. 행사도 많았고, 개혁의 역사적 현장을 찾는 여행도 많았다. 그러나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말 앞에, 아니 개혁이라는 말을 입에 담기에도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로 점철된 참담한 500주년이었다. 종교개혁 500주년 이후라는 말을 쓰기에도 무색할 정도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한국교회 전체가 종교개혁 500주년 이후를 말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대로 한국교회가 침몰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침몰하는 게 필연이라면 침몰되더라도 지금은 마음을 가다듬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진실하게 이야기해야 할 때다.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목사가 고민해야할 부분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본분인 목회이다.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 자신이다. 어떤 목회자이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왜 목회자가 되었으며, 목회는 무엇이며, 목회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소위 목회원론에 대한 솔직하고 정직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목사들 사이에서 목회원론을 고민하거나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이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목회현장에 오래 머문 목사들일수록 그러한 것 같다. 신학교에서 조차 별로 다루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이런 질문과 고민은 모든 목사들이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목사들이 생활과 목사직의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오늘의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모습들은 근본적으로 목사들이 이 질문과 고민을 더이상 하지 않은 데서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회원론적인 질문과 고민의 시작과 대답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최중해 목사님의 표현대로라면 예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다. 예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중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나라 복음이 목회의 기본방향이 되고, 내용이 되고, 방법이 되고, 능력이 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과 주장과 안일을 끊임없이 쳐서 내려놓고 오직 예수님만 나타나게 하는 것이 목회를 통해 이루어가는 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목회자는 이를 위해 부름 받은 사람이고, 예수님 앞에서 아무 권리도 없고, 그 무엇도 주장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많은 목사들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일은 이미 졸업해 버린 듯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예수님을 빙자해서 부를 누리고, 권세를 누리고, 세상의 좋은 것을 다 누리려고만 한다.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다수 목사가 그것을 목회성공으로 알고 부러워한다. 할 수 없어서 그렇지 그렇게 될 수만 있으면 영혼이라도 팔 태세다. 신앙을 권력화하고 기업화하는 일을 아무 거리낌도 두려움도 없이 자행한다. 그것도 모자라 세습까지 하는 행태를 무엇이라 해야 할까?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마7:23)”, “이미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으니(마3:10)”, 두렵고 부끄럽고 착잡하고 참담하다.

거의 모든 목사들이 자신들은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듯싶다.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많은 말을 할 수 있겠지만, 하나만 말하자면 구체적으로 산상수훈을 실천하는 것이다. 산상수훈 앞에서 정직하지 않으면서 <오직 예수!> 운운하며 예수님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요 가짜이다. 그것은 예수님과 무관한 자기기만적인 자의적 숭배일 뿐이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은 인간들의 힘으로 이루어가는 윤리적인 도덕률이 아니다. 이 땅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천국시민 헌장도 아니다.

산상수훈은 오직 예수님의 대속의 은총 속에서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삶의 지표이다.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는 다른 비범(非凡)한 삶의 모습이다. 예수님의 대속의 은총에 대한 감격으로 성령충만한 가운데 이루어가는 하나님나라의 모습이다. 예수님이 오셔서 모든 것을 완성하시는 종말을 대망하며 다시 만날 예수님 앞에서 책임을 짊어지는 존재들로 이 땅에서 이루어가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다. 이 삶의 모습이 없으면 목회자나 교회나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을 해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이들은 그저 사람들을 현혹하고 속이는 종교인이지 목회자가 아니다. 이 모습이 없는 교회는 주님의 교회라 할 수 없다. 한국교회와 사회는 진실로 예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목회자와 교회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서성환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B.A.)과 동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조직신학전공, Th.M)을 졸업했다. 1982년 예장(통합) 평양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영주교회(서울 후암동)에서 교육전도사, 전임전도사, 부목사를 역임했다. 예장(통합) 다락방교회(서울 신림동/현 신림등대교회) 담임목사, 예장(통합) 교단의 독일선교사로 독일 남부지방한인교회의 위임목사 겸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교회 선교동역자, 제주성안교회의 위임목사를 역임했다. 현재,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사랑하는교회(제주시 일도이동) 위임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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