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의 소명의식과 교회의 갱신
평신도의 소명의식과 교회의 갱신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2.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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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2017년은 독일의 신학자 마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운동이 시작된지 500주년 되는 해였다. 전 세계의 교회들은 500주년을 축하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하였다. 그러나 기념행사가 지난 후 세계교회나 한국교회는 전혀 새로워지지 않았고 오히려 세습 문제로 혼돈을 겪고 있다. 교회개혁이나 회복은 기념행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의식의 변화가 따라야 한다.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회복은 성도의 소명의식의 실현에 달려 있다. 종교개혁자들은 모든 성도가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은 존재임을 강조하였다. 성도의 소명은 세상에서 이웃을 섬김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의 원리이다. 이 원리를 통해 한국교회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신뢰와 선한 영향력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교회의 현실적 이미지는 구원의 방주, 건물 중심의 교회, 구약의 성전과 같은 고립되고 폐쇄적 공동체의 이미지로 형성되어 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다”는 말씀에 비추어 보면,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어 교회 안으로 숨어버린 교회는 소명의 현장을 잃어버린 교회이다.

종교개혁자들은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새롭게 해석하였다. 종교개혁 이전에 소명은 오직 성직자직에게만 적용되는 용어였다. 그러나 루터와 다른 개혁자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소명의 삶으로 이해하였다. 교회와 세상, 주일과 주중, 성직과 세속의 직업을 거룩함과 속된 것으로 분리하는 이원론적 분리는 세상에서 교회와 성도들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 나라의 영향력을 축소시킨다. 개혁자들은 “세속에서의 그리스도인의 역할과 의무가 하나님이 보시기에 큰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구원은 창조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창조의 회복이며 완성이다. 교회의 거룩함은 세상으로부터 분리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세상과 다른 방식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소명의 삶을 통해서 현재에서 세상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동참하는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이 새롭게 이해한 직업적 소명을 통해서 모든 성도들의 일상의 삶을 소명의 삶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교회 안에서의 예전을 통한 예배도 중요하지만, 예배 후에 일상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또 하나의 예배인 것을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한 마디로 'Coram Deo' (하나님 앞에서) 원리로 살아간다. 교회 안에서뿐 아니라, 주일과 예배 시간 만 아니라 주 중에, 교회 밖에서 성도의 모든 삶이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거룩한 삶인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이 깨우쳐 준 '만인사제직'은 성직자 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세상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사제로서 섬기는 자가 된 것을 뜻한다. 성도는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매일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의 현장 자체가 하나님 앞에서 이웃을 위한 사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인은 이웃을 섬기는 소명 안에서 사람이 자신의 의무를 신실하게 행한다면 이는 바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다.

성도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삶을 말씀에 비추어 성찰하고 점검하는 성찰적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신앙과 성경공부에 열심이지만 많은 경우에 성경지식에 머물고 그 말씀에 비추어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이 부족하다. 말씀이 성도의 삶 속에서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며 변화시키는 것은 말씀을 통한 자신의 성찰에서 비롯된다.

성경은 우리에게 개인의 종교적 차원이나 영적 차원에만 제한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삶의 모든 영역,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 대하여 말씀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통해 종교적 차원의 교회 생활만 아니라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든 삶을 비추어 성찰하고, 회개하고 회복하는 신앙을 가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모든 영역에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정치,교육, 문화 영역에도 적지 않은 성도들이 일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직업과 역할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으로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놀라울 것이다.

종교개혁을 시작한 루터는 자신이 시작한 작은 행동이 유럽의 교회 전체를 뒤흔드는 큰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고, 교황청도 독일의 한 무명의 수도사가 제기한 문제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루터의 행동은 점차적으로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로 이른바 종교개혁운동으로 확산되었다. 하나님 앞에서의 한 사람의 신앙의 진정성과 헌신, 그리고 용기를 통해 교회와 신앙의 본질과 순수성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우리 시대에 성도의 소명과 신앙의 진정성의 회복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사회적 신앙운동을 일으키고 그것을 통하여 교회의 신뢰와 선한 영향력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한국일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신학, 역사신학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신학박사(Dr. Theol.) 선교학 전공
한국선교신학회 회장 역임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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