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종차별의 답은 없는가?
[사설] 인종차별의 답은 없는가?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1.05.1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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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경기에서 얼굴을 맞고 쓰러지는 반칙을 당했고 이 때문에 맨유의 골은 취소되었다. 흥분한 맨유 팬들은 손흥민에게 욕설을 퍼붓고 SNS에 인종차별적 댓글을 쏟아냈다. 최근의 일이다. 스포츠계에 또 하나의 인종차별 사건이 있었다. 독일 축구대표팀과 EPL 아스널의 골키퍼로 활약하다 은퇴한 옌스 레만은 얼마 전 “흑인이니까 한 자리 하는 거지”라며 한 마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그는 결국 독일 프로팀 이사직에서 해임되었다.

인종차별은 스포츠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1991년 LA폭동으로 비화한 로드니킹 사건, 작년 6월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미국의 백인 경찰에 의해 자행된 대표적인 흑인 인종차별이다. COVID-19(코로나) 팬데믹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도 심각하다. 지난 3월, 미국 애틀란타 총기 사건은 아시아인을 겨냥한 혐오 범죄였다. 서구 사회에서 아시아인을 업신여기는 표정과 몸짓은 다반사이고 침을 뱉거나 모욕을 주거나 무차별 구타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인종차별은 언제부터 있었던 것일까? 근대의 인종차별은 흑인 노예제도에서 기원한다. 신대륙 개척에 열을 올리던 유럽의 열강들은 광활한 땅에 노동력을 얻기 위해 아프리카인들을 동물 사냥하듯 포획한 후 신대륙으로 끌고 와 노예로 부렸다. 흑인 노예를 인간 이하의 야만적 존재로 여기며 상품처럼 거래하고 학대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다. 죄책감은 느끼지 않았다. 안타까운 것은 백인 기독교인들조차 인종차별을 당연시 했다. 주일을 맞이하면 경건한 복장을 하고 흑인 노예가 이끄는 마차를 타고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서도 흑인 노예에게 종교의 자유는커녕 기독교에 입문하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미국의 노예제도는 1865년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승리하면서 폐지되었지만 흑인들이 제대로 된 투표권을 얻는 데에는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다음이다.

근대 노예제도 이전에도 인종차별은 존재했다. 고대 로마인들은 문명화되지 않은 비로마인들을 ‘바바리안’이라 부르며 경멸했다. 역사를 들추어보면 서구 유럽의 백인들은 로마 시대에 야만인, 즉 바바리안이라 불리며 경멸을 당했던 사람들이다. 그랬던 그들이 지금에 와서 유색 인종을 열등하다고 인식하며 차별한다. 인종에 따른 우열은 유전자적 근거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아시아에서는 15세기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문화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에 근거해서 주변 종족들을 향해 ‘오랑캐’라 하였다. 우리나라는 동쪽에 있는 오랑캐라는 뜻으로 ‘동이’(東夷)라고 불렸다.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는 문제는 비단 인종차별만이 아니다. 신분차별, 출신차별, 빈부차별, 남녀차별 등 수많은 차별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그런데 왜 차별이 생기는 것일까? 그것은 “너보다 내가 낫다”는 우월감에서 비롯한다. 남보다 더 가졌기 때문에, 남보다 더 배웠기 때문에 가지는 상대적 우월감과 자만심으로부터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고 차별하는 행동이 나타난다. 인류 범죄의 시작이 그러하듯 인종차별은 교만에 기원한다.

현대 사회의 법은 인종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인종차별을 하면 처벌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이 근절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인종차별이 사람들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 처벌은 인종차별을 없애는 데에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에 해결의 열쇠가 있을까? 구원이 오직 그리스도에게 있는 것처럼 차별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기독교의 가르침 속에 있다. 기독교의 가르침은 ‘사랑’이다. 사랑은 약자를 배려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또한 배려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초보적 단계의 사랑이다. 그러므로 우리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나보다 더 약한 사람들을 돌아보고 배려함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해결의 열쇠는 법이나 투쟁이 아니라 ‘배려하는 사랑’이다. 세상의 빛으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차별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향한 작은 배려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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