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활 신앙을 회복하라
[사설] 부활 신앙을 회복하라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1.04.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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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지옥 공부를 하던 고등학교 시절, 시민공설운동장에 모여 전 교회 연합성가대가 새벽 입김을 내뿜으며 동터 오르는 아침 햇살 사이로 ‘할렐루야’를 열창했던 그 날 그 새벽 부활절 연합예배는 두고두고 기억이 난다. 이것이 부활절 추억이며 70, 80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자리매김했던 부활절이다. ‘나누어져 있어도 부활 신앙으로 우리는 하나다’는 믿음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부활절 연합예배가 사라졌다.

문헌이나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볼 때 부활절 연합예배는 1947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4월 6일, 해방과 광복의 기쁨과 감사의 뜻으로 서울 남산공원에서 첫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그 후 1959년까지 같은 장소에서 미군과 합동으로 부활절 예배를 드리다가 1960년 3.15 부정선거로 사회가 혼란해지자 일시 중단됐다. 1962년부터 1972년까지는 WCC 참여 분쟁으로 진보와 보수로 분열하면서 서로 별도로 예배를 드렸다. 그러다가 1973년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부활절만큼은 진보와 보수가 함께 모여 연합예배를 드렸는데 약 10만 명이 모인 적도 있다. 1975년에는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가 출범하는데 이들은 여의도광장에서 진보와 보수를 넘어 교단까지 하나로 모아 연합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1977년, 박정희 유신 독재정권에 대한 찬성과 반대라는 종교적 정치적 견해 차이로 다시 진보는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 보수는 여의도광장에 모여 각각 예배를 드렸다. 이렇게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다 여의도광장이 공원화되면서 광장을 사용치 못하게 되자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장충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렸다. 다시 2006년부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교회 연합기구가 공동 주관했다. 부활절 준비위원회 조직의 상설화에서 오는 재정 비리 등의 폐단을 막는 조치였다지만 한기총이 금권선거와 이단 논쟁 등으로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면서 부활절 예배는 다시 분열됐다. 특히 2015년부터는 교단과 교회 연합기구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부활절 예배를 놓고 많은 잡음이 발생했다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당시 한기총이 먼저 부활절 예배를 독자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빠지게 됐고 이후 NCCK가 부활절 준비개요를 발표하자, 주요 교단들은 NCCK를 제외하고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조직을 꾸려 결국 부활절 예배는 삼분 오열로 진행됐다. 이런 역사적 상처와 과오 과정에서 2020년 11월 23일 예장합동 총회 회관에서 열린 ‘2021 한국 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출범 예배에서 ‘공교회와 예배 중심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부활을 찬양하는’ 예배로 진행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부활절 예배를 협력해 열기로 했다.

마침내 4월 4일, ‘사랑의교회’에서 67개 교단과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가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라는 주제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이제 부활절은 한국 교회에서 연합과 일치를 판별하는 부활 신앙의 잣대로서 자리했다. 교파주의와 개교회주의, 진보 보수라는 진영논리에는 부활 신앙이 없다. 포스트 코로나는 한국 교회의 쇠퇴를 더욱 가속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부활절 연합예배의 영성과 실천으로 오늘의 부활 신앙을 회복시켜 다음 세대에게 에큐메니칼 정신을 전수해 주어야 할 것이다. 부활 신앙은 ‘본질에서는 일치를! 비본질에서는 자유를!’ 기반으로 함께 부활절 연합으로 예배할 때 한국 교회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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