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저무는데 장신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해는 저무는데 장신대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0.12.15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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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인준 부결로 상처 난 장신대 공동체
총장 선출 시기로 아직도 진통 중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넣지 못하면 총사퇴해야
장로회신학대학교 전경. 김유수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 전경. 김유수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직무대행 김운용 교수, 이하 장신대) 이사회(이사장 장경덕 목사)가 총장 선출을 두고 아직도 진통 중으로 알려졌다.

장신대 이사회는 올해 5월 7일 임성빈 총장 재신임을 결의했다. 하지만 장신대 교수, 학생 등 구성원들 일부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임성빈 총장의 재임결정 재론의 건의로 장신대 이사회는 총장 선출을 위한 총장인선소위원회를 구성해 장신대 제22대 총장 초빙공고를 냈다. 이에 4명의 교수들이 총장에 지원했는데, 장신대 이사회는 이중 최종 2인의 후보로 압축했다. 이사회의 선출 과정에서 임 총장과 윤철호 교수가 7:7 동수로 여러 차례 되풀이되면서 장신대 공동체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큰 흠집을 남기며 지난 8월 20일 임 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지난 9월 21일 있었던 제105회기 통합 총회 모습. 이신성 기자
지난 9월 21일 있었던 제105회 통합 총회 모습. 이신성 기자

하지만 지난 9월 2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총회장 신정호 목사)에서 총 1,341표 중 찬성 637표, 반대 704표로 장신대 임성빈 총장 인준이 부결됐다. 이는 총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 장신대 교수, 직원, 학생, 동문들과 교계는 큰 충격이었다. 당시 교단 일부 장로들이 동성애 프레임으로 임 총장을 낙마시켰다는 의혹은 불편한 사실이다. 전국장로연합회 임원 중 한 관계자는 “나는 충격을 받았다. 비록 코로나19 상황의 인터넷 총회라 충분히 진중한 토론을 못했다 하더라도 교단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장신대 총장을 부결시키자마자 일부 총대들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는 광경을 보고 참 부끄러웠다”고 고백하며 책임을 통감하는 이들도 다수 있다. 105회기 K 목사 총대는 “총대들과 이사회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총회 이후 어느 누구도 깊은 자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총회 이후 장신대 학생들과 교수회, 직원회 등이 총장 인준 부결에 대한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처했다. 그런 와중에 이사회는 지난 9월 29일 총장직무대행으로 김운용 교수를 선임했다. 임성빈 총장은 지난 10월 8일 퇴임에 즈음하여 드리는 예배를 드렸고, 새로운 총장이 선출될 때 정식으로 총장 이취임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0월 15일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이전호, 전세광, 김권수, 주현신 이사 후임으로 심영섭, 박봉수, 박재필, 김형준 이사를 선임했다. 내년 1월 14일에 새해 첫 장신대 이사회가 열릴 예정인데, 이때 총장 선출도 논의될지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신대 이사장인 장경덕 목사(가나안교회)는 통화 인터뷰에서 “학교 구성원들이 지난 총회에서의 총장 인준 부결로 많은 상처를 입었기에 보듬고 있으며 총장 선출은 장신대 구성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내년에 새로운 총장을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새로 선임된 이사들이 있기에 1월 이사회에서 총장 선출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전했다.

장신대 이사 박기철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사회에서도 그렇게 주장할 것이라고 알렸다. 다만 박 목사는 이러한 의견을 다른 이사들과 공유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장신대 이사회는 이번에 선임된 새로운 이사들과 함께 반명성과 명성으로 분열되어 있다는 프레임을 벗어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교단 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총대 동문 J 목사는 “경건과 학문의 거룩한 성지 안에서 이사들이 총장 선출을 두고 정치게임을 하기 보다는 코로나19의 문명사적 시기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화해와 화합의 새로운 리더십과 4차 산업혁명에 걸 맞는 비전을 가진 인재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증경 총회장 모 목사와 장신대 전 총장 모 목사도 같은 목소리로 “신학교들이 안일하게 있을 때가 아니다. 학생 모집과 재정 위기로 문 닫을 판들이다. 새 학기를 선도할 총장이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넣어야 할 시기이다. 총장 직무대행체제로 새 학기를 맞는 것이 심히 우려된다. 새 학기 전에 총장을 선출 못하는 지경이 되면 이사들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역정을 냈다.

이러한 교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장신대 이사회는 분열을 통합하고 새로운 미래로 이끌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총장 선출에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이다. 2020년 해는 저물고 있다. 2021년을 맞이하는 장신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시대는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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