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제105회 총회, 절망을 향해 희망을 쏘다
예장통합 제105회 총회, 절망을 향해 희망을 쏘다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0.09.2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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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초로 온라인 총회로 열려
총회 아닌 임원회와 같은 진행 논란
무논의, 무관심, 무책임 총회 우려
온라인 총회 이점 못살려 큰 후폭풍 남겨
도림교회에서 열린 예장통합 105회 총회 장면, 이신성 기자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 도림교회(정명철 목사)에서 열린 예장통합 105회 총회 장면, 이신성 기자

예장통합 제105회 총회가 지난 9월 21일(월) 오후 1시에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 주제로 도림교회(정명철 목사)와 37개의 지역 교회와 연결하는 역대 최초의 온라인 총회로 열렸다.

총회장에는 목사 부총회장이었던 신정호 목사(전주동신교회)가 자동 승계됐다. 목사 부총회장과 장로 부총회장 선거는 각 후보의 5분간 소견 발표 후 투표를 통해 선출됐다. 목사 부총회장 단독후보로 출마한 류영모 목사는 교단신학의 정체성 확실히 세워가며, 개교회성장 물량주의 사적 복음을 지양하고 공적 교회의 새로운 토양을 배양하며, 코로나 사태 위기가 기회가 되도록 새로운 대안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단독 출마한 장로 부총회장 후보 박한규 장로는 코로나 어려움 가운데 총회가 추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돕고 협력하며, 교회 신뢰도 떨어진 현실에서 교회 신뢰 회복을 위해 용서와 화해 이루는 데 밑거름되며, 국내외 정책과 평신도 선교 역량을 발휘하도록 뒷받침하며, 자립대상 교회 자립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며, 장로회연합회를 통하여 3만2천명의 장로들의 소리 듣고, 목사들과 장로들이 서로 돕고 협력하며 섬기는 일에 정성을 다한다는 소견을 발표했다.

신임 총회 임원회 모습, 이신성 기자
신임 총회 임원회 모습, 이신성 기자

제105회 총회 임원은 총회장 신정호 목사(전주노회, 전주동신교회)목사, 부총회장 류영모 목사(서울서북노회, 한소망교회), 장로 부총회장 박한규 장로(부산동노회, 학장제일교회), 서기 윤석호 목사(인천동노회, 동춘교회), 부서기 최충원 목사(경기노회, 평택성민교회), 회록서기 박선용 목사(충청노회, 가경교회), 부회록서기 김준영 목사(목포노회, 대중교회), 회계 장오표 장로(서울동북노회, 밀알교회) 부회계 최효녀 장로(서울강북노회, 신성북교회)가 선출됐다.

예장통합 총회 증경총회장들 인사 모습, 이신성 기자
예장통합 총회 증경총회장들 인사 모습, 이신성 기자

기존 4일 일정을 하루만에, 그것도 4시간 안에 처리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달리 개회 예배 후 폐회까지 6시간이 걸렸다. 그것도 대부분의 시간은 안건 논의가 아니라 목사 및 장로 부총회장신임원 투표와 총회장 이취임식, 신구임원 인사, 증경총회장 인사 등 의전으로 소비됐다.

예장통합 제105호 총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성도들과 일반인들까지도 관심을 가졌다. 유투브(youtube)를 통한 총회 진행 동영상은 22일 오전 1만5천회의 조회를 기록했다(총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이러한 온라인 총회가 디지털 기계와 기술로 세련되게 셋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은 아날로그 방식이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예장통합 제105회 총회는 무논의, 무관심, 무책임이라는 3무(無) 총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위기에 처했다.

이번 예장통합 제105회 총회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명성교회수습안철회 헌의안에 대해서는 여러 총대들의 본회의에서의 논의 요구와 동의에 대해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제주노회 전 노회장 박영조 목사의 발언과 새문안교회 이상학 목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총회장은 명성교회수습안철회 헌의안에 대한 총대들의 동의를 받아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신학교육부에서 올린 총회 산하 신학대학교 총장 인준 과정 중, 총장의 문제에 대해서 논의조차 하지 않고 투표를 진행하여 장로회신학대학교 이사회에서 선출한 임성빈 총장 인준이 부결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왜 반대하는지, 충분한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아 총장 인준을 투표로 진행한 것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총회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안건 논의가 사라진 무논의 총회로 기억될 것이다.

총회에 앞서 1000명이 넘는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들이 명성교회수습안철회 헌의안을 본회의에서 다루어주길 호소하며, 총회 때 몇몇의 총대들이 시간 연장을 해서라도 명성교회수습안철회 헌의안을 본회의에서 다루길 요청하고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총회장은 끝까지 받아주지 않았다. 일선 교회 현장의 목회자들과 성도들, 그리고 일반인들의 관심에 무관심한 반응이었다. 이와 반대로 오직 총회 임원회에서 관심갖는 총회연금재단 문제와 신학교육부 문제만을 다뤘다. 소속 목회자들과 사회적 요구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무관심 총회라 불릴 모양새다.

신임 총회장 신정호 목사, 이신성 기자
신임 총회장 신정호 목사, 이신성 기자

이번 총회에서 총회장은 총대가 발언하고 동의할 때마다 규칙부장을 불러 더 이상의 논의를 차단하고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신학교육부 총장 인준의 경우 규칙부장으로는 부족하여 헌법위원회 위원장까지 소환하여 신학교육부 총장 인준 투표를 강행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호남신학대학교, 한일장신대학교의 총장 인준 투표에서 장로회신학대학교 임성빈 총장 인준만 부결됐다. 이렇게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인준이 부결됐는데, 그 모든 책임을 총회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장로회신학대학교 이사회가 지게 생겼다. 총회에 올라온 헌의안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규칙부를 앞세워 회무를 진행한 총회장과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인준을 부결시킨 이번 총회 총대들의 무책임한 모습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신임 총회장 신정호 목사는 취임사에서 “경제위기, 안보위기, 국가적 위기, 자연재해 생태계 위기에 직면하고 코로나 대유행으로 크나큰 영적 위기를 맞이했으며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철수하고, 농어촌 미자립 교회는 존폐 위기에 처하고, 사회에서 불고 있는 교회에 대한 혐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목회 전망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총회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 영육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총회 주제를 회복으로 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복을 총회 주제로 정한 것과 불일치한 모습을 총회 스스로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인준 부결로 장로회신학대학교 출신 목회자들에게 입힌 상처는 매우 깊고 후유증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회복시킬 것인지 이제 총회의 몫이다. 이와 함께 총대들과 소속 목회자들의 염원에 귀기울이지 않는 모습 속에서 확인된 불통으로 인해 총회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방식에도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이번 총회는 총대들의 참여와 논의라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과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불능 총회로 역사에 남게 됐다.

 

총회 폐회 후, 이신성 기자
총회 폐회 후, 이신성 기자

총회 도중 발언권을 얻은 어떤 총대는 “이번 총회는 영등포 노회”라고 지칭하기도 하고, 다른 총대는 총회장의 회무 진행을 두고 “임원회”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총대는 "우리는 들러리가 아니다"라고까지 말했다. 총회가 끝난 후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SNS를 통하여 총회에 대한 불만과 탄식을 쏟아냈다. 한 목회자는 “지금까지 이런 총회는 없었다! 이것은 총회인가 임원회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목회자들은 총회연금 해약 운동과 총회 헌금과 총회상회비 납비 거부 운동을 거론하기도 하고, 총회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대 K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어쩔 수 없는 온라인 총회로 성회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온라인 총회로써의 줌의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온라인 총회로서 설비나 세밀한 시나리오가 준비됐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총대 P 목사도 "반나절 온라인 총회라는 점 때문에 주요 핫 이슈를 논의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지만 명성교회 세습 수습 결의 철회, 전광훈의 이단사이비성,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총회연금재단, 총회재판국 등의 중요 이슈를 심도있게 논의 못한 점이 참 아쉽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총대 O 목사는 "온라인 총회의 한계를 예상했지만 105회기 총회는 부정적 측면에서 절망을 목격했다. 의전 중심의 이런 총회는 총대들과 한국 교회, 성도들을 우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노회, 서울노회, 대전서노회 등에서 시대적 요청과 현실에 대한 교회와 총회 아젠다를 던진 것은 절망을 향해 희망을 쐈다"고 총평했다.  

105회 총회 성회에 대한 아쉬움과 탄식 속에서도 일부 총대들의 예언자와 같은 외침은 아직 예장통합 총회에 희망이 있음을 확인시켰다. 총회는 끝났지만, 총회의 후유증은 크다. 후폭풍이 거세질 것이다. 이 큰 후유증과 후폭풍 가운데 상처입은 총회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을 총회 임원들은 어떻게 싸매고 회복시킬 것인지, 총회 주제대로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라는 총회 주제대로 행할지 105회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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