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호] 언제나 어쨌거나 항상 범사에 감사하라
[106호] 언제나 어쨌거나 항상 범사에 감사하라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20.11.25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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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북도 정주에 머슴살이를 하던 청년이 있었다. 눈에는 총기가 있고, 동작이 빠르고 총명한 청년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쓸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했다. 그는 아침마다 주인의 요강을 깨끗이 씻어서 햇볕에 말려 다시 안방에 들여놓았다. 주인은 이 청년을 머슴으로 두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고 그 청년을 평양의 숭실대학에 입학시켜 주었다. 공부를 마친 청년은 고향으로 내려가 오산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요강을 씻어 숭실대학에 간 그가 민족의 독립운동가 고당 조만식(古堂 趙晩植)선생이시다. 후에 사람들이 물었다. 머슴이 어떻게 대학에 가고 선생님이 되고 독립운동가가 되었느냐? 고 물을 때마다 “주인의 요강을 정성들여 씻어봐라.”고 대답했다. 남의 요강을 닦는 겸손과 자기를 낮출 줄 아는 아량, 그게 조 만식 선생님을 낳게 한 것이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터지기 몇 해 전 일이었다. 오하이오 대농 부호인 테일러(Worthy Tailor)씨 농장에 한 거지 소년이 굴러들어 왔다. 17살의 짐이라는 소년이었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이 집에서는 그를 머슴으로 고용했다.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3년 뒤, 자기 외동딸과 짐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테일러는 몹시 화가나 짐을 빈손으로 내쫓았다. 그 후 35년이 지나 낡은 창고를 헐다가 짐의 보따리를 발견했는데 한 권의 책 속에서 그의 사진과 본명을 찾았다. - James A. Garfield - 그 당시 현직 20대 미국대통령이었다. 그 동안 짐은 히람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육군 소장을 거쳐 하원의원에 여덟 번 당선된 후 대통령이 되었다. 테일러 씨는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사람을 잘못 본 자기의 불찰을 어찌할 수 없었다.

한국주인은 머슴의 사람됨을 알아봤지만 미국주인은 머슴의 사람됨을 못 알아 봤던 것이다. 장 도미니크 보비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으로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계를 풍미했다. 그러던 그가 1995년 12월 초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의 나이 43세였다. 3주후 그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이 마비되어 말을 할 수도 글을 쓸 수도 없었다. 오직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었다. 얼마 후 그는 눈 깜박임 신호로 알파벳을 연결시켜 글을 썼다. 때로는 한 문장을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새야했다. 그런 식으로 대필자에게 20만 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종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다. 책 출간 8일 후에 그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그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고이다 못해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불평과 원망은 행복에 겨운 자의 사치스러운 신음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한 복을 의식하지 못한 채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많은 아침들을 생각하며 죄스러움을 금할 길 없었다. 비탄과 원망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대신 감사를 통해 극한의 고통을 감수하며 삶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감사함으로 삶을 긍정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감사해야한다.

우리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것을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모르고 지낸다. 자기 몸을 뜻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이고 감사인가.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말씀에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다. 내가 무엇이관데 소망교회장로(당회서기)로, 노회 부노회장으로, 전국장로연합회 부회장으로, 총회회계, 재정부장으로, CBS방송국재단이사로 불러주셨을까?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은 좋은 일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궂은일, 불행과 슬픔에도 감사하라는 말이다. 감사란 말은 그것 자체로 능력을 지닌다. 감사는 마음의 분노를 다스리고, 마음의 격동을 진정시킨다. 우리의 마음과 행복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닌 매력 있는 사람이다. 영국의 청교도 신학자 매튜 헨리는 ‘감사라는 보석을 지닌 사람은 누더기를 걸치고 있어도 행복하다’고 했다. 우리에게 감사가 있는 한 어느 누구도, 어떠한 불리한 환경도 우리에게서 행복을 빼앗을 수는 없다. 감사야말로 가장 긍정적인 사고방식이고, 가장 극적인 삶의 태도다. 감사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진정 우리가 행복하려면 감사의 비밀을 깨닫고, 감사의 능력을 체득하고, 감사의 내공을 길러야한다. 이 추수감사주일에......

이창연 장로(소망교회, NCCK감사)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 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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