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교수, 사회적 트라우마로 종교 중독 설명
“시민사회와 연대해 교회의 모습 찾아야”
교회 세습과 교회 내 성폭력 등의 문제가 교계와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이러한 사건의 원인을 권위적인 한국교회의 근본주의와 종교 중독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반성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박종운, 방인성, 윤경아)가 1일 종로 청어람 홀에서 개최한 기획포럼 ‘신앙인가? 중독인가?’에서 박성철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사회적 트라우마와 종교 중독’이라는 제목의 발제로 한국교회 종교 중독 문제를 진단했다.
이날 박 교수는 한국 신학에서 ‘세월호 사건’의 의미를 강조하며 “지나치게 세상과 교회를 구분하는 이원론에 빠진 근본주의 한국교회는 그동안 사회의 부정적 영향이 교회에 미치는 영향에 둔감했다”며 “하지만 세월호 사건의 사회적 영향은 교회와 신학에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서문을 제시했다. 이어서 “개발독재 시대에 한국교회가 어떤 사회적 트라우마에 영향을 받았는지 돌아보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며 “이 교회의 무감함이 종교적 집착과 종교 중독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종교 중독을 ‘종교나 종교 행위에 통제력을 상실할 정도로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이라고 정의면서 “교회에서 교회 세습, 교회 내 성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맹목적인 복종과 폭력적 모습은 교회 내부의 종교 중독의 문제를 잘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또한 “거대 교회에서 세습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이는 교인들의 모습은 사회에서 중독을 겪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오늘날 전광훈으로 상징되는 한국교회 극우 배타적 정치 운동이 이러한 종교 중독 문제와 연관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종교 중독을 심리적, 철학적, 사회학적으로 분석하며 특히 권력 중독으로서의 종교 중독을 강조했다. 그는 “종교 중독은 정신적 학대 폭력성의 표출을 동반한다”며 “특히 종교 중독자들이 가지는 극단적인 배타성은 그들의 공격성을 정당화해주는 기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많은 교회가 종교 중독자들의 낮아진 자존감을 이용하며, 종교 중독자가 많은 초 대형교회의 담임목사들은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고 권력중독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권력중독을 한국사회 사회적 차원에서 살펴보며 “과거 개발독재의 억압적 환경이 근본주의 한국교회와 만났고 성도가 아니라 추종자를 만드는 교회의 수직적 권위주의 권력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기독교의 위기는 이슬람, 동성애 등의 외부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근본주의라는 내부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며 “중독자가 스스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기독교 내부 힘만으로는 종교 중독을 해결할 수 없고 기독교가 종교 중독 문제를 해결해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의 연대해야 한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