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호]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61호]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9.07.25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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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개척해야 할 미래를 위해선 정부는
물고기를 공짜로 주는 성자 예수님을 자처하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고,
청년은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와 지혜로 날을 갈아야 한다. "

19세기 미국 정치인이자 경제학자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는 인간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근로자·거지·도둑이다. 재물을 얻기 위해서는 노동하든가, 구걸하든가, 아니면 훔치든가 세 가지 길밖에는 없다는 분석이다. 분류의 기준은 관습 종교 민족 문화 사상 거주지 피부색 지배구조 등 수십 가지가 있지만, 현재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재화의 하나인 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헨리 조지의 분류가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돈벌이 수단으로 구걸이나 도둑질을 처음부터 택하는 사람은 없다. 동냥치는 안정된 수입원이 없어 항상 배고프고 비굴함을 면할 수 없다. ‘생매장된 황제보다는 거지로 지내는 편이 낫다’(라 퐁텐)지만, ‘거지는 모두 사라져야만 한다. 결국 무언가를 준다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아무것도 안 주는 것도 마음에 걸리니까’(니체)라고 했으니 말이다. 도적질은 더 어렵다. 훔친 돈으로 부자 되는 사람 없고(한국 속담), 도둑은 담장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가지만 끝내는 큰 문을 통해 감옥으로 들어가니까(러시아 속담).결국은 일해서 돈을 벌수밖에 없다.

해 뜨면 나가서 일하고 해지면 집에서 쉬고(日出而作 日入而息;일출이작 일입이식)

우물 파서 물마시고 밭을 갈아 끼니 때우니(鑿井而飮 耕田而食;착정이음 경전이식)

임금의 힘이 내게 무슨 소용 있으랴(帝力于我何有哉;제력우아하유재)

아득한 옛날 중국 선사시대 요(堯)임금 시절 태평연월을 찬양한 격양가(擊壤歌)이다.

일거리가 있어 먹거리가 해결되면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는 세태와 민심의 단면이다.

루소는 “놀며 살고 있는 시민은 모두 사기꾼이다”라고 말했다. 서양도 다를 바 없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는 ‘노동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고 상찬했고, 유태(猶太 Judea) 경전은 ‘자식에게 육체적 노동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그에게 약탈 강도 준비를 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근세에 들어서도 ‘일한다는 것은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의무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강자나 약자나, 놀며 살고 있는 시민은 모두 사기꾼이다’(루소), ‘노동이 집안으로 들어오면 빈곤은 도망쳐 나간다. 그러나 노동이 잠들어 버리면 빈곤이 창틀로 뛰어 들어온다’(서양 속담)고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자리가 늘어났다’ ‘내년부터 좋아질 것’ 같은 정부의 낙관론이 실제로는 ‘희망고문’이라는 사실은 국민이 다 아는 체감경제이다. 퍼주기식 포용경제? 거지 근성만 키울 뿐이다. 일자리, 특히 젊은이들의 근로의욕은 노동의 숙련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로 이어진다. 일자리가 없어 결혼을 못하고 출산도 주저하면 인구 감소로 노동인구가 줄어든다. 근로자가 줄면 노령인구 부양 비율이 늘어난다. 일해서 버는 돈이 없으면 소비가 위축돼 공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젊은이가 부모 집에 기생하고 부모 지원에 기대면 결국엔 자산 붕괴로 이어진다.

‘잃어버린 20년’ 몸살을 떨치고 재도약하고 있는 일본에서 오늘날까지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는 우리 정부와 젊은이들에겐 반면교사가 될 법도 하다.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란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기 시작한 ‘취업 빙하기’(1993~2004년 경)에 사회에 진출한 세대를 일컫는다. 지금은 나이 33~48세의 중장년이 되었다. 그들은 대부분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다 보니 급여도 행복도도 다른 세대에 밑돈다. 벌이가 시원치 않으니 연애·결혼도 포기한 초식남(草食男) 건어물녀(乾魚物女)로 지내다가 중장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61만3,000명 추산)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청년 일자리가 없거나 줄어든다는 것은 국력 쇠퇴, 국가 소멸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 ~1790)은 “여러분은 백년을 살 작정으로 일하라. 아니면 내일 죽는다 셈 치고 놀아라”고 했다. 시인 문병란(1935~2015)도 <희망가>에서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名劍)은 날이 서지 않는다”고 읊었다. 우리가 개척해야 할 미래를 위해선 정부는 물고기를 공짜로 주는 성자 예수님을 자처하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고, 청년은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와 지혜로 날을 갈아야 한다. 한국을 먹여 살릴 오지랖 넓은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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