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 이호택 대표, “지금은 난민 선교의 시대”
피난처 이호택 대표, “지금은 난민 선교의 시대”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6.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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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은 자신의 땅이 흔들려 탈출한 사람들
하나님이 보내주신 난민, 교회가 감당해야
난민법 악용막는 법 제정 시급
진짜 난민은 빨리 인정받을 수 있게 해야

지난해 12월 내전을 피해 말레이시아에 체류하던 예멘인들이 쿠알라룸프르와 제주를 잇는 직항 항공이 생기면서 대거 국내로 들어온 것이 계기가 되어 국내 난민정책에 대한 이슈가 뜨거워졌다. 이슬람권 난민들을 향한 두려움은 여러 소문과 자극적인 영상으로 한국교회에 삽시간에 퍼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은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중동지역 분쟁으로 난민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뺏기고 강제적으로 옮겨온 난민들,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봐야할까. 난민선교의 대부로 불리는 피난처 이호택 대표를 만나 난민에 대한 여러 현안들을 물었다.

피난처 이호택 대표가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피난처 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권은주 기자
피난처 이호택 대표가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피난처 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권은주 기자

피난처 사역이 벌써 20년이 되었다. 난민사역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률가가 되기 위해 시험을 준비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했는데 말짱하던 오른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10년 간 주관식 문제를 잘 풀지 못해 번번이 떨어졌다. 시험을 포기하면서 내가 지탱하고 있던 모든 것이 흔들리며 깨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런데 그때가 바로 하나님이 나를 새로운 길로 인도하신 때였다. 10년 간 시험을 준비해 법률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자격증이 없는 나에게 희년선교회라는 이주민단체에서 법률 자원봉사자로 와달라는 요청이 왔고, 그 이후로 외국인 노동자, 중국교포, 탈북민, 난민사역으로 점점 지경을 넓어졌다. 난민은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으로 탈출한 사람들을 말한다. 그 누구도 원해서 난민이 된 사람이 없다. 강제적으로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이 깨지고 흔들려 나온 사람들이다. 내가 한 경험이 꼭 그랬다. 결국은 하나님의 부르심이었구나, 내가 한 것들이 낭비되는 것들이 아니라 다 쓰시는구나를 알게 됐다.

현재 국내에 들어온 난민들의 현황은 어떤지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는 1992년에 세계 난민협약에 가입했다. 이후 1994년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되면서 난민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출입국ˑ외국인정책본부 자료를 보면 1994년부터 2012년까지의 난민신청자 수가 5,069명이었는데, 지난해 한 해 동안 신청한 수가 16,173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최근 5년간을 보면 두 배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0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난민법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 흐름에 비해 많은 비율로 늘고 있는 난민신청자 수를 보면 난민법이 개정되어야할 필요성이 있다. 명확히 난민이 아닌데 취업을 위해 신청한 사람들을 걸러내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는 난민신청만 하면 외국인등록증이 나와 한국체류의 혜택이 자동 주어지며 6개월 후에는 합법적인 취업이 가능해진다. 신청에 떨어져도 계속해서 항소하고 재판을 받을 수 있어 오랫동안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이 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독일의 경우는 명백히 난민사유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재판할 수 있는 권리는 주지만 독일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는 주지 않는다. 자국에 돌아가 재판하고 싶으면 하라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Rest Preparation이라는 절차가 있다. 자국을 탈출하는 중에 생긴 트라우마를 치유하면서 난민심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몇 개월 준다. 이 과정이 끝나고 난민신청을 하면 결과가 일주일내로 나온다. 가짜 난민의 경우는 이 과정에서 걸러지고 진짜 난민은 빠른 절차에 따라 난민지위가 인정되는 장점이 있다.

피난처 이호택 대표가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피난처 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권은주 기자
피난처 이호택 대표가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피난처 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권은주 기자

국내 난민법 심사 통과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맞다. 난민이 아닌 사람들이 신청하는 것은 차단하되 진짜 난민들은 최대한 정확하고 빨리 난민지위를 인정해줘야 한다. 피난처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난민인정이 안돼서 국내를 헤매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 사람들이 오면 나도 저 사람이 진짜 난민인가? 많이 고민한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삶이 고통스러운데도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진실성이 드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난민지위를 인정받는 케이스가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난민이 있다면?
난민사역을 하던 초기에 이란, 이라크, 시리아, 터기 네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쿠르드 사람들이 핍박을 많이 받아 난민이 많이 됐다. 이라크에서 온 쿠르드 사람을 만났는데 하나님이 복음을 전하라는 마음을 주셔서 전했는데 너무 쉽게 거듭났다. 그는 곧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이란에서 온 쿠르드 사람이 거듭났다. 이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고 바로 불법체류자로 화성 외국인 보호소에 갇혔는데 개종해서 자국으로 돌아갈 수 없어 4년을 보호소에 있었다. 시간이 가도 돌아가지 않는 것을 보며 그의 회심을 확신했고, 여러 단체들과 구명운동을 벌여 난민인정을 받았다. 그는 이후 신학공부를 해 목사가 되어 지금은 평택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주일에는 피난처에 와 난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기도 하다.

난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나 성도들이 많다. 난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난민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고 본다. 설령 진짜 난민이 아니라하더라도 선교적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난민들은 자기가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땅이 흔들려 나온 사람들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것이 깨지는 것이다. 그런 혼란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이슬람을 포교하기 위해 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정체성이 강한 무슬림들을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셔서 땅을 흔드셨고, 빈 마음으로 우리에게 보내신 것이다. 난민들은 박해의 피해자들이지 재난, 전쟁, 테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이슬람 사상이 무너져서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붙여주신 사람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하나님께서 일을 하시는데 흔들어서 보내시는데 우리가 도망을 가면 안 되지 않나. 선교적으로도 봐도 그동안 복음이 미치지 못했던 지역에서 수많은 난민이 생기고 있다. 지금은 난민선교의 시대다. 이것은 한 단체가 할 일이 아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안에서 함께 난민사역을 교회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모색하고 있다. 또 여러교회에서 난민선교를 하는 교회들이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쌓인 피난처의 노하우를 나누고 연합해서 서울 출입국사무소나 난민실 가까운 곳에 기독교 난민사역을 개척할 계획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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