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크리스천 난민의 고백, “먹이시고 입히시는 매일이 기적의 삶”
한 크리스천 난민의 고백, “먹이시고 입히시는 매일이 기적의 삶”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6.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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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보산동, 아프리카 난민들의 처소
소송 중 취업 어려워 하루 한 끼 못 먹을 때도 있어
난민들 매일 모여 찬양과 예배, 성경공부로 은혜 받아
글로벌호프, 난민어린이 후원으로 선한 이웃으로 동참

난민하면 흔히 무슬림들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들 중에는 크리스천도 많다. 특히 미군부대가 있는 동두천시 보산동은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신청자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라이베리아에서 온 사람들로 각양의 이유로 국내에 들어왔지만 난민인정이 되지 않아 장기 체류를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민법을 악용해 수년간 국내에 머무르며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문제가 없다. 진짜 난민으로 자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국내에서 난민 신청 중 취업활동을 할 수 없어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이 인권사각지대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글로벌호프 송영옥 팀장은 “난민들을 위해 내가 할 건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과 이들의 어려움을 전하는 나팔수 역할밖에 없다”고 했다.  권은주 기자
글로벌호프 송영옥 팀장은 “난민들을 위해 내가 할 건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과 이들의 어려움을 전하는 나팔수 역할밖에 없다”고 했다. 권은주 기자

이에 국내외 아동을 돕는 비영리 사단법인 글로벌호프가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받아 보산동에 있는 난민 어린이를 돕고 있는 사역을 하고 있다. 이들은 생계가 어려운 난민 어린이들을 후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45명 정도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글로벌호프 송영옥 팀장은 “이들의 생활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인권사각지대에 있는 난민들에 대한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글로벌 호프에서 후원중인 한 가정을 동행 방문했다. 라이베리아에서 온지 4년이 된 컴포트(46) 씨는 싱글맘이다. 딸 다이아몬드(20)의 여성할례를 막기 위해 라이베리아를 떠나 한국에 왔다.

여성할례는 여러 나라에서 금하고 있지만 각 부족과 지역에 따라 관습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지고 있는 범죄로 매년 2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여성할례를 피해 여러 나라들로 망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포트 씨는 국내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어로만 써져 있는 문서로 인해 행정심판도 제기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불법체류자가 됐다. 그렇게 국내에 머무르며 딸을 출산해 현재 두 딸과 딸이 출산한 손녀딸과 함께 살고 있다.

글로벌호프 송영옥 팀장과 정경일 국장이 한 난민 가정을 방문해 상황을 살펴보고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있다. 권은주 기자
글로벌호프 송영옥 팀장과 정경일 국장이 한 난민 가정을 방문해 상황을 살펴보고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있다. 권은주 기자

삶이 어떤지 묻는 기자의 말에 컴포트 씨는 눈시울이 빨개졌다. 하루에 식사는 제대로 하는지 다시 물었다. 이 물음에 그는 “하루에 한 끼 또는 두 끼, 때로는 못 먹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도 못하는데 어떻게 먹고살까. 송 팀장은 친구들이 가져다주는 음식과 돈으로 근근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니 공동체 성이 강한 것 같다. 친구가 일을 하면 같이 가서 해주기도 하고, 그 돈으로 서로 서로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크리스천인 컴포트 씨에게 현재 가장 간절히 바라는 기도제목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매일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라이베리아 인으로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윌리암스의 고백은 더 놀라웠다. 그는 “하나님이 매일 먹이시고, 입히시기에 우리의 삶은 매일이 기적”이라고 고백했다.

그들은 영어로 드리는 예배가 없어 스스로 모여 함께 찬양하며 기도하고, 성경공부와 예배를 드리고 있다.

송영옥 팀장은 “만나는 분들 중 크리스천도 많고, 가톨릭도 많다. 가정을 방문해 안아주고 기도해 주면 눈물을 주루룩 흘린다”며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주님의 사랑밖에 없다. 그리고 주위 교회와 사람들에게 도와달라는 나팔수 역할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호프 송영옥 팀장과 정경일 국장은 매주 보산동을 방문해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을 돌아보고 있다. 권은주 기자
글로벌호프 송영옥 팀장과 정경일 국장은 매주 보산동을 방문해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을 돌아보고 있다. 권은주 기자

아프리카에서 오는 사람들의 난민 사유에 대해서는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가나에서 오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내전은 기본이고 부족들 간의 싸움과 추장의 미개한 신앙 때문에 도망치듯 나오는 경우도 많다”며 또 “인신제사도 지내고 백인 선교사님께 성경을 배워 더 이상 부족의 신앙을 따를 수 없다고 나온 사람도 있다. 도망치다 걸려 온몸이 지져진 사람도 있고, 여성 할례를 피해 온 경우도 있다”고 했다.

난민을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시선에 대해 그는 “난민 중에는 무슬림도 많지만 다 어려워서 온 사람들이다. 살만한데 온 사람들은 없다”며 “상황이 어쩔 수 없어 온 사람들은 마음이 열린 사람들이다. 그 빈 공간에 예수님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크리스천이 도와야 하지 않나. 그런데 현실은 교회들이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포교를 오는 무슬림들은 비즈니스나 유학생 비자로 들어와 은행과 학교를 만들어 돈으로 활동하지 않겠냐”고 그는 반문했다.

글로벌 호프 정경일 국장도 그 말에 동의했다. “가짜 난민이 법적으로 안 된다고 해도 선교적 차원에서는 허용이 되는 부분이 아닌가한다. 실제 무슬림 난민들을 많이 만나는데 강경한 무슬림은 못 봤다. 도울 수 있는 것이 접점이 되어 복음의 통로가 되고 있고 관계가 이루어져 회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글로벌 호프는 조만간 보산동에 있는 난민들을 위해 토요학교도 열 예정이다. 난민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한국어 수업과 가스펠곡을 중심으로 한 ‘아프리칸 콰이어’ 모임, 동두천 난민 축구 클럽과 방치돼 있는 난민아동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의료 선교팀이 격월 1회 방문하여 진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송영옥 팀장은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헐벗은 자들의 이웃이 되어주기를 요청했다. 그는 “선교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나가는 선교에서 이제는 전 세계 매해 2억 명의 흩어지고 있는 디아스포라 선교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나라에도 270만 명의 흩어져 들어온 외국인이 있고, 그중 오만 명은 상처입고 가난한 나그네로 어느 날 갑자기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된 난민”이라면서 “한국교회가 난민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 땅에 나그네로 오셔서 나그네를 환대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길 기도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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