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향한 여정에 함께 합시다
평화를 향한 여정에 함께 합시다
  • 한국일 교수
  • 승인 2019.03.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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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국민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염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마음과 행동에 힘을 모아야 한다."

온 국민과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끝났다. 북미회담을 통해서 남북관계에 호전을 기대하던 모든 국민들은 허탈함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 역사를 보면 사건 하나에 일희일비 할 수는 없다. 개인의 삶에도 변화가 생기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가 기대하였던 세계역사의 전환은 아직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하루 전 북미정상의 좋은 합의를 기대하여 온 국민의 평화를 향하나 염원을 기념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희망은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년 전을 생각하면 남북관계에는 진정한 평화를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성공적이라고, 때로는 실패라고 여기는 사건이나 일들이 모두 그 긴 여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시작되는 시점에 독일로 유학을 갔던 나는 가장 먼저 보고 싶었던 것이 동독 안에 있는 서베를린시와 동베를린시를 가르고 있는 담이었다. 나는 독일에 도착한 다음날 그 장벽으로 가서 흔들림 없이 굳게 서서 서독과 동독을 양분하는 담을 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 그 담을 향하여 걸어가서 답벽을 붙잡고 밀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런데 정확히 일년 후 그 담이 무너지고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다.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불과 일년 전 독일은 통일을 실현할 어떤 사회적 분위기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서독 정부가 양국의 평화를 위해 선제조치로 행한 일들은 많이 있었다.더 통일이 멀더라도 우선 극한적인 대결구도를 피하고, 양국의 평화체제에서 TV시청하고 서신을 교환하는 일들이 허락되었다. 또한 동독의 감옥에 갇혀 있는 양심수나 정치범들을 석방하는 대가로 재정적 지원을 하기도 했다. 양국이 교류협력을 시작하여 통일을 실현할 때까지 서독정부가 동독에 대한 경제협력을 포함한 지원의 총액은 총 62조원이고, 이중에서 정부지원은 20조, 민간차원의 지원은 42조에 달하며, 이중에서 서독교회가 동독교회에 직급한 금액은 3.3조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서독교회가 동독교회 지도자들을 세계교회협의회(WCC)나 다양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함으로 동독 안에서 고립되거나 박해받는 교회와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시도하였다. 어떻게 보면 일방적으로 “퍼주기” 처럼 보이는 일련의 활동은 서독과 동독 사이에 협력의 끈을 놓이 않도록 하였고, 평화를 향한 협력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하였다.

한완상 교수는 평화에 관한 글에서 “선제적 사랑”운동과 “선제적 평화 만들기”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나는 이런 제안이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평화는 양국이 팽팽하게 기 싸움을 통해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이 전면적 무장해제를 실현하고 그 뒤에 경제제재를 풀고 평화를 약속할 것이라는 일방적인 말은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원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가 의심이 된다. 진정한 대화는 상호적이어야 한다. 북한의 모습에도 간절함이 엿보인다. 북한도 정치적, 군사적 차원에 집중하는 것으로는 북한사회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보이는 현실적 접근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발전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남한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어쩌면 한반도를 향한 하나님의 큰 그림에서 남한의 분명한 역할이 있을 것이다. 북미가 남한을제치고 종전선언과 평화를 향한 합의를 도출한다면 이 후에 남북한의 관계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우리의 기대한 바를 실현하지 못한 것은 두 정부 사이에서의 남한 정부의 중재역할과 주도적 참여를 절실하게 요청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평화는 북미 두 정상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도덕적으로 신망을 받지 못하는 두 사람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면서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낀다. 이제 우리 국민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염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마음과 행동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 소리가 하늘에 상달되어 하나님이 들으시고 우리 역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시도록 마음을 같이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시작한 평화를 향한 여정에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함께 참여하기를 바란다.

 

한 국 일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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