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본 화해를 향한 용기
이스라엘에서 본 화해를 향한 용기
  • 한국일 교수
  • 승인 2018.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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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영역에서 만나는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지역에서의 분쟁의 참상과 매일 발생하는 테러로 인한 수많은 인명의 살상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여지없이 파괴하고 있다. 우리가 처한 이러한 현실에 직면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통전성을 회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것을 위해 선교적 차원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가진 화해의 본질적 사역으로부터 우리 사회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향해 예수님이 행하신 사건을 '유대인과 헬라인 사이에 중간에 막힌 담을 헐어버리는 사건'으로 전하였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우리의 화평이라고 칭한다. 복음의 화해의 차원은 오늘의 사회가 처한 맥락에서 요구되는 선교활동이다.

예루살렘은 전 세계로부터 온 성지 순례객들로 인해 언제나 붐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 그의 말씀이 들려진 곳, 성경에 기록된 믿음의 조상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는 곳,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직접 활동하며 사람들과 호흡하며 살았던 땅인 이스라엘은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이스라엘은 성경에 기록된 문자들이 생생한 사건으로 다시 살아나 그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다른 시각에서 보면 성지인 동시에 분쟁의 땅이다. 예루살렘 시내를 걷다 보면 곳곳에 총을 든 군인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의 일상은 언제라도 터질 것 같은 위기감이 표면적인 평화아래 자리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평화의 성읍'을 의미하는 예루살렘은 이방인에게 숨막힐 듯한 긴장과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땅이 되었다. 성지로서의 이스라엘은 감동의 땅이지만 동시에 갈등과 충돌이 상존하여 긴장 속에 살아가는 이스라엘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 면은 감동적인 성지로 가득 찬 땅이며, 다른 면은 두 민족이 분쟁과 갈등을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의 땅이다.

충돌과 갈등이 가득 찬 땅에도 평화에 대한 희망을 보는 것은 테러와 전쟁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에 평화와 화해를 위한 선구자적인 사람들과 그들의 다양한 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사이에 위치한 네베 살롬(Neve Shalom-Wahat al Salam)의 공동체에서는 1979년부터 두 민족의 가정들이 함께 마을을 형성하여 실제적인 평화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화교육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모임을 갖고 있다. 이 공동체는 여러 면에서 그들의 노력이 무산된 위기와 방해요인들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30년을 지속해 왔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정이 동수로 구성된 50여 가구 주민들은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학교를 설립하여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같이 배우고, 토라와 코란을 읽는다. 이것을 통해 서로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평화와 화해를 실현하기 위한 작은 운동을 하고 있다. 네베 샬롬 공동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들이 정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지역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살아가며 먼 훗날 두 민족의 주민들이 평화로운 공존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여기에 거주하며 관계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처한 시련과 어려움을 오히려 세계의 분쟁과 충돌을 해결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들은 평화와 화해 운동의 전문가들이다.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 성지순례를 목적으로 한다. 하나님 역사의 흔적과 예수님이 걸으신 발자취를 따라 호흡하는 것은 참여하는 사람의 신앙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감동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성지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쟁과 갈등으로 인해 고통하며 신음하고 있는 땅이기도 하다. 성지를 방문하면서 이들의 고통과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지 순례는 매우 개인적 신앙을 위한 활동에 그치게 될 것이다. 예루살렘 시내를 걸으면서 성지의 감동에만 젖을 수 없는 이유는 두 민족 사이에 놓여있는 갈등으로 인한 고통과 상처의 흔적이 도처에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오늘날 도처에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이 시대에 화해자로 부름받은 사람들이다. 다문화, 다종교 사회일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사회가 새로운 사회를 향해 변화될 것을 요청하는 도전이며 교회를 향한 메시지이다. 우리가 믿고 전하는 복음은 화해와 평화의 복음의 정신에 따라 교회는 이 땅에 화해자가 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한 국 일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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