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는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선교는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 한국일 교수
  • 승인 2018.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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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면서 조경이 잘 된 다른 집들을 볼 때 마다 가장 부러운 것은 집 앞에 심겨진 크고 멋있는 소나무이다. 집과 소나무가 서로 잘 어울린다는 것은 이곳에 살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우리도 소나무를 심고 싶지만 값이 너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소나무를 심고 싶은 열망에 재작년에 아주 작은 소나무를 구입하여 집 둘레에 심었다. 키가 작은 나무라 심은 티가 나지 않는다. 올해 집 근처에서 나무를 속아주는 과정에 뽑는 소나무 열 구루를 10만원에 구입하였다. 그리고 며칠간 모레 더미에 꽃아 두었다가 이틀에 걸쳐 집 앞마당에 심었다. 은퇴할 때가 되면, 아니 그 후 약 20년 뒤에는 멋있는 소나무가 되어 집을 아름답게 단장하게 될 것을 기대하면서 심었다. 키가 약 1.5m 정도 되는 아직 작은 나무이지만 심은 후에 창문을 열어 어떤 모양인지, 집 분위기가 달라 보이는지 자꾸 확인하고 싶었다. 집 건너편에서 심겨진 소나무를 보기도 했다. 역시 작은 나무라 심기 전과 별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소나무를 보다가 문득 한 생각이 떠오른다. 아마도 큰 소나무를 갈망했기 때문인 것 같다. “선교는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작은 소나무를 심어 놓고 빨리 자라 집을 멋있게 단장하고 싶은 욕망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몇 십 년 된 크고 멋있는 소나무를 구입하여 단번에 집 분위기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소나무를 심으면 몇 십 년을 기다려야 한다. 나무가 자라는 것은 생명이 성장하는 속도와 같다. 선교 역시 작은 나무를 심어 큰 나무와 숲을 이루게 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현장이 척박하고 황량하고 때로는 한 그루의 나무도 없는 것처럼 복음의 사막과 같은 지역에 그리스도의 복음의 씨앗을 심거나 아니면 작은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는 사람의 마음은 심겨진 나무가 그 지역을 울창하게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지만 그 꿈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정직하고 신실한 마음으로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꾸고 물을 주면서 기다려야 한다. 때가 되면 나무는 자라 숲은 이룰 것이다.

내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어 20년 만에 숲을 만든 젊은 부부의 이야기가 있다. “사막에 숲이 있다”에 내용을 보면 그 부부가 이룩한 숲은 외부인에게는 기적같이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기적이 아니었다. 젊음 부인은 20의 미혼여성으로 아버지에 의해 일방적으로 사막에 살고 있는 총각에게 보내졌다. 처음에는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으로 울면서 보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운명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면서 사막에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다. 정부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시작하여 곧 남편과 협력한 나무심기 활동은 불가능하게 보이는 일을 도전하는 것처럼 보였고, 변화의 결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꾸준히 심고 가꾸며 기다리는 동안 정말 기적같이 사막이 숲으로 변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한국교회는 선교를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우리가 심은 것과 같은 아주 작은 나무를 척박한 땅에 심는다. 빨리 자라서 노력의 대가를 보기를 원하지만 나무는 그런 기대를 곧 채워주지 않는다. 나무를 심는 것에는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한 것처럼 선교 역시 그러한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일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신학, 역사신학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신학박사(Dr. Theol.) 선교학 전공
한국선교신학회 회장 역임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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