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1주년, 한국교회 어디로 가야하나?
종교개혁 501주년, 한국교회 어디로 가야하나?
  • 정세민 기자
  • 승인 2018.1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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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종교개혁의 정신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를 먼저 물어봐야
왼쪽부터 권은주 기자, 정성경 기자, 정세민 기자, 황재혁 기자
왼쪽부터 권은주 기자, 정성경 기자, 정세민 기자, 황재혁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개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나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은 우리는 얼마나 개혁 되었는가? 개화기에 전래된 기독교는 단지 성경의 말씀을 가르치는 정도가 아니라 총체적 사회개혁의 아지트였다. 사회를 개혁하던 기독교가 이제 사회에서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정세민 : 오늘날 우리가 되살릴 종교개혁의 정신은 무엇인가?

황재혁 : 마르틴 루터, 존 칼빈, 존 낙스와 같은 종교개혁가(Reformer)는 개혁을 위한 개혁을 한 사람이 아니라, 복음을 위한 개혁을 한 사람이다. 그 당시 개혁가는 성경원문 연구를 통해 참된 복음을 발견하고, 그 복음을 향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이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따라서 종교개혁의 참된 정신은 ‘아드폰테스’(Ad fontes) 즉 성경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종교개혁은 성경에 의한, 성경을 위한, 성경의 개혁이었다.

권은주 :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500년 전으로가 아니라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사도행전 2장을 보면 초대교회가 탄생되는 부분이 나온다. “너희가 죽인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베드로의 설교에 삼 천 명이 회개한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로 믿은 공동체가 바로 초대교회다.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내려와 모든 주권을 예수님께 드리는 것, 이것이 교회 개혁의 첫발이 아닐까 한다.

정성경 : 성경정신을 알기 위해 성경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생각하기 귀찮을 정도로 강제적 정보사회에 살아간다. 그러다보니 성경도 그저 그런 정보 중 하나로 취급하는 것 같다. 성경을 읽기보다 쉽게 인터넷 게시물이나 유튜브의 유명한 강사들 이야기를 더 신뢰한다. 나의 성경적 체험이 있어야 한다.

정세민 : 그렇다면 한국교회 개혁의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하는가?

황재혁 : 이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 오히려 ‘개혁’이란 말을 쓰지 않는 게 참된 개혁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성경에서 ‘개혁’의 주체는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사람은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객체일 뿐이다. 물론 하나님이 연약한 인간을 통해 하나님의 교회를 개혁하시지만, 연약한 인간이 ‘개혁’을 계속 외치는 순간, 본인 역시 하나님 앞에서 개혁되어야 할 죄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 같다.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앞에 귀를 열고 과연 성경이 오늘 한국교회에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겸손히 들어야 할 것이다.

정성경 :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이들이 모인 공동체가 교회라면,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삶 속에서도 예수를 주로 고백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를 먼저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종교개혁의 참된 정신은 ‘아드폰테스’(Ad fontes) 즉 성경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

사회개혁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과정에 나타나는 일종의 부산물

 

정세민 : 개화기의 기독교 전래는 사회개혁을 동반했다. 한국교회의 개혁이 사회개혁을 유발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사회보다 뒤쳐져 있는 것은 아닌가?

권은주 : 비리와 부정이 판치고, 이기주의가 팽배한 이 세대 가운데 지역을 사랑으로 섬기는 기업체가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을까? 위그노들을 통해 도시와 마을이 풍족해지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 혜택을 받았던 것처럼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신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산다면 이 사회는 자동으로 개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복음에 모든 답이 있다.

정성경 : 한국교회 개혁에 예수의 생명이 있다면 어느 곳에서든 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예수가 이 땅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시지 않았나. 하지만 예수의 성품, 특히 겸손을 잃어버리면서 성도와 교회의 사역이 욕을 먹고 있는 것 같다.

황재혁 : 원론적으로 한국교회는 사회개혁을 위해 모인 공동체가 아니다. 교회가 아니더라도 사회개혁을 위해 모인 공동체는 한국사회에 무수히 많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것을 가장 큰 존재의 이유로 여긴다. 사회개혁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과정에 나타나는 일종의 부산물이지, 사회개혁을 한국교회의 가장 큰 사명으로 여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단지 한국교회가 사회 속에서 감당해야 될 중요한 역할이 있다면 그것은 좌파와 우파의 진영논리를 넘어 복음 안에서 한국사회를 이어주는 역할일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 좌파는 우파를 무식하다 조롱하고, 우파는 좌파를 무능하다 비판한다. 그렇지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좌파와 우파 그리고 상층과 하층을 초월한 보편적 진리다. 이념과 사상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보편적 진리만이 무한갈등으로 조각 난 한국사회에서 하나됨의 기쁨을 누리도록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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