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나라인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나라인가?
  • 조주희 목사
  • 승인 2018.07.0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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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은 지난 2017년 142개국에서 14만8,000여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자국 치안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모은 '2018 글로벌 로앤오더' 리포트를 6월 25일 발표했다. 질문 항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사는 지역의 경찰을 신뢰하는가', '도시나 거주 지역에서 밤에 걸을 때 안전함을 느끼는가', '지난 12개월간 당신이나 당신 가족이 돈이나 재산을 도난당한 적이 있는가', '지난 12개월간 폭행이나 강도를 당한 적이 있는가' 등이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크로아티아, 폴란드, 이스라엘, 방글라데시, 필리핀, 세르비아, 호주, 루마니아, 이란, 스리랑카 등과 같은 점수 82점을 받았다.

먼저 당황스러운 것은 우리나라는 밤길도 안전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가 97점으로 1위라는 사실은 그렇게 놀랍지 않지만, 미국이 우리나라의 43위보다 32위로 무려 11단계 위라는 점이다. 미국은 심심찮게 총기 사건이 일어나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데, 우리나라의 치안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은 미국보다 못한 것으로 조사 되었으니 놀랍기만 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결과를 놓고 보니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하지만 놀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묻지마 범죄'의 수가 급증하고 가정 폭력과 이웃에 의한 폭력건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자료에 의하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묻지마 범죄로 분류된 기소 사건은 총 270건이고, 국회의원 홍철호 의원실 공개자료에 의하면 2016년 전체 가정폭력 피해자 수는 4만5,453명이나 된다. 데이트 폭력 또한 우리 사회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예상할 수 없는 폭력에 대한 불안과 자신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폭력 사건들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마음의 근심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 교회가 두 가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첫째는 우리사회가 낙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를 가지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회시스템이 그러하고 국민들의 의식이 그러하다. 한 번의 낙오가 영원한 낙오로 몰지 않게 하는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4년 내놓은 ‘묻지마 범죄자의 특성 이해 및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의 원인은 사회에서의 낙오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회적 낙오자가 인생의 낙오자로 취급되는 현실에서 한 길에서는 낙오자였으나 다른 길에서는 낙오자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일까를 질문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길을 여는 일에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둔했으면 좋겠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는 부부갈등의 처방전으로 둔감하게 사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는 ‘둔감력(鈍感力)’이란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사전에 보면 둔감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소한 일에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대범함과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의지력.'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영성을 세워내는 일에 교회가 앞장섰으면 좋겠다. 교회가 어떤 면에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이라는 미명아래 자신의 삶을 지나치게 비교의식 가운데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제 좀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 앞에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먼저 실행해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

조주희 목사

성암교회 위임목사
평양노회 훈련원장
좋은학교네트워크 총무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풀러신학교 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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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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