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청년축제를 통해 이웃에게 손 내미는 교회
교회는 생명 교육장이자 사랑 나눔의 공간
봉원교회는 마을공동체를 살리고자 한다. 이화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 후문 사이에 위치한 봉원교회는 60년 동안 이 지역을 섬겨왔다. 교회가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갈5:13이하)는 표어를 내세운 것도, 기숙사 운영을 통해 신앙공동체를 세우고자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봉원교회는 ‘원룸청년축제’를 시작했다. 가정집과 하숙집으로 이뤄졌던 동네가 원룸촌이 되면서 많은 청년들이 거주하고 있지만 정작 이웃의 얼굴은 모르는 상황이었다. 교회가 먼저 이들의 문을 두드리고 가족 같은 이웃이 되고자 손을 내밀었다. 근처 기독대안대학교 학생들과 주축을 이뤄 이벤트도 진행하고,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여 이웃들을 초청했다. 요리교실도 운영하고 여러 단체들도 동원했다. 박용권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 단절된 채 외롭게 살아가며,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가고 있다”며 “교회의 역할은 마을 공동체를 살리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에는 봉원교회학사를 시작했다. 교회학사는 40년 전부터 성도들이 다함께 기도하며 준비하던 것 중 하나였다. 성도들의 기도와 헌신의 열매로 현재 남학생 8명, 여학생 8명, 총 16명의 대학청년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학사 선발 조건은 세례교인이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원거리 학생이면 된다. 무료로 운영되는 학사생활의 조건은 매일 모임, 매주 모임, 정기모임을 참석해야 한다. 이 모임을 통해 신앙훈련은 물론 공동체 훈련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박 목사는 “공동생활 훈련을 받은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서 외로움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세워주는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목사는 근방이 원룸촌이 된 봉원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대부분의 청년들이 교회에서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인 것을 우려했다. 사회적인 분위기에 비롯한 것이지만 교회를 통해 공동체가 살아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봉원교회는 대학청년들을 위한 봉원교회학사로 만족하지 않고 청장년과 노년세대를 위한 공동생활 시설도 계획 중이다. 같이 생활하고, 같이 예배하며 복음 안에 하나 되는 ‘가족 공동체’를 세워 교회와 마을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 봉원교회의 목표다.
봉원교회는 50주년 기념으로 카페를 만들어 주민들을 위해 개방했다. 주민을 위한 공방도 있고, 어린이도서관도 열려있다. 생명 있는 공동체, 사랑 나눔의 공동체를 위해 매년 전교인 수련회를 진행하며 매달 전교인이 함께 예배를 드리며 유대적인 관계를 맺는다. 교회는 생명 교육장의 역할도 감당하고 있다. 교회 한 켠에는 벼들이 자라고, 빨간 딸기가 익어가는 텃밭, 성전 뒤에는 포도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모과나무와 보리수나무도 있다. 블루베리도 직접 따먹을 수 있다. 2015년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녹색교회로 수상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