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위해 천상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예인교수앙상블’
이웃 위해 천상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예인교수앙상블’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11.2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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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창단 이후 매년 자선음악회 펼쳐
공연 수익금, 어려운 이웃들 돕는데 사용
앙상블 이끌던 음악감독 나윤규 권사 소천
단체, 나 감독 부재에도 사역 지속해갈 것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개인이 가진 재능을 대가없이 내놓는 것을 ‘재능 기부’라고 부른다. 이런 재능 기부를 통해 17년째 나눔의 손길을 이어오는 이들이 있다. ‘예인교수앙상블’이란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국내 유수의 음악대학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활발한 연주활동으로 인정받는 중견 성악가들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 혹은 ‘예수를 믿는 사람’이란 뜻으로 설립된 예인교수앙상블은 2003년 3월 7일 창단한 후 매년 정기적으로 자선음악회 등을 펼쳐왔다.

11월 초, 중증장애인 보호시설 ‘소망의 집’ 지원을 위해 펼쳐진 ‘아름다운 콘서트’ 현장. 앙상블 단체 제공
11월 초, 중증장애인 보호시설 ‘소망의 집’ 지원을 위해 펼쳐진 ‘아름다운 콘서트’ 현장. 앙상블 단체 제공

단체는 공연의 수익금으로 난치병 소아암 환우들의 의료비를 지원하거나 사회 소외계층, 중증장애아시설,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여명학교’ 건축비 지원 등 국내 지원을 비롯해 유니세프 후원기금 지원, 파키스탄 병원 지원, 캄보디아 개안수술비 지원 등 해외기관 지원을 함께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 개최된 ‘아름다운 콘서트’ 역시 중증장애인들을 보호하고 함께 생활하는 보호시설 ‘소망의 집’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콘서트에는 앙상블 단원 외에도 첼리스트 임재성 교수와 피아니스트 최현호 교수가 찬조출연해 더욱 무대를 빛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서울시와 (사)한국음악협회, 국제로타리3650지구 서울신라로타리, (주)한국이엔엑스, (주)상훈유통, (주)전인 CM, (주)파파존스, (주)메가존, (주)현대시계, (주)올웨이즈, (주)잡플러스, (주)윌러스 등의 후원과 봄온 아나운서 아카데미의 협찬으로 규모있는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17년간 단체와 함께 해 왔으나, 공연을 2주 앞두고 소천한 음악감독 故 나윤규 권사를 추모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故 나윤규 권사는 예인교수앙상블의 음악감독이자 지휘자였다. 지난 2003년 단체를 창단한 이후 17년 동안 자선 공연을 이어올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왔다. 코로나19로 이번 아름다운 콘서트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번 공연을 무대로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전에 예인교수앙상블을 이끌던 음악감독이자 지휘자였던 故 나윤규 권사. 앙상블 단체 제공
생전에 예인교수앙상블을 이끌던 음악감독이자 지휘자였던 故 나윤규 권사. 앙상블 단체 제공

예인교수앙상블의 사무총장이자 바리톤 양범석 교수는 나윤규 음악감독에 대해 “나 선생님은 항상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끝내는 것을 강조하셨다. 때문에 공연 연습을 할 때에도 기도로 시작과 끝을 맺으셨다. 또한 비록 우리가 연습하는 곡들이 세상의 가곡들이지만, 그 안에서도 교회나 봉사, 연주 등을 하시려고 노력하셨다. 때문에 우리 모두가 굉장히 존경하며 믿고 의지했던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고 피력했다.

앙상블의 단장인 소프라노 박윤희 교수는 단체가 나 감독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의 뜻을 이어 활동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박 교수는 “나 선생님은 자선 공연이 17년 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시고, 늘 열정을 다해주신 분이셨다. 남은 앙상블 단원들은 아름다운 콘서트를 통해 이웃을 돕는데 힘쓰셨던 나 선생님의 귀한 뜻을 잘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 콘서트’가 끝난 지 일주일 가량 지났지만, 앙상블 단원들은 나 감독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서울 늘푸른교회 예배당에 모여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로 인해 20여 명의 단원 모두가 마스크를 쓰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지만, 그 누구도 힘든 내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모두가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인 이들이기 때문이다.

나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를 맡고 있는 강성구 교수는 “사실 우리 같은 단체는 이익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 쉽게 소외되기 쉽고 무너지기 쉽다. 하지만 여기 묀 이들은 모두가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결성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 감독의 권유로 다시 음악을 시작하게 된 메조 소프라노 홍정희 교수도 단체의 사역에 감동을 받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게 됐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14년째 앙상블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앙상블을 만났을 때 받은 첫인상은 단 한 사람도 자기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모두가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였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 이후에 함께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의 마음이 예쁘고 하나님을 믿으며 찬양하는 이들이었다. 앞으로도 이 앙상블이 이어져서 많은 음악인들이 세상을 향해, 하나님을 향해 찬양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나 음악감독의 부재에도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서 연습하며, 이후의 사역을 다짐하는 단체들. 김성해 기자
나 음악감독의 부재에도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서 연습하며, 이후의 사역을 다짐하는 단체들. 김성해 기자

단체에게 나 감독의 부재는 아직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일이지만, 힘닿는 한 앙상블이 걸어왔던 길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 이들의 기도제목이다.

사무총장 양범석 교수는 “지난 17년 동안 나 선생님은 단체의 고충을 누구보다 자세히 들어주고 배려해주면서 늘 앞에서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나 선생님을 빼고서는 예인교수앙상블을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나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오랜 시간동안 끼친 영향과, 우리들에게 가르쳐주시고 알려주셨던 봉사와 나눔에 대한 의미를 더욱 잘 실천해나가는 것이 나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스 바리톤 허하용 교수도 “그동안 단체가 아무런 이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희생을 해오셨다. 앞으로도 그 희생들이 헛되지 않도록 젊은 세대들이 잘 이어받아 예인교수앙상블의 사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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