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복음과 도움 나누는 ‘가스펠 트럭’
지역사회에 복음과 도움 나누는 ‘가스펠 트럭’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10.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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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이웃교회 정진 목사의 트럭 사역
작은 수레로 복음 전하는데서 출발해
복음을 위해 움직이는 트럭으로 탄생
나눔, 나 자신을 잘 아는데서 시작돼
천안 착한이웃교회 정진 목사의 '가스펠 트럭'. 김성해 기자
천안 착한이웃교회 정진 목사의 '가스펠 트럭'. 김성해 기자

추석을 앞둔 9월 어느 수요일. 하얀색의 트럭이 천안역을 지나가고 있다. 트럭 머리맡에는 ‘GOSPEL TRUCK’이란 글귀가 남색으로 크게 새겨져있다. 가스펠트럭의 운전대를 잡은 정진 목사(착한이웃교회)는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하늘씨앗교회(김경애 목사)로 가기 위해 악셀을 밟는다.

하늘씨앗교회 입구에 내리자 교회 앞마당에서 식사를 기다리던 노숙인들이 하나 둘 씩 트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 목사가 노숙인들을 위해 준비한 것은 쌀 서 너 포대와 사이즈별로 마련된 신발이다.

정 목사는 “노숙인 어르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발이다. 노숙인 어르신들은 겨울에도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데, 겨울에는 동상에 걸리기 쉽다”며 “오늘 하늘씨앗교회에 지역 노숙인들이 모여 식사를 드신다고 하여 신발을 사이즈별로 들고 왔다. 좋은 신발을 노숙인들이 편하게 신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발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정 목사가 트럭 문을 열고 쌀 포대를 하늘씨앗교회 목회자에게 전달하는 사이, 노숙인들이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을 하나씩 챙기기 시작했다. 트럭의 문을 연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트럭의 신발 바구니들은 순식간에 빈 통이 됐다. 정 목사는 신발의 빈 통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하늘씨앗교회 앞에 세워진 가스펠 트럭으로 노숙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김성해 기자
하늘씨앗교회 앞에 세워진 가스펠 트럭으로 노숙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김성해 기자

아이들에게 복음 전하던 수레, ‘가스펠 카트’
착한이웃교회 정진 목사의 ‘가스펠 트럭’ 사역은 5년 전 ‘가스펠 카트’에서부터 시작됐다. 5년 전, 정 목사가 자리한 동네에는 개척교회가 많았고, 이들은 지역 학교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도하기 위해 전도지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 목사는 단순히 전도지를 나눠주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전도할 방법을 강구했다.

그는 교회 인근 공원으로 찾아가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나눠줬다. 그렇게 아이들과 친분을 쌓아가면서 전도의 방법을 떠올리게 됐다. 바로 아이들에게 성경구절을 암송시키는 것이었다.

정 목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간식을 수레에 실어 공원에 서 있으면 아이들이 쪼르르 몰려왔다. 장난감과 간식을 아무런 대가없이 나눠주는 대신 아이들에게 준비한 말씀구절을 읽거나 외우게 했다. 성경구절을 낭독하면 장난감 1개, 성경구절을 암송하면 장난감 2개를 주겠다고 하자 아이들이 곧잘 성경을 읽고 외우기 시작했다. 사람의 말로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는 성경말씀 자체를 아이들에게 전하면, 그 아이들을 성령님께서 직접 변화시켜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성경을 암송하게 하고 간식과 장난감을 나눠주기 위해 수레에 진열장을 올리고, 진열장에 간식과 장난감을 채워 공원에 나가기 시작했다. 이 수레가 바로 ‘가스펠 카트’다. 가스펠 카트 덕분에 더 많은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성경구절 암송을 할 수 있었지만, 이동거리의 제약이 있었고, 날씨가 궂은 날에는 아예 나갈 수가 없었다. 한계점을 느낀 정 목사는 더 나은 방법을 위한 기도를 시작했다.

가스펠 트럭의 정진 목사. 김성해 기자
가스펠 트럭의 정진 목사. 김성해 기자

지역에 생명 에너지 전하며 트럭으로 탄생
착한이웃교회가 자리한 성정동은 천안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동네로 꼽혔다. 유독 다문화가정과 조선족가정, 한부모가정이 많았고, 이와 비례하듯 독거노인 수도 많았다.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많은 동네였기에 정 목사는 지역에 활기를 넣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텃밭을 떠올렸다.

천안 호서대학교 캠퍼스 뒤쪽에 착한이웃교회의 텃밭이 1천 평 가량 있는데, 이 텃밭의 땅을 분배해 나눌테니, 텃밭을 가꿀 사람을 지역사회에서 추려보자는 계획이었다. 정 목사는 사람들이 직접 씨를 뿌리고 농사를 하며 생성되는 생명의 에너지가 우울한 동네에 생기를 넣어 주리라고 기대한 것이다.

다행히 많은 이들이 지원했고, 텃밭에는 피망과 파프리카, 상추, 가지, 오이 등 각종 채소가 자라났다. 또 정 목사의 바람대로 지역사회가 이전에 비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정 목사는 또 텃밭의 소산물을 패키지로 만들어, 찢어지는 가난으로 채소도 섭취하지 못하는 가정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텃밭을 일구고 가꾸는 일을 진행하기 위해 정 목사는 교회 승합차로 어르신들을 태우고 이동했다. 또 소산물 꾸러미를 들고 올 때도 승합차에 실어 나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을 전도하고, 소산물 꾸러미를 실어 나르며, 어르신들을 태우고 이동하기에 완벽한 차량이 트럭임을 깨달았다. 이후 가스펠 카트는 지금 모습의 가스펠 트럭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정진 목사는 지난 추석, 학대 피해 아동센터 아이들의 자립심을 위해 일주일동안 공터에서 나무로 집을 짓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교회 제공
정진 목사는 지난 추석, 학대 피해 아동센터 아이들의 자립심을 위해 일주일동안 공터에서 나무로 집을 짓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교회 제공

복음을 위해 움직이는 가스펠 트럭
가스펠 트럭의 슬로건은 ‘우리가 하늘과 땅의 통로’이다. 그리고 슬로건에 맞게 다양한 사역을 위해 트럭이 움직인다. 주요 사역은 ‘가스펠 트럭’이란 이름에 맞는 전도 활동이다.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초코파이를 나눠주거나 학교 앞 아이들에게 초코파이와 성경구절을 암송하도록 할 때 가스펠 트럭이 움직인다.

지난 추석에도 정 목사는 학대 피해 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가스펠 트럭을 움직였다. 정 목사는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공터에 나무로 만든 집 두 채를 만드는 시간도 가졌다.

정 목사는 “가스펠 트럭은 복음을 전하는 트럭이다. 때문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트럭을 움직인다. 노숙인들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길을 내밀 때 운행되기도 하며, 기업심방을 할 때, 학대 피해 아동센터 아이들을 섬길 때도 트럭이 사용된다”며 “오로지 복음을 전할 때 사용되는 트럭”이라고 강조했다.

정진 목사의 기도제목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누구인지 아는 것,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녀,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녀라는 사실을 늘 잊지 않고, 그 감동을 깊이 인정한다면, 다른 누군가를 만났을 때에도 자연스러운 봉사와 나눔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나 역시 하나님이 내가 누군지를 알게 하셨고, 나에게 감동을 주셨으며, 그 마음이 다른 이의 아픔을 보게 하셨고 품어주며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신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나눔과 봉사가 일어나며, 하나님께 받은 복음과 축복으로 다른 이를 축복하는 것이 이어진다면, 이 사회가 가스펠로 넘쳐날 것이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나라가 되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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