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교단 내 NCCK 비난 여론
“탈퇴 거론은 명분 찾기 어려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 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 탈퇴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홍정 목사를 NCCK 총무로 파송하는 등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을 주도해왔던 예장통합 교단의 갑작스런 행보에 교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교회의 반동성애 활동을 제약할 가능성이 큰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NCCK 소속 정의평화위원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지지성명을 발표하자 교단 내에 보수적인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이홍정 총무와 NCCK 및 WCC 연합사업에 대한 회의 여론이 확산됐다. NCCK 탈퇴와 이홍정 총무 해임을 요청하는 노회 헌의안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제105회기 총회에 서울강북노회는 ‘NCCK, WCC 정체성에 관한 확실한 입장정리와 도움 되지 않을 시 탈퇴해 달라는 건’을 헌의했으며 부산노회, 부산동노회, 부산남노회는 ‘NCCK 이홍정 총무를 해임해 달라는 건’을 헌의했다. 부산동노회장 전재전 목사(청강교회)는 “우리 예장통합 교단은 분명하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 교단 소속 이홍정 목사가 총무로 있는 NCCK에서 차별금지법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선 총회에 소환해 이에 관한 답변을 듣고자 노회 임원회에서 이번 헌의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홍정 총무는 지난 8월 28일 공개 입장문을 발표해 교단 내 근본주의 신앙의 횡포를 규탄하며 NCCK 창립교단으로서 통합 교단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NCCK 반대 여론을 성토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전 WCC중앙위원 이삼열 박사(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는 "차별금지법 문제로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이라고 자칭하는 예장통합 총회에 NCCK와 WCC를 탈퇴하자는 헌의안까지 나왔다니 교단을 대표해 WCC의 실행위원까지 지낸 본인으로서 기가 막히는 심정이다”며 “동성애, 성 소수자 문제는 NCCK도 WCC도 찬성이나 반대를 결의 한 적이 없다. 백 년 가까이 교회연합운동에 공헌한 예장통합이 성소수자 문제로 탈퇴를 거론한다는 것은 명분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차별금지법에 모순이나 역차별 조항이 있다면 한국 기독교계가 진지한 연구와 논쟁을 거쳐 수정안을 제시하면 된다”며 “평등과 차별금지는 예수님 복음의 정신인데 찬동자들을 죄인으로 몰아 징계 심판하는 교권주의적 행세는 사회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