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로부터의 탈피
경도로부터의 탈피
  • 조주희 목사
  • 승인 2019.12.19 0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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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경도됨의 책임 기독교에도 있어"
"기독교가 보수와 진보 진영의 대화의 길 열어야"

‘경도’라는 말이 있다. 흥미롭게도 ‘경도’라는 의미가 한자에 따라서 서로 상반되게 사용된다. 첫 번째 경도(傾倒)는 기울어졌다는 의미이다. 기울어짐도 적당히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져 넘어졌거나 내용물을 다 쏟아버린 경우를 말한다. 다른 의미의 경도(硬度)는 가벼운 정도를 말한다. 한 단어의 의미가 이렇게 서로 달라 우리 사회를 반영해 보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요즘 우리 정치 현실을 보면서 가장 큰 걱정은 전자의 경도(傾倒)됨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정치 현실에서의 서로 다른 주장이 국민들에게 경도(硬度)로 느껴졌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해서 마음이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다. 서로의 주장의 접점을 찾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이렇게 말하면 또 양 편에서는 네 탓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어느 사회든지 보수와 진보 진영이 공존한다. 문제는 건강하게 공존하느냐, 아니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느냐, 이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대립각은 진리와 비진리의 대립이다. 이런 대립과 논쟁은 종교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논쟁이다. 그런데 정치적 논쟁이 이렇게 흘러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사실이다.

문제는 정치적 경도됨의 책임이 기독교에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교계가 처음부터 그렇게 되었던 것은 아니다. 정치의 문제가 정치권에서 해결되지 못하다 보니 교계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렇게 개입하는 단계에서 건강하지 못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개입은 무엇일까? 그것은 대화가 가능한 보수, 대화가 가능한 진보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정치적 대립에 종교까지 나서서 대립각을 함께 세우면 그 사회는 대화가 불가능한 사회로 전락되고 어느 한편이 승리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또 다른 전쟁을 예고하는 서막에 불과한 승리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기독교가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수와 진보 진영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기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 교계가 정치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정치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세련된 정치를 배워야 한다. 나아가 다양한 대화 창구를 제시해야 하고 합리성을 가진 정치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다음 세대 정치 일꾼들을 양성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교계에 주어진 책무가 있다면 경도되어 있는 정치현실에 새로운 공기를 주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계가 새로운 정치문화를 일으키는 ‘편(便)의 정치가 아닌 정치 문화 개선을 위한 대화가 가능한 정치 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에는 새로운 바람, 새로운 공기 주입이 절실하다. 종교가 가진 사회적 기능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야말로 기독교가 건강한 정치 문화 운동을 해야 할 때이다.

조주희 목사

 

조주희 목사

성암교회 위임목사

평양노회 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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