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을 한 줄에 세워 키울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을 한 줄에 세워 키울 것인가?
  • 조주희 목사
  • 승인 2019.09.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는 여러 줄이 동일한 가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에
교회가 힘을 써야 할 때이다."

요즘 우리사회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가지 이유가 뜨거운 관심거리입니다. 입시제도입니다. 생활기록부와 스펙의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참 슬프고 아픈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사회가 가진 민낯의 한 부분을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서열의식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열문화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단지 얼마나 보편화 되어 있는가, 그리고 강도의 정도가 다르겠지만 본디 어느 세계에나 존재하는 사회질서 중의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바로 보편적인 관점 그리고 강도의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보편적 문화이다. 이런 서열문화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환경 속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한다.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서열문화가 학교 성적과 대학 서열 주의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우리 아이들을 자라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서 있는 위치가 몇 번째 되는가를 사회가 큰 목소리로 알려주는 상황 속에 놓인다.

부모들 사이에, 그리고 친구들 사회에서, 그리고 심지어 교회공동체 안에서는 자신의 줄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대학 입시와 관련이 있고 학벌 중심의 사회적 구조, 그리고 거기에 부모의 욕심이 한 몫을 한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일단은 성인이 되면 조금은 그래도 완화되는 측면이 있지만 자라가는 과정, 특별히 학생으로 살아가는 기간 동안에는 우리 아이들은 가혹하게 한 줄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성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기록부와 스펙은 아이들 스스로의 능력과 함께 부모의 능력이 가미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합세하여 서열을 결정하려는 광적인 열기가 가득하다. 부모들의 신분에 따라서 아이의 능력과 상관없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좋은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조국 장관 임명을 통해서 이야기로만 듣던 내용을 모두가 아픈 마음으로 확인했다.

이제는 교회가 나서야 한다. 교회 공동체부터 아이들을 한 줄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눈을 극복해야 한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찾아와서 눈물을 글썽이며 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아이는 교회에서도 성적이 좋은 아이들만 대접받고 산다는 얘기였다. 교회만은 그렇지 않기를 바랐던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는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는 울림 중의 하나이다.

성경의 가르침은 분명하다. 우리 아이들은 성적의 서열에 가두기에는 너무도 귀한 존재들이다. 한 아이의 삶을 어찌 한 가지 요소를 그 서열을 세울 수 있단 말인가. 통탄할 노릇이다. 공부 잘 하는 아이, 잘 놀 줄 아는 아이,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운동을 잘 하는 아이 등 우리 삶에는 얼마나 많은 줄들이 가능한가? 아이들 마다 이런 부분은 부족하지만 다른 부분들에서 뛰어난 것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여러 줄에서 자신을 바라보도록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제는 여러 줄이 동일한 가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에 교회가 힘을 써야 할 때이다.

 

 

조주희 목사

성암교회 위임목사

평양노회 훈련원장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