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改革)은 자기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하는 길
개혁(改革)은 자기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하는 길
  • 김광영 지역기자
  • 승인 2018.10.1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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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건강한 작은교회 비전모임
강연회후 단체사진
강연회후 단체사진

  “개혁(改革)은 자기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하는 길입니다.”

  이렇게 말을 꺼낸 ‘한국적 작은교회론’의 저자 이정배교수(바젤대학교 신학부를 졸업, 30년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로 재직, 현재 현장아카데미원장, 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는 한국교회가 중요한 때를 실기했다며, 역사적 안목과 실천의 부족이었다고 진단한다.

  10월 1일 월요일 부산 프라미스랜드에서 저녁 7시 ‘건강한 작은교회 비전모임’ 세미나가 있었다.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관심있는 분들을 모시고 작은교회가 희망인 이유에 대한 발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오른쪽 강연자 이정배교수, 왼쪽 주최자 기쁨의집 대표 김현호집사
오른쪽 강연자 이정배교수, 왼쪽 주최자 기쁨의집 대표 김현호집사

 

  이정배 교수의 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미국의 존경받은 신학자인 존카위는 ‘영적파탄’이란 책을 저술했다. 경건의 모양만 있고 능력을 잃어버린 교회에 대한 비탄이다. 세상과 소통을 단절하여 ‘영적자폐’에 빠지고, 정체성의 상실로 ‘영적치매’에 걸렸다. 하나님의 이름을 경홀히 여김으로 ‘영적방종’에 빠졌다.

500여 전 카톨릭에 대한 비판으로 개신교가 가지고 나온 것은 이것이다. ‘교회가 로마를 기독교화한 것이 아니라 로마가 교회를 로마화했다.’ 우리시대 진단은 이러하다. ‘개신교에서 자본주의가 태동했으나 자본주의가 개신교를 삼켜버렸다.’

강남의 40%가 기독교인이라고 하는데, 이곳을 대표하는 것은 ‘유흥문화’이다. 실컷 먹을 수 있고(식당), 뺄 수 있고(스파, 목욕탕) 즐길 수 있고(각종 방 문화), 용서받을 곳(교회)가 많다는 것이다.천민자본주의를 바꾸지 못하고 유지 재생시키는 역할로 교회가 전락한 뼈아픈 현실이다.

세월호사건을 지나며, 우리가 본 것은 작은교회가 희망이라는 것이었다. 한강물이 도심 속에 있고 화려해도 그 물을 마시겠다고 갈망하는 사람은 없다. 강원도 심심산골의 물은 누구나 목을 축이려 한다. 대형교회와 작은교회의 모습이 이와 같다. 은행에서 교회헌금을 차로 실어가는 교회, 빚더미에 앉은 대형교회의 풍경이다.

우리시대 개혁교회는 ‘예수만 믿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길을 가다가 예수가 되어져 가는 교회’이다. 작은교회의 ‘작음’은 3가지 정도로 정의될 수 있다.

첫째, 단순주의(Simplicity)이다. 신자유주의, 신자본주의시대 욕망이 국경을 넘어서는 시대이다. 욕망으로 복잡해져가는 시대정신에 저항하는 작음은 바로 검소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둘째, 배타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자신을 작은 그릇이라 여길 때만이 어떤 그릇에든 들어갈 수 있다. 바울사도의 다메섹 회심의 본질은 로마주의, 유대주의, 헬라주의를 버리고 로마인에게는 로마인처럼,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헬라인에게는 헬라인처럼 다가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것이었다. 성령이 시대는 배타적태도가 아닌 수행적 진리로 나아가야 한다.

셋째, 가난이다. 교회의 존재방식은 가난이다. 프란시스코 교황은 ‘벌어먹지 말고 빌어먹으라.’는 말을 남겼다. 유대인 선교사인 베드로와, 이방인 선교사인 바울에게도 동일한 토대의 약속은 가난한 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오늘날 한국적 상황에서 작은교회 운동의 원칙을 개혁정신과 대비하면 이와 같다.

첫째, 오직믿음(Sola Fide)이다. 그런데, 믿음에 대한 강조로 중세교회의 면제부보다 한국교회가 더 타락했다. 소위 ‘구원비용’이 어디가 적게 드느냐로 신자들은 움직인다. ‘오직믿음’이 남발되면서 강남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꼴이다. 많은 헌금을 교회에 하면서 가장 비정규직을 많이 쓰는 악덕기업사장이 교회 장로라면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 초대교회는 로마식민지의 노예를 거느린 자가 노예를 해방시키는 것이었고, 가부장적사회에서는 여성을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둘째, 오직은혜(Sola gratia)이다. 유대인에게는 율법, 로마인에게는 법, 헬라인에게는 지혜가 있었다. 그것은 각각 정죄의 법, 강자의 법, 가진 자의 지혜였다. 하지만, 하나님은 새로운 의(義)를 창조하셨다. 그것은 ‘체제 안에서가 아니라 체제 밖을 상상하는 것이다. 이것은 체제 밖에서 체제안으로 침투하여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포도원주인은 늦게 온 자들에게 먼저 1데나리온을 준다. 세상의 법을 붕괴시키는 은혜의 행동이었다. 잔치를 베푼 왕의 비유에서도 가난한 자 병든 자 나그네를 초청하여 되갚을 것을 없는 자들이 잔치의 손님이 되게 하신다. 우리시대는 예수믿음과 예수살기가 이원화된 모습이다. 오죽하면 ‘예수살기운동’이라는 것이 생겨났겠는가?

셋째, 오직성경(Sola Scriptura)이다. 성서문자주의와 맹종주의가 가진 함정을 벗어나야 한다. 함석헌 선생은 ‘누에는 뽕잎을 먹어도 자신은 실을 낸다.’고 했다. 성경은 많이 읽어서 자신의 언어로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설교시간은 예술이 되어야 한다. 자기소리가 되지 않으면 공허한 울림이다. 자신이 말씀 속에 들어가야 성도들의 마음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설교를 할 수 있다.

거대한 전환의 시대 앞에 우리는 서있다. 그것은 또한 기독교위기의 시대이기도 하다. 큰교회는 살아남을 수 있지만, 큰교회를 추구하는 중견교회는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많다. 도리어 사람들이 진정 찾을 수 있는 곳은 목회철학이 있는 ‘작은교회’들이다. 혼자 할 수 없다면 교회연합운동을 통해 작은교회들이 교회정화와 사회변혁의 주체로 설 수 있다.

핵심을 찌르는 강연에 참여자들의 질문도 많았다. “ ‘탈성직’이 목회자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 ‘개인구원’이 우리교회의 궁극적 목적인가?”, “한국교회는 추락하고 신학교는 폭망하는 시대, 우리의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 ‘생명평화마당’은 사회구원에 치중된 것은 아닌가?”, “ ‘탈예배’는 어떤 형태로 건강하게 접근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다양한 대답들이 오갔다. ‘생명평화아카데미’가 탈(脫)성장, 탈(脫)성직, 탈(脫)성별, 탈(脫),향(向)의 성서해석이라는 주제로 올해 11월부터 4학기로 한국적 작은교회론을 탐구하고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건강한 작은교회 비전모임
건강한 작은교회 비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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