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분열하는 동네작은교회
세포 분열하는 동네작은교회
  • 김찬주 지역기자
  • 승인 2018.08.29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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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디렉터 김종일 목사

목사가 아닌 디렉터라고 소개했다. 교회가 아닌 공동체라고 불렀다. ‘양재공동체’, ‘뉴송공동체’, ‘헤브론공동체’, ‘성남공동체’. 양재공동체는 원래 남은이공동체라 이름 지었던 공동체와 더작은공동체의 일부가 모여 새로운 이름으로 출범했다. 또 더작은공동체와 남은이공동체의 일부와 그몸공동체의 일부가 모여 성남공동체가 되었다.

양재, 뉴송, 성남, 헤브론 공동체를 총괄하여 지휘하는 동네작은교회 김종일 목사
양재, 뉴송, 성남, 헤브론 공동체를 총괄하여 지휘하는 동네작은교회 김종일 목사

더작은공동체, 남은이공동체, 그몸공동체 등의 이름은 예전 예배 중심으로 모였을 때의 이름이다. 2007년 처음 교회를 개척하고 20명이 되면 분립한다는 원칙 아래 ‘동네작은교회’라 이름을 붙이고 목회를 시작했다. 20명이 되기까지 11개월이 걸렸다. ‘개척이 된다’ 는 확신을 가지고 40명이 되면 20명 단위로 분립하기로 약속하여 40명이 되는 데 1년이 걸렸다. 그런데 약속대로 갈라서는 데는 꼬박 2년이 걸렸다. 이렇게 ‘분립해서 예배드리는 공동체로 살아남기’를 5개의 공동체가 따로 설 때까지 계속했다. 당시는 ‘분립해서 살아남기’가 관건이었다. 다섯 공동체 중 두 개 공동체는 흩어지고 흡수되어 사라졌고 남은 공동체들이 예배에 사역의 비전을 더하여 원하는 대로 흩어지고 다시 모여 만든 것이 현재의 네 개 공동체다.

동네작은교회 연합수련회 모습이다.(사진제공)
동네작은교회 연합수련회 모습이다.(사진제공)

3년 전 연합수련회 때 계속 되는 분립에 힘들어 하던 교인들이 한번 모두 다 모여서 예배를 드려보다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다시 원래대로 흩어지기로 합의를 하고 몇 개월 간 다 같이 모여서 예배를 드렸었다. 그렇게 모이다가 역시 원래대로 나뉘어 예배를 드리는 것이 맞겠다는 결론이 나서 각 지역의 필요에 따라 세워진 사역의 비전을 따라서 재구성된 것이다.

인문학 서재로 꾸며진 양재동 '생각의 정원'. 벽면 가득한 책과 편안한 분위기를 공간을 대여하고자 하는 사람들 누구나에게 원하는 조건대로 제공하고 있다.
인문학 서재로 꾸며진 양재동 '생각의 정원'.
벽면 가득한 책과 편안한 분위기를 공간을 대여하고자 하는 사람들 누구나에게 원하는 조건대로 제공하고 있다.

‘동네작은교회’의 분립 이야기와 사역에 대한 이야기는 각종 매스컴과 SNS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이렇게 유명한 동네 작은 교회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각 공동체는 각각의 디렉터들이 책임을 맡고 운영한다. 총괄 디렉터라 이름 한 김종일 목사는 한 달에 두 번 양재공동체에서 설교하고 두 번은 헤브론 공동체에서 설교한다. 앞으로는 모든 공동체에 고르게 돌아가며 설교를 해야 할 것 같다. 각 공동체는 재정의 70%만 자체 운영에 사용하고 30%를 함께 모아서 디렉터들의 사례와 연합 사역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한다. 경기도 광주에서 다문화센터를 운영하는 헤브론공동체는 조혁래 목사가, 인문학 서재 ‘생각의 정원’을 꾸며놓고 공간 대여를 하는 양재공동체는 김경삼 형제가, 방배동 백석대 앞에서 ‘사과나무’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판자촌 사역을 하고 있는 뉴송공동체는 이숙자 목사가, 성남 수진동에서 동네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성남공동체는 김일수 목사가 담당하고 있다. 동네작은교회는 등록이 쉽지 않다. 일 년쯤 다녀보고 자기에게 잘 맞는지 점검하고 결정하도록 한다. 한 번 등록하면 3년은 이동하지 않기로 약속을 하고 자유롭게 원하는 공동체를 선택해서 예배드리고 사역에 봉사할 수 있다.

자매의 웨딩 촬영에 함께 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공동체란 모름지기 가족과 같은 것이다.(사진제공)
자매의 웨딩 촬영에 함께 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공동체란 모름지기 가족과 같은 것이다.(사진제공)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동네작은교회는 공동체가 세워진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역을 선택해서 그 사역을 통해 주민들을 만나고 주민들 안에 녹아져 들어가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펼쳐가기 원한다. 그러나 그 지역과 주민들을 위한 봉사는 하지만 정작 그 지역 주민이 되기는 어려운 현실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 한계를 넘어보기 위해 공동체는 방배동 판자촌에 집을 하나 사들였다. 보수 공사를 하고 리모델링해서 거기 들어가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은 상주하는 사람은 없이 자주 드나들며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잠도 자고 쉬기도 한다. 지역 주민들과는 사과나무 카페를 하면서 여러 가지 봉사로 이미 친근한 상태다. 김종일 목사는 동네작은교회의 이런 공동체 사역이 진정한 선교적 교회가 세워지는 모델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성남시 수진동 동네작은도서관.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사랑방으로, 엄마와 아이들에게는 문화프로그램을 경험하고 편안히 책도 읽으며 쉬다가 갈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다.(사진 제공)
성남시 수진동 동네작은도서관.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사랑방으로, 엄마와 아이들에게는 문화프로그램을 경험하고
편안히 책도 읽으며 쉬다가 갈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다.(사진 제공)

동네작은교회에도 어린이들이 있다. 어린이들은 모두 ‘성남 동네작은도서관’으로 모인다. 각각 자기 공동체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남으로 봉사하러 가는 선생님들이 데려가기도 하고 부모들이 직접 성남으로 데려다 주고 자기들은 소속 공동체로 가서 예배를 드린다. 동네작은도서관은 성남에서 유명하다. 경기도와 성남시에서 지자체가 주는 상도 받았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재정을 이런 방법으로도 채우신다. ‘선데이 스쿨’이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주일학교에는 동네 아이들과 윗층 교회의 아이들, 심지어 근처 성당에 다니는 아이들도 온다. 평소에는 동네 어르신들, 엄마와 아이들도 자주 찾아와 책도 읽고 각종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도 한다. 문화적 혜택이 적었던 지역 사회를 겨냥한 사역이었고 자리를 잘 잡은 케이스다. 현재 한 달에 두 번 모이는데 매주 모이는 어린이교회로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김종일 목사는 매주 목회자들과 함께 성경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갖는다. 정체되지 않는 새로움은 이런 활동을 통해서 나오는 것 같다.
김종일 목사는 매주 목회자들과 함께 성경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갖는다.
정체되지 않는 새로움은 이런 활동을 통해서 나오는 것 같다.

동네작은교회가 사역 중심으로 분립하고 선교를 위한 공동체 사역에 집중하는 모습은 한국 교계의 심란한 요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살아있는 생명력과 역동성이 느껴진다. 김종일 목사보다 연배가 위인 60대, 70대 교인들도 적잖이 들어와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이것은 오히려 교인들의 신앙이 살아있어 가난한 자들과 나그네들을 기억하시는 하나님과 동행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각각의 공동체는 각기 나름대로 하나님의 부르심의 소명이 있다. 간혹 인본주의적인 생각으로 ‘좋은 일에 동참하고자’ 사역에 합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함께 하는 과정 속에서 중생하고 회심의 경험을 하고 하나님의 만지심을 따라 성화의 과정들을 밟아간다. 구원의 여정은 사람마다 다르게 일어나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곳으로 가서 말씀대로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기를 힘쓰면 억지로 하지 않아도 저절로 전도가 되고 복음이 전파된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이렇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자” 결의한 대로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어주고 넉넉한 이웃이 되어서 함께 나누고 살아가는 성남공동체가 좋은 예다.

헤브론공동체의 스리랑카 형제와 집사님
헤브론공동체의 스리랑카 형제와 집사님

아직은 연약한 경기도 광주의 다문화센터와 장차 대안학교로 세워지길 바라는 동네작은도서관을 주중을 이용해 돌보고 여전히 소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종일 목사의 초심을 잃지 않은 모습이 동네작은교회의 가능성을 말해준다. 김종일 목사는 “처음 공동체가 시작될 때 지하철 2호선 라인을 따라 공동체가 하나하나 세워져 가기를 희망했었는데 멀리 성남으로 경기도 광주로 이렇게 지경이 넓어질 것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고 지난 십여 년을 돌아본 소회를 말한다. 올해부터는 부활절과 추수감사절, 성탄절 절기 때와 교회 생일에만 연합예배를 드리고 일 년에 한 번 여름 연합 수련회로만 모이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날들은 주님과 함께 하는 사역에 집중한다. 선교적 교회는 이렇게 변화하며 세워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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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2018-09-01 20:53:26
부족한 저희들을 귀한 글로 표현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더욱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섬기는 교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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