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말로 성경읽기]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평양말로 성경읽기]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 황재혁 객원기자
  • 승인 2018.07.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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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2장 3절

최근에 교보문고는 ‘책향(The Scent of Page)’ 디퓨저를 자체 제작했다고 한다. ‘책향’은 원래 교보문고에서 2015년에 시작한 향기마케팅의 하나로 고객이 매장에 들어왔을 때 울창한 나무숲을 거니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만든 향이다. 그런데 일부 고객이 자신의 집에도 그 ‘책향’이 풍기길 원한다고 문의해서 결국 교보문고에서 ‘책향’ 디퓨저와 향초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일상에서 향긋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건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성경에서 가장 향기로운 장면을 꼽자면 바로 요한복음 12장에서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을 향유로 씻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장면을 천천히 묵상하면 왠지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나서 마음이 평안해진다. 그런데 이 본문을 평양말 성경으로 살펴보면 다소 생소한 약초 이름이 등장한다.

 

그때 마리아가 감송 추출물로 만든 값비싼 향수 12온즈 단지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여자는 예수님의 발에 그것을 뿌렸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분의 발을 닦아 드렸다. 그 집은 향기로 가득 채워졌다. -요한복음 12:3(평양말 성경)

감송 추출물이라고 번역된 향유는 개역개정 성경과 대부분의 영어 성경에서 나드(Nard)로 번역되었다. 일반적으로 나드의 원산지는 인도의 히말라야 산맥이고 이 식물은 날카로운 모양의 잎과 붉고 탐스러운 꽃이 곧은 줄기에 달려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드는 매우 값비싼 향유로 작은 옥합에 담긴 나드는 그 당시 평범한 노동자의 연봉에 맞먹었다. 감송 추출물은 감송향(甘松香)을 의미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감송향은 중국의 구이저우(貴州)ㆍ쓰촨(四川) 등지에서 자라고 뿌리를 베어 볕에 말리면 좋은 향기가 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드와 감송향은 어떤 관계일까? 놀랍게도 나드와 감송향은 다른 식물이 아니라 동일한 식물을 가리킨다. 왜냐하면 나드와 감송향의 학명이 나르도스타키 자타만시(Nardostachys jatamansi)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식물을 두고 서양과 동양이 다른 이름으로 부른 것이다. 어렵게만 보이는 학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앞의 네 글자에 ‘Nard'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드 그림(1881), 위키미디어 갈무리
나드 그림(1881), 위키미디어 갈무리

 

요한복음에서 마리아의 사랑은 향기나는 사랑이었다. 비록 가룟 유다가 마리아의 헌신을 보고 값비싼 향유로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았다고 비난했지만 예수님은 오히려 마리아의 고귀한 낭비를 가치 있게 여기셨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던 가룟 유다는 이후 예수님을 배신하며 복음서에 지독한 악취를 남겼지만 마리아는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사랑의 향기를 남겼다. 마리아의 향기나는 사랑처럼 한반도 대평화 시대에 주님을 향한 사랑의 향기가 한반도에 가득 퍼져 사람들이 그 향을 맡으며 주님을 기억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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