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서 찍은 한반도 위성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위성사진을 보면 야간에도 남한은 환한 조명이 남한 전역을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평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어둡기만 하다. 어찌 보면 이 위성사진이야말로 우리가 북한의 전력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원래 남북분단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남한보다 훨씬 더 전력공급이 원활하였다. 북한에는 지하자원도 많이 매장되었고, 발전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분단 이후 북한은 체제의 낙후성으로 인해 풍성하게 매장된 지하자원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지하자원이 거의 없는 남한은 에너지 부국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지하자원이 넘쳐 나는 북한은 에너지 빈국으로 전락한 현재의 상황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그런데 성경에서도 남한과 북한의 역설처럼 쉽게 이해되지 않는 역설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민인 유대인이 정작 예수님의 십자가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로마서를 쓴 사도 바울의 입장에서는 유대인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 많지만 그 이점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로마서 3장에서 사도 바울은 유대인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유태인의 우점입니까? 잘라냄례식에는 어떤 가치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아주 큰 리로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유태인들에게 하나님의 모든 말씀이 맡겨져 있습니다. -로마서 3:1-2(평양말 성경)
사도 바울은 “무엇이 유태인의 우점입니까”라고 묻는다. 여기서 우점(優點)이란 단어는 장점(長點)의 평양말이다. 남한에서는 우점이라는 말보다는 ‘우위를 점하다’라고 더 길게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다. 사도 바울은 유대인의 우점이 바로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맡은 것에 있다고 보았다. 열방의 이방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듣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유대인들이 특별히 하나님에게 선택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다면 이는 얼마나 큰 특권인가?
그러나 유대인들의 그 우점과 특권은 정작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성육신 하셨을 때 유대인들에게 걸림돌이 되었다. 그들은 율법으로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정죄했다. 로마서 9장에서 11장까지 사도 바울은 유대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선물 받은 그 우점을 잘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슬퍼하며 편지를 썼다. 하나님과 가장 가까웠던 유대인은 예수님을 믿지 않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하나님과 가장 멀었던 이방인은 예수님을 믿어서 하나님께 더 가까워졌다. 예수님을 통해 유대인의 우점이 결점이 되고, 이방인의 결점이 우점이 되는 복음의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현재 남한 교회는 일본 교회, 북한 교회, 중국 교회와 비교했을 때 인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큰 우점을 가졌다. 과연 남한 교회는 이 우점을 동북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잘 활용하고 있을까? 지금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남한 교회에 주신 우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모든 성도들의 지혜가 필요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