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와들보] 거짓으로 진실을 막을 수는 없다
[티와들보] 거짓으로 진실을 막을 수는 없다
  • 박성철 목사
  • 승인 2020.09.0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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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과 태극기집회의 주동자들에 의해 촉발된 8·15 광화문집회발 집단감염이 한국교회를 파국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비난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사태를 불러일으킨 전광훈과 태극기집회 주동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자신들의 극우 유튜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행위들은 전형적인 종교 중독자의 모습이다. 더구나 이들은 퇴원 후에도 방역당국에 대한 비난을 그치지 않고 있다. 가짜뉴스와 거짓에 의존하는 이들의 사회적 행위는 잠언 12장 5절(“의인의 생각은 정직하여도 악인의 도모는 속임이니라”)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전형적인 “악인”의 모습이다. 이젠 전광훈과 태극기집회의 주동자들의 작태는 한국의 극우 기독교세력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거짓으로 진실을 막을 수 없는 법이다. 한국의 극우 기독교세력들이 가짜뉴스와 거짓에 병적으로 집착할수록 그들에 대한 신뢰는 낮아진다. 아무리 그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몰고 가려해도 그들의 기만은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훈과 태극기집회의 주동자들은 과거 군사독재시대의 낡은 냉전적 이데올로기를 그리워하며 거기에 머물고 싶어 한다.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그들은 편집증적 반공주의에 집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15세기말 중세 가톨릭교회의 작태와 거의 동일하다.

과거 유럽사회는 14세기 흑사병으로 사회적 불안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급속하게 쇠락해 갔다. 1340년에서 1350년까지 지속된 흑사병으로 당시 유럽인구의 30-60%가 사망했다. 온 마을사람들이 성당에 모여 예배드리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당시 문화 속에서 성당은 흑사병의 주요 전파지가 되었다. 14세기말이 되자 중세 가톨릭교회는 흑사병 이전에 누렸던 사회적 신뢰를 상실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개혁적인 인물들이 15세기부터 꾸준히 교회개혁의 목소리가 높였다. 하지만 중세 가톨릭교회는 이를 이단으로 정죄하고 참형으로 다스렸다. 더구나 15세기 초 중세 가톨릭교회는 가짜뉴스와 거짓으로 대중들을 우롱하며 면죄부를 팔았다. 거대한 시대적 변화 앞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였던 중세 가톨릭교회의 몰상식은 결국 종교개혁을 불러왔다.

과거 중세 가톨릭교회는 팬데믹 앞에서 무력했고 또한 무지했다. 하지만 21세기 한국의 극우 기독교세력과 이에 동조하는 보수적인 그리스도인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가짜뉴스와 거짓으로 역사의 흐름을 막으려는 그들의 구태는 한국교회를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교회사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역사의 변화는 왜곡된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이들에 의해 이루어지며 종교적 권력을 지키기 위해 가짜뉴스와 거짓에 기대었던 이들이 결국 실패하였다는 것을 알려준다.

앞으로의 5년은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칠흑 같은 어둠의 시기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희망은 침몰해 가는 구체제를 되살리기 위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한 새로운 체제를 구성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 극우 기독교 세력과의 완전한 단절과 한국교회의 왜곡된 인식을 지배해 온 기복주의와 번영신학 그리고 편집증적 반공주의의 해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박성철 목사
박성철 목사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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