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사람들의 친구, 커피③ 한 사람을 위한 커피
깨어있는 사람들의 친구, 커피③ 한 사람을 위한 커피
  • 안준호 목사
  • 승인 2020.02.2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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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다양한 메뉴를 서빙하는 방법에 대한 문제입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3명 정도의 손님들이 같은 메뉴를 주문하면 그래도 괜찮지만, 제각각 다른 메뉴를 주문하는 경우에는 처음 내린 커피와 마지막 내린 커피 사이의 시간이 길게는 2-3분의 간격이 생깁니다.

커피는 내린 뒤 바로 마셔야 맛있는데, 미리 만든 뒤에 나중에 한꺼번에 서빙을 하면 맛의 차이가 생깁니다. 대부분 바리스타가 3-4명의 커피를 함께 타서 서빙해서 오는데,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커피의 맛을 위해서는 좋은 방식은 아닙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다가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한 번에 한 잔씩 커피를 내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고, 커피를 받는 손님들 사이에 간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번거롭게 하냐고 물어보시는 손님들이 계시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오히려 좋아하십니다.

같은 메뉴의 경우에는 한 번에 한꺼번에 내려서 트레이에 담아 서빙을 하지만, 각각 다른 메뉴들을 주문하시면 한 잔, 한 잔 커피를 내려 서빙을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래야 제일 맛있는 커피를 내려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관에 가더라도 우리는 관객의 일부가 되어서 영화를 함께 봅니다. 그리고 놀이공원을 가더라도 혼자만을 위한 놀이가 아니라, 오히려 여러 사람이 함께 그 놀이기구를 공유합니다. 그러니 말하자면, ‘대중놀이공원’인 셈입니다.

교회를 가더라도 많은 신자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있지만, 대부분 우리는 ‘한 사람’으로 대우를 받기 보다는 대중의 일부로 취급을 받습니다. 공공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또한 ‘대중’의 일원이기 이전에 ‘단독자’로서 고유성이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은 오롯이 자기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친구들과 가족들과 연인과 함께 커피를 마시지만, 그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손님들에게 한 잔, 한 잔 커피를 내리려고 합니다. 마치 친한 친구가 언어를 골라서 정성스럽게 보낸 문자 한통이 감동을 주듯이 그렇게 한 줄기, 한 줄기 내린 한 잔의 커피가 맛있습니다.

대중사회를 살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한 사람’의 소중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타인과 더불어서 이야기하고 서로의 삶을 나누는데 어색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중 속의 ‘개인’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고유성을 잃어버리고 대중의 편안함 속에 숨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성서 안의 예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대중은 예수를 보고자 몰려 왔고, 예수의 연설을 희구했지만, 주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삶의 변화를 맞이한 사람은 ‘한 사람’이였습니다. 대중은 ‘개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비난을 하고 증오를 참지 않았지만, 예수는 대중 속에 고립된 ‘한 사람’을 만나시고 그와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보여주셨습니다.

영화 ‘어바웃어보이’에서 윌 프리먼(휴 그랜트분)은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모임’에 참석을 하여 그곳에서 12살짜리 왕따 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호울트)를 만나게 됩니다. 마커스와 친해지면서 프리먼이 해준 이야기가 제 마음 깊은 곳에 남았습니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홀로 떨어져 있는 섬과 같지만, 해저 지면으로 서로 이어져 있는 존재들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매일 우연하게 만나는 사람들이 프리먼을 만난 마커스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사람들과 프리먼과 마커스와 같은 깊은 우정의 관계를 가질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루에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우리의 깊은 우정 가운데 예수께서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곧 예수께서 만나신 한 사람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바로 그 ‘한 사람’입니다.

안준호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마을공작소 대표 가구제작기능사
안준호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 마을공작소 대표, 가구제작기능사,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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