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는 사람들의 친구, 커피④ 당신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깨어 있는 사람들의 친구, 커피④ 당신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 안준호 목사
  • 승인 2020.02.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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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시작할 즈음, 저에겐 마음을 나눌 친구가 별로 없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는 것이 제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골목길에서 만난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카페를 시작한 뒤로 좋은 친구가 생겼습니다. 어느 날 커피가 저에게 이렇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커피마음

커피는 마음이 없다. 그래서 아픈 내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준다.
커피는 마음이 없으니 내 마음을 오롯이 담을 수 있다.
커피는 마음이 없는데 내 마음을 잘 받아주고 알아주니
커피의 그 마음이 참 예쁘다.

카페를 시작하면서 저는 바리스타로서 고객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아무리 맛있는 커피를 내릴 줄 안다고 해도 그 커피를 맛있게 드셔주시는 고객들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 분 한 분 고객들을 친구와 같이 친절하게 대했습니다. 주일에 저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교우들도 고객이상으로 사랑하면서 섬기며 그들의 친구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저와 밀접하게 관계를 나누는 고객들과 교인들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불친절하게 대하는 제 자신을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밀려드는 텔레마케터들의 전화와 스팸문자들, 그리고 거칠게 운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 또한 그들과 동일하게 대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이 만일 저희 가게의 고객이나 교우들이었다면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제 친절과 사랑에는 울타리와 경계가 있었습니다.

인품과 영성이 훌륭한 전도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뛰어난 학력을 가지고 계셨지만, 교인들은 그를 무시했습니다. 교인들은 그 분을 전도사님이라고 불렀지만, 하인 부리듯이 부렸습니다. 그의 설교는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사람과 하나님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도사님은 항상 진지하게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는 교회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장애인들과 연약한 자들의 친구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목사와 교인들에게 자주 무시를 당했고 공공연한 장소에서 꾸중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장대비가 하늘을 가득 채우던 여름밤에 평생 잊지 못할 가슴 아픈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전도사님께서 주차장 안쪽에 봉고차를 세워놓고 울부짖으며 주먹으로 차량의 시트를 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면서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멀리서도 그의 슬픔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번도 싫은 말을 하지 않고 속으로 참던 전도사님은 그렇게 홀로 슬픔과 분노를 극복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 뒤로 시간이 많이 흐르며 저와 그 전도사님은 모두 목사가 되었습니다. 문득 그 분의 소식이 궁금해져서 인터넷 검색창에 이름 석자를 쳐보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전도사님의 소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교단주소록을 통해서 그 착한 전도사님께서 지방 작은 도시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는 것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전도사님이 왜 그렇게 봉고차에서 울부짖으며 손등이 상하도록 시트를 치셨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가끔 그 일이 생각이 나면 마음 한 구석에서 묵직한 슬픔이 밀려옵니다. 목사와 전도사들도 모두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성경을 읽고 교리를 가르치고 교인들을 심방하면서 위로하지만, 그들도 누군가 친구가 필요합니다. 물론 하나님이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시지만, 그래도 외롭고 거친 세상을 살아갈 때 지지하고 격려해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외롭고 연약한 자들의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카페를 하면서 저는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커피가 바로 저에게 좋은 친구입니다. 항상 커피를 마시면서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또 목공을 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종교인이 되는 것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지혜와 지식을 가지는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께서 이 낮고 천한 자리로 내려오셔서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셨듯이 그렇게 서로에게 친구가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커피를 통해서 비로소 친구로 오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커피가 저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듯이 저도 여러분들의 좋은 친구가 되겠습니다.
 

안준호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마을공작소 대표 가구제작기능사
안준호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마을공작소 대표, 가구제작기능사,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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