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공장에서의 증언”...故 오명걸 목사를 추모하며
[예술과 목회] “공장에서의 증언”...故 오명걸 목사를 추모하며
  • 안준호 목사
  • 승인 2020.11.2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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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조지 오글(오명걸) 목사께서 향년 91세의 나이로 소천하셨습니다. 오명걸 목사는 미연합감리교회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에 그는 노동사제(Work Priest)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자신도 그렇게 살 것을 결심했습니다.

1962년 인천의 작은 초가집에서 시작한 인천산업선교회는 한국산업선교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는 당시 그 누구도 돌아보지 않던 인천지역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1964년 3월 ‘인천산업전도위원회’의 이름으로 ‘공장에서의 증거’란 선교보고를 하게 되었는데 그 보고서 안에는 그가 어떤 마음으로 산업현장에서 복음을 전했는지가 비교적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한국기계공업주식회사는 광산과 선박에서 사용하는 디젤엔진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흑자경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도 804명이 되는 제법 큰 규모의 공장이었습니다. 그런데 5~6명의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노동자들 가운데는 하루에 100원 정도의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해야 했습니다.

오명걸 목사와 인천산업선교회 회원들은 1962년부터 이 공장에 들어가서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증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는 실제로 노동자가 되어서 일한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당시 인천동지방 감리사 조용구 목사의 도움으로 점심시간에 공장교육실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식당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12시부터 함께 식사를 하고 12시30분부터 1시까지 30분 동안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그 좌담회를 통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듣고 토론을 했습니다.

그런데 시끄럽고 넓은 식당에서 좌담회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웠고 또한 진행을 하는 목사들 또한 이런 방식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았기에 결국 얼마 지나지 못해서 이 모임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실패라고 할 수 있지만, 오명걸목사는 이 보고서를 통해서 이 모임을 통해서 많은 노동자들과 친구가 되었고, 몇 사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인천산업선교회 목사들과 공장 직원들과 자유로운 교제를 유지하게 되었다고 회상합니다.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공장에서 시작한 예배가 공장안에서 느끼는 삶의 어려움들과 문제를 나누는 간담회장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오명걸 목사는 단순히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리를 가르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일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일상의 삶들에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 가운데 그들이 호소하는 삶의 문제를 조금씩 변화시켜나갔습니다. 물론 그 일이 쉽지 않았고 그 일로 인해서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되고 훗날에는 한국에서 추방을 당했지만, 그 어떤 한국교회도 하지 못했던 노동사목의 길을 열었던 것입니다.

2020년 오늘 한국교회 안에는 ‘일하는 목회자’로 ‘이중직 목회자’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여하며 또한 그렇게 불리며 교회를 나와서 삶의 현장 속에서 복음을 증거 하는 수많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의 노동을 생계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생각하지만, 다른 편으로 생각한다면 오명걸 목사님께서 살아내고자 했던 노동사목과도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작은교회 목회자들 또한 카페노동자로, 공장노동자로, 택배노동자로 일상을 살아내면서 그 노동의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친구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시 사람들이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공간을 나와서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셨습니다. 사람들이 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을 만나셨고, 우물가에서 이방인 여인을 만나셨습니다. 그것이 당시에는 금기시되었던 일이지만 그 곳에서 그들과 친구가 되고 그들의 언어로 하느님의 나라를 증거하셨고, 삶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을 변화시키셨습니다.

그들과 친구가 되셨고 하느님 나라의 일꾼으로 초대했습니다. 예수가 걸었던 그 삶을 조지 오글 목사가 한국 땅에서 와서 노동사목자로 살다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오명걸 목사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하느님 품에서 편히 쉬세요. 목사님께서 남기신 일을 저희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 (요한 12:24)

안준호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마을공작소 대표 가구제작기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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