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사랑을 탕진하는 아버지
[독서순례] 사랑을 탕진하는 아버지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9.12.26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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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

미국 뉴욕의 리디머교회의 담임목사인 팀 켈러가 쓴 ‘탕부 하나님’(The Prodigal God)은 팀 켈러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팀 켈러는 흔히 ‘돌아온 탕자’ 비유라고 부르는 누가복음 15장의 비유가 사실은 둘째 아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둘째 아들과 첫째 아들을 다 사랑하시는 아버지가 주인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단어 ‘프러디걸’(Prodigal)은 사전에 찾아보면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프러디걸’의 첫 번째 뜻은 ‘무모할 정도로 헤프게 베푸는’이란 의미이고, 두 번째 뜻은 ‘남김없이 다 써버리는’이란 의미라고 한다. 팀 켈러는 ‘프러디걸’의 사전적 의미를 인용하며 누가복음 15장의 아버지가 두 아들을 향해 사랑을 무모할 정도로 헤프게 베풀었고, 그 사랑을 남김없이 다 써버렸다고 강조하였다.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은 총 7장으로 되어있는데, 그는 이 책을 통해 집을 나간 둘째 아들과 집에 머물러 있었던 첫째 아들을 대조하며 착하게만 보였던 첫째 아들의 죄악을 과감하게 폭로했다. 첫째 아들은 동생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아버지도 사랑하지도 않았었다. 첫째 아들은 집에 있긴 했지만, 몸만 있었을 뿐 그의 마음에 사랑과 자비는 존재하지 없었다. 팀 켈러는 이 비유에서 등장하는 첫째 아들이 당대의 바리새인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바리새인은 하나님을 떠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았었다. 그것이 그들의 가장 큰 문제였다.

“바리새인과 예수님 제자의 핵심적 차이는 마음 깊은 곳의 동기다. 바리새인들이 착한 것은 하나님을 통제하려는 욕구 때문이고 그 욕구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그들은 그분을 정말 신뢰하거나 정말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하나님은 자애로운 아버지가 아니라 깐깐한 상전이다. 반면에 그리스도인은 뭔가를 보았기에 하나님 쪽으로 마음이 변화되었다. 그래서 마침내 하늘 아버지를 사랑하며 그분 안에서 안식할 수 있다.” (126쪽)

바리새인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제로 행하지 않으면서도 하나님을 완전히 떠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었다. 그 이유는 그들이 두터운 종교적 외투를 덧입고 있기 때문이었다. 형식과 율법으로 두텁게 직조된 종교적 외투가 그들의 몸과 마음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실상 바리새인의 본모습을 파악하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바리새인의 역겨운 위선과 가식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셨다. 예수님은 두 아들 비유를 통해 바리새인이 스스로의 죄인 됨을 깨닫고 하나님 아버지께로 두 손 들고 돌아오기를 바라셨지만 대다수의 바리새인은 회개하지 않고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죽이는데 동참하였다.

여기저기서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말한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위기는 가시적으로 교인이 줄어들고, 예산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교회의 진짜 위기는 교회에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위선적인 바리새인이 소리 없이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 교회에서 어느새 사랑은 증발되고, 사역만 증가한다. 교회에서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돌리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라 착각한다. 그렇다면 이를 어이해야 할까? 나는 한국교회가 수많은 프로그램을 잠시 중단하고 ‘탕부 하나님’을 찬찬히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는 진짜 그리스도인인가’ 아니면 ‘진짜 바리새인인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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