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퇴진’ ‘검찰개혁’ 양극단 목소리
두 개의 나라, 시민사회, 정치로 나뉜
극단주의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
하나님의 진리 향해 나가려는 노력 필요
대한민국 광장이 두 군데로 나뉘었다. 광화문과 청와대 앞에서는 ‘정권퇴진’과 ‘공수처 반대’, 서초동과 여의도에서는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경심 교수가 구속된 첫 주말인 26일에는 검찰개혁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의 열기가 한증 거세졌다. 서초동 촛불 문화제는 여의도로 장소를 옮겨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관련 법안을 빨리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목사 출신 김민웅 경희대 교수는 연단에 올라 “쿠데타 내란음모를 꾸민 자들이 있다. 그런데 검찰은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게 바로 정치 검찰”이라고 정의하며 “21세기 현대판 암행어사가 공수처다. 공수처 반대하는 자들이 바로 수사대상 명단이다. 난폭 검찰, 적폐 정당 모두 청산할 수 있다. 공수처 설치 우리가 해야 한다”며 강력히 주장했다.
25일 광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 연사로 나선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는 “목사는 강단에서 복음만 전하고 싶다. 그런데 법이 바뀌어도 그것이 가능할까. 공산, 사회주의는 기독교와는 절대로 공존할 수 없다. 나는 자유민주주의를 남이 지켜주겠거니 생각하고 남이 해주기만을 바란 비겁한 목사였다”며 “수 십 개월 동안 나는 편히 침대에서 잤는데 여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미안하다. 여러분들이 목사들에게 힘을 실어 주시고 나라 살리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두 개의 거리 함성에 대해 허성우 전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사회는 지금 내전 상태이다. 분단과 함께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안에 두 개의 나라, 두 개의 시민사회, 두 개의 이념, 두 개의 정치가 항상 대립하고 갈등해 오고 있다. ‘서초동’과 ‘광화문’이라는 평범한 도시 공간들조차 이 연장선에서 서 있게 된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며 “한국의 사회나 교회의 갈등과 분열의 문제는 ‘다름’에 대한 인정이라는 문제를 넘어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공존 불가능한 ‘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한 쪽은 오직 자신들의 입장만이 옳다며 다른 한 쪽을 섬멸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자기 관점을 유일한 진리로 절대화하고 그와 다른 입장을 하나의 관점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악’으로 규정하고 ‘혐오’와 ‘죽임’의 대상으로 보는 현상은 곧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부상하는 극단주의(extremism) 바로 한 형태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깊은 한반도 내전의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어느 한편에 서도 고통이며, 어느 한편을 선택하지 않아도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향해 다가가는 행위 자체가 유일한 희망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