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데칼코마니, 한국교회
한국정치 데칼코마니, 한국교회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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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주의에 물든 한국교회
좁혀지지 않는 극단적 이념
교회 안에서 그대로 재현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두고 1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삭발투쟁에 나섰다. 교회 안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에는 영남지역 기독교지도자시국연합에서 특별시국선언을 하며 조국 장관의 퇴진,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통감과 퇴진을 주장했다.

심심찮게 교회 안에서도 ‘우파와 좌파’, ‘진보와 보수’로 편 가르는 형국에 교회인지 정치판인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광복 74주년을 맞은 8‧15광복절에도 광화문에서 확인했듯 ‘태극기’를 흔드는 단체와 ‘NO아베’를 흔드는 단체로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극단의 가치만 있고 중용(中庸)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회가 특히 북한 핵 문제, 환경문제, 사회적 약자 문제, 양극화 문제에서 정치적 이념으로 대치한 채 ‘복음’으로도 하나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교회의 정치적 이념 양극화에 대한 원인으로 교회 안에 자리 잡은 ‘세속주의’와 ‘성장주의’를 꼽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 한 목회자는 “교단은 교회들이 우리 시대의 중심의제에 함께 헌신할 수 있게 섬겨야 한다”며 “목회자와 성도들은 우리 시대와 사회에서 제기되는 많은 문제들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복음적인 응답을 할 용기를 가져야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회 안에서 정치적 이념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교계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23일부터 여러 교단에서 총회를 연다. 극단으로 치닫는 ‘한국정치 데칼코마니 한국교회’가 되는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교회’가 될 수 있는가 귀추가 주목된다.

*데칼코마니(décalcomanie):종이 위에 그림물감을 두껍게 칠하고 반으로 접거나 다른 종이를 덮어 찍어서 대칭적인 무늬를 만드는 회화 기법.

“성도들이 보고 있습니다!” 

시대를 읽고 리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총대들만의 자칭 성총회가 아닌
누구나 인정하는 성총회가 되길

각 교단의 정기총회가 시작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여전히 세간의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교회 세습 문제를 필두로 목회자 성윤리 문제, 이단문제, 동성애관련 문제, 목회자 정년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각 교단의 정기총회 일정을 보면, 예장백석이 이미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총회를 개최했으며, 예장고신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예장통합은 23일부터 26일까지 포함 기쁨의교회에서, 예장합동은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충현교회에서, 기장은 23일부터 26일까지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침례교는 23일부터 26일까지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예장합신은 24일부터 26일까지 덕산 리솜스파캐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004년부터 교단총회 참관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교개연)는 이번에도 2019년 교단총회 참관활동을 선포하고 지난 10일 벙커1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우리의 시선이 교회를 바꿉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기자회견에 교개연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는 “교단총회는 교단의 최고 결의기구로 한해의 교단 운영사항을 평가하고 새로운 한해의 활동방향에 대한 주요 현안을 검토 및 결의하는 중요한 회의체”라며 “민주적 원칙에 입각해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방 목사는 “참관활동을 통해 교단총회의 진행상황을 분석하여 내실 있게 총회가 운영되고 올바른 정책들이 결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번 참관활동의 세 가지 중점사항으로 △명성교회 부자세습과 세습방지법 △여성 목사 안수 및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 △민주적 회의 운영 감시활동을 꼽았다.

이어 평화나무 김용민 이사장은 ‘예장통합, 장자교단으로서 명예를 회복하라’는 제목으로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해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김 이사장은 “취재와 항의에 대한 명성교회의 격한 반응을 보면 이미 비상식이 지배한 교회의 민낮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만양 이번 총회가 명성교회의 뜻대로 판을 뒤엎는 장이 되어버린다면 목사 개인이 지배한 대기업 교회의 실상을 고발하는 성도들은 나날이 늘어날 것”이라며 “총회는 상식을 버리지 않은 노회와 목회자, 성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교회의 재정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운영되도록 교단차원의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덧붙였다.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 강호숙 교수는 ‘예장합동, 여성 목사 안수를 허하라-여성 안수의 성경적‧신학적‧교회사적‧실천적 당위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강 교수는 현행 헌법의 남녀평등관련 규정과 교육기본법 17조의 2 남녀평등교육의 증진 내용을 예로 들며 “총신대가 교단 종교법으로 운영되는 대학이 아닌 사립대이기에 헌법과 교육법을 따르기 위해서라도 여성 안수를 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5년부터 예장합동 총회를 참관한 서동진 청년은 “총회를 참관하지 않아도 참관기를 쓸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하게 진행 된다”고 지적하며 “총대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남성들인데 과연 한국교회의 다양한 목소리와 문제들을 고민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총회 중간에 누군가 ‘성도들이 보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총회가 생중계되고 언론이 주목하는 것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에 그나마 고무적”이라며 “총회가 시작되기 전 성총회를 위해 기도하는데 자칭 성총회가 아닌 누구나 인정하는 성총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제104회 예장 통합 총회에 △교회 세습방지법을 더욱 명확히 해 명성교회 부자세습 문제를 정의롭게 매듭짓고 교단의 권위와 명예를 회복하라 △성 윤리를 바로 세우는 노력이 동성애 혐오‧배척이 아닌 존중에서 나오기를 기대한다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위해 총대를 다양하게 구성하기 기대 한다 △실질적인 여성 총대 비율을 높이기 위한 여성 할당제를 시행하길 기대 한다 △목회자 재정 윤리를 바로 세워달라고 제안했다.

제104회 예장합동 총회에는 △여성 목사 안수와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을 위한 인식의 변화와 제도족 마련을 기대한다 △목회자 윤리의식의 향상과 제도적 마련을 기대한다 △무분별한 신학 사상 조사를 반대한다고 제안했다.

2019 교단총회 참관단은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총회에 실무자 1인 외 자원활동가 10명 내외로 10일 총회 현장 활동 세부수칙과 총회의 주요 안건 등을 교육받고 총회 기간 전일 참관을 진행한다. 참관 결과는 10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벙커1교회에서 진행된 2019 교단총회 참관단 출범 공동 기자회견.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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