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논문] 백미순 박사,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에 인입된 기독교적 특성 연구
[이달의 논문] 백미순 박사,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에 인입된 기독교적 특성 연구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9.06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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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한국교회 현장에서 실천적 함의를 제공하는 논문을 매월 한 편씩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본 논문은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에 인입된 기독교적 특성’에 대한 고찰이다.

연구는 한반도 통일의 과정과 통일 이후 남북한 주민들이 직면할 가장 큰 문제가 사상적 괴리감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본 논문에서는 연구한 범주의 북한 음악을 ‘수령형상 음악’이라고 지칭했다.

연구자는 음악을 전공한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에 대한 연구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북한 음악과 기독교의 찬송가 사이에는 가사와 악곡의 측면에서 밀접한 유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따라서 수령형상 음악과 기독교 찬송가와의 공통성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한반도 평화통일시대를 대비하여 남북한이 직면할 사상적 괴리감을 줄일 수 있겠다고 추론했다.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 연구에서는 북한 음악 전체를 망라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비교분석이 가능한 악곡과 음원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다양한 음악적 요소 중에서 가사, 선율, 리듬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의도, 기능, 구조 등만 분석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조선예술(월간)’에 실린 곡 중에서 김정은 시대 출범 이후인 2012년부터 이 학술지의 최근 도착 본인 2017년까지를 대상으로 했다. 자료 분석을 통해 선곡된 악보를 바탕으로 수령형상 음악의 가사에 함의된 기독교적 특성을 성경과 신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연구 결과, 수령형상 음악의 가사와 악곡을 고찰해 보면 가사에는 기독교의 교리가, 악곡에는 한국 복음성가의 선율이 인입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본 논문의 구성은 1장 서론에 이어, 2장에서는 주체사상에 기반을 둔 수령형상 음악의 이해와 체계화의 과정을 정리하고 3장에서는 수령형상 음악의 가사에 함의된 기독교적 특성을 고찰했다. 수령형상 음악을 수령송가, 당 송가, 인민 송가로 나누어 가사의 내용을 북한 음악 전문가의 해석에 기독교의 신학 교리와 성경 내용을 접목하여 비교 분석했다. 4장에서는 수령형상 음악의 악곡 특성과 한국 복음성가의 악곡 특성을 비교 분석하여 수령형상 음악에 인입된 기독교적 특성을 밝혔다. 5장에서는 북한 음악이 한국의 기독교 음악에 주는 도전을 중심으로 논구했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남북한 주민 간의 사상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북한선교를 위한 시사점을 ‘음악치료를 통한 선교적 접근, 기독교 찬양을 통한 영적 접근’이라는 관점에서 제시했다. 6장은 결론으로서 논문에서 다루어진 핵심내용들과 학문적 기여 내용을 요약하고 본 논문 주제와 관련하여 향후 발전시켜야 할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이 논문의 학문적 기여는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본 논문은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과 기독교의 찬송가를 비교분석하는 주제와 관련해서는 처음으로 연구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연구자가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에 주목하고 분석을 진행할수록 그 기능과 형태의 측면에서 기독교 찬송가와 매우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둘째, 본 논문은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과 기독교 찬송가 가사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북한 음악에 찬송가 속성들이 인입되어 있음을 논증했다. 북한 체제의 기독교적 특성을 밝힌 연구 결과들이 이미 다수 제출되었기 때문에 음악 또한 그 궤를 같이할 것이라는 추론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논증을 시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셋째, 본 연구자는 북한 수령형상 음악의 악곡에 인입된 한국의 복음성가적 특성을 추출하여, 양자 간의 분석을 통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도출했다.

넷째, 본 논문은 북한의 현 정권인 김정은 시대에 활용되고 있는 음악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북한 음악은 수령의 주요정책을 가사에 담고 있기 때문에 노래의 제목과 내용만으로도 정치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다섯째, 본 논문에서는 한반도 통일과 북한선교를 위한 선교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일차적으로 남북주민 간의 이질감을 극복하기 위해 음악치료를 통한 공감대 형성 방법을 제언했다. 또한 복음성가와 찬송가의 선율적 특성 활용을 통해 향후 통일과정에서 남북한 주민들의 사상적 괴리감을 줄이면서 선교할 수 있는 방안을 예시했다. 이 방안들은 북한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파할 때 접촉점을 형성하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백미순 박사
백미순 박사

 

▶ 연구자와의 인터뷰 대담자 권은주 편집부장

이 주제의 논문을 쓰게 된 이유는
어릴 때부터 여러 선생님들이 음악 쪽으로 인도해주신 덕분에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했다. 이후 심리 상담과 음악치료도 공부했는데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음악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 경험으로 알게 됐다. 이후 안산에서 지역주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음악회를 기획해 실행하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지회 문화예술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2013년 대통령 표창을 받으면서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에 대해 알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를 들어가게 됐는데 입학 전 있었던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은 북한 음악에 강한 전율을 느꼈다. 북한 음악이 선동적이며 맹목적일 거라는 선입견이 깨졌다. 한국교회가 복음통일을 말하고 있지만 그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북한 음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거의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것이 시작점이 되어 지난 4년간 북한 음악을 연구하면서 그 속에 한국의 복음성가적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한반도 평화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한이 직면할 사상적 괴리감을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특히 음악치료와 기독교 찬양을 통해 수령 형상 음악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선교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단초를 제공한데에 의의가 있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에 있어 음악은 어떤 위치에 있나
수령형상 음악의 영향력은 북한 주민의 통치수단을 넘어, 종교성을 지니고 있다. 북한 음악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전에는 북한 체제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간과했다. 하지만 북한 음악의 현실은 내 예상과는 정말 달랐다. 우선, 북한 체제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 북한의 텔레비전 방송은 노래로 시작하여 노래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령찬양과 주민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음악을 반복적으로 방영했다. 그리고 음악을 주제로 한 선전선동을 다각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에 놀랐다. 각 공장, 기업소의 출근 시간은 물론 탄광, 농촌, 건설 현장 등에는 으레 선동원들이 악기와 붉은 기를 흔들며 노래를 불러주어 노동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켰다. 평소 음악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보며 ‘핵폭탄보다 위력 있는 음악’이라고 말해 왔는데 실제 북한에서도 ‘노래폭탄’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음에 너무 깜짝 놀랐다. 음악의 위력을 북한은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체제 유지를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들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에 얼마나 큰 의미와 시간을 두고 있는지 아쉬운 점이 있다.

이 논문에서는 북한 음악과 복음성가의 유사성을 짚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그런가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과 한국의 복음성가는 감정을 고취시키고, 음악을 통해 신념을 강화하며, 사고나 행동의 변화와 헌신을 요구하는 작곡 의도를 가지고 있다. 두 음악은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 같거나 유사한 음악적인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두 음악은 가사를 표현하기 위한 극적인 선율 진행 양상을 띠고 있으며, 리듬과 화성, 구조와 형식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악보의 구조와 형식에서는 대부분 후렴이 있는 3절 이상의 유절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곡의 길이는 절수의 차이만 있을 뿐 형식에서는 유사했다. 화성에서는 전통적 화성진행에 부딸림 7화음을 부분적으로 사용하여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리듬에서는 가사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리듬을 사용하고, 당김음 사용이 빈번하며, 곡의 정서를 살리기 위해 적절한 리듬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한국에 나와 있는 탈북민들에게 복음성가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북한 음악과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는 답변을 들었다. 성가대 지휘와 음악 계통에 있어서 그런지 북한 음악을 들으면서 비슷한 선율, 리듬의 복음성가가 많이 떠올랐다.


평화통일과 북한선교를 위해 한국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북한선교는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선교의 문을 여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은 북한선교가 급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해 준다. 또 남북이 통일되어도 갈등구조와 대립관계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북한 주민에게 내면화 되어 있는 주체사상을 걷어내고 서로가 마음 문을 열고 화해와 평화의 샬롬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과정은 음악치료를 통해 이룰 수 있다. 음악치료 방법 중 하나는 송라이팅(song writing)이다. 송라이팅은 치료사와 클라이언트가 치료 목적으로 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기 개념 발달, 자기표현 기술 발달, 문제해결 기술발달, 자긍심, 대인관계 등이 회복되고 발달되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 궁극적으로 송라이팅은 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한 북한 주민들에게 하나님의 창조물인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그들에게 친숙한 음율과 리듬에 맞춰진 찬송곡을 함께 부르며 마음의 문을 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음악을 통한 북한선교를 위해서는 찬양 사역과 찬양 선교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 찬양 선교를 위한 악곡, 인적 자원, 시스템 준비가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교회 안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경배와 찬양과 같은 찬양 예배가 활성화되었고 지금까지도 발전해 오고 있다. 찬양선교 단체들은 자체적으로 작곡을 하고 예배실황을 음원으로 발표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자원과 역량을 실제 통일 선교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한국 교계가 초교파적인 연합을 통해 준비해 나가야 할 선교적 과제라 생각한다.

 

백미순 박사

(숭실대학교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 Ph.D.)
공주사대 음악교육학(B.A.)
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 임상음악전문가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지회 문화예술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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