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국내외에 관심과 화제를 불렀다. 드론 오륜기를 비롯해 남북 공동 입장, 인면조 등의 개막공연을 비롯해 피겨 여왕 김연아의 성화 점화에 이르기까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청각장애인이 평화와 사랑의 올림픽의 감동에 참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상파 방송 3사는 개막식의 영상을 송출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을 위한 수화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 MBC와 SBS는 생중계에서 수화통역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KBS는 IOS 위원장 등 연설 부분에서만 수화통역을 내보냈다.
이에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장애인 인권단체들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방송사가 장애인의 시청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개막식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고, 단지 최소한의 정보만 알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자회견 후 인권위에 지상파 방송 3사와 방송사 감독권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진정을 낸 바 있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부족한 방송 3사의 대처에 따라 올림픽 슬로건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 함께하지 못하는 열정이 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14일 현재에도 방송 3사의 올림픽 중계에 수화통역 화면을 볼 수 없다. 만약 방송사가 시청자의 시청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최소한 국영방송 KBS는 장애인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처와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