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속가능한 평화의 사도
교회, 지속가능한 평화의 사도
  • 서보혁 교수
  • 승인 2018.07.0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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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들어 한반도가 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 평화의 기운이 일어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한 사람이지만 아직도 완전히 알 수 없다. 단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 변화와 그것을 촉진한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외교가 기로에서 잘 만났다고 추론할 뿐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작금의 급격한 한반도 정세 변화는 ‘전쟁은 안 된다’는 강력한 공감대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전평화의식은 이념과 세대, 그리고 남북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다. 교회가 한반도의 미래를 읽고 건설적인 개입할 때의 제일 원칙이 바로 반전평화이다.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가시는 것 같지만 평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일련의 남북·북미정상회담에서 평화지대, 종전선언, 평화협정, 공동어로구역 등 다양한 평화정착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그중 관건은 단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이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 병행 추진하는 것이다. 또 언제든지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군사태세를 축소하는 노력을 중단 없이 진행해야 한다.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 지뢰를 철거해야 한다. 휴전선 일대에 상대를 비방해온 수단을 철거하고 군사당국 간의 소통 수단을 복구한 것은 잘 한 일이지만, 전방에 배치된 쌍방의 무기를 후방으로 되돌려 놓거나 줄여야 한다. 교회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할 일 중 큰 과제가 군축운동이다.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와 분단으로 군축이 생경해보이지만, 세계 평화운동을 선도해온 교회가 앞장선 일이 군축운동이다. 상호 신뢰 없이 군축이 불가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최선의 신뢰가 군축임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바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평화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가르침은 정의와 입맞춤 하는 평화이다. ‘정의로운 평화’는 인간이 인간을 억누르고 차별하고 심지어 자연을 탐욕으로 파괴하는 일의 중단을 전제로 한다. 이것 없이 인간이 하나님의 구원을 받을 가능성은 1% 이하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를 향한 정의는 무엇인가? 전쟁을 일으키고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생존을 억압하고 독재를 이어온 김씨 일가의 단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때린 사람이 먼저 때린 사람을 처벌하라고 한다면, 나아가 결국 둘이 오랫동안 미워하고 적대해왔는데 그런 주장은 편파성을 면하지 못한다. 파괴와 대결은 두 분단 권력이 같이 한 것이다. 증오를 중단하고 회개하고, 적대를 내려놓고 화해함이 요청된다. 회복적 정의가 지속가능한 평화를 안내할 것이다. 이 일은 어느 사회집단 보다 교회가 잘 할 수 있고 선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

신약성서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그 분의 희생으로 이룩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인간의 죄로 단절된 하나님과의 관계는 회개와 희생으로 되찾을 수 있다. 적어도 우리가 희생할 용기가 없다면 평화를 위해 원수와 대화하고 화해를 꾀하다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이 도리이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평화를 위해 일함이 마땅하고 즐겁지 아니한가.

 

서보혁 교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북한연구학회 부회장

최근 저서 <분단폭력>, <평화학과 평화운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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