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인문학의 교감
예배와 인문학의 교감
  • 이민규 교수
  • 승인 2018.06.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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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 부장을 맡으면서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 어떻게 하면 성경말씀을 어린 심령에게 잘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그것도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5분이 아니라 5초를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 귀한 복음의 말씀을 전하는 것은 큰 사명이자 한편으로 적지 않은 도전이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다양한 인문학적 소재를 예배를 통해 색다르게 만나게 하는 것이었다. 인문학적 토대에서 연극을 통해 상황을 설정하고 한주일간 준비해서 최대한 성경적 사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상황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유사한 사례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삼일교회에서는 인문학과 성경이 만나는 예배 프로그램인 ‘클래식 예배’를 통해 예배 속에 인문학을 녹아내었다. 노인 분장을 하고 페인트 뭍은 앞치마를 두른 ‘미켈란젤로’가 단상에 등장한다. 그를 인터뷰하는 현대의 가상 기자가 ‘천지창조’나 ‘최후의 심판’ 등과 같은 그의 작품에 유독 나체 인물이 많다는 지적을 매섭게 한다. 그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자신의 삶과 성경말씀과의 관계를 액자 형식의 연극을 통해 다음과 같이 독백처럼 이야기 한다. “진정한 예술은 하나님의 완전하심을 표현한 것이에요. 교회가 무식하다보니 세상과 소통이 안 되는 것이오. 옷을 입었나 안 입었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단 말이에요”

이처럼 과거와 현실을 넘나드는 시공을 초월한 연극을 통해 성경의 사건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시도가 돋보였다. 무자비한 뉴미디어와 자본의 횡포 앞에 신뢰가 사라진 교회와 나약해진 인문학이 동맹을 맺는 것도 유용한 선교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성경을 주입식으로 가르치기보다 또래들이 관심이 높은 음악이나 미술 등 무한한 인문학적 상상력을 도입하여 성경적 가치를 다양한 포맷으로 예배를 진행하는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바야흐로 네트워크와 연결과 쌍방향 소통이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사회변화에 맞추어 예배도 변화해야 한다. 점진적으로 ‘견고하고 경직된 예배(solid worship)’에서 ‘유동적이고 포용하는 예배(liquid worship)’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새로운 맞춤화된 스마트 미디어의 확산, 소비자 중심주의, 유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점점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마치 근대성이 견고하고 산업적인 것에서 탈 산업적이고 유동적인 단계로 이동했듯이, 교회는 사회문화적 변화의 주된 무대가 되어야 한다. 교회조직 내·외부의 변화들은 이제까지 전해 내려왔던 예배 형식의 자각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후 시대는 고도 경제성장과 대량 소비를 위한 산업생산의 확장시대였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유동적이고 다양한 취향의 대중들에게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소비자의 세분화된 수요를 만족시키는 더욱 복잡한 세계로 분절화 되게 되었다. 이제는 공통되고 일반적 관심사에서 특화된 취향으로 정보소비가 분화되고 있다. 견고한 팩트보다는 유동적인 스토리텔링이 더 주목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성경의 다양한 스토리텔링 개발을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기독교계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상임위원)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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