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우화의 교훈
양치기 소년 우화의 교훈
  • 박봉수 목사
  • 승인 2018.05.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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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확정됐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최종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65년 적대관계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마주 앉아서 회담을 하게 되었다. 이 회담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만남 자체의 의미보다는 이 회담의 결과로 도출될 합의 내용 때문이다. 과연 북한의 비핵화가 어떤 수준에서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그리고 미국과 국제사회는 어떤 보상카드를 내밀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 회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기대감 탓인지 긍정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 이유는 이번에 보인 김정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로 이번만은 믿어볼만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부정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포괄적 합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그 이유는 김정은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 검증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인 전망의 핵심은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믿음의 게임’이 될 것이다. 김정은의 약속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게임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이솝의 양치기 소년의 우화를 생각해 보게 된다. 양치는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로 소란을 일으키고, 이를 믿고 달려 나온 마을 사람들은 허탕을 친다. 두세 차례 소란이 반복된 뒤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아서 늑대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믿음의 게임에 소중한 교훈을 준다. 사람을 믿을 때는 속을 셈치고 믿어보는 길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차례 속아본 마을 사람들이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 소년의 말을 믿지 못해서 낭패를 당했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생존과 안위가 달린 문제는 순진하게 믿어서도 안 되지만, 믿지 못해서 찾아온 위기를 대처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을 속을 셈치고 믿어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여러 차례 북한에게 속아왔지만 이번에도 속을 셈치고 믿어보아야 할 것이다. 만나서 대화하고 협상을 시도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속을 경우를 예상해서 대비책을 세워두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위해 다음 세 가지 점을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북한의 과거 행태를 상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북한은 198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이후 약속 파기를 30년 넘게 반복해 왔다. 국제사회와 함께 약속하고 일방적으로 파기한 핵과 관련된 약속만 여섯 차례이다. 특히 김정은은 집권 후인 2012년에 미국과 ‘2.29합의’를 맺은바가 있다. 그러나 2개월 뒤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를 발사하여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다. 이것은 북한은 순진하게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둘은 협상과 합의 이행과정에서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에 옮길 것인가? 혹시라도 비핵국가로 위장한 채 핵보유국으로 남으려 하지는 않는가? 그리고 경제적 보상만 받은 채 합의 이행과정에서 돌변하지는 않을 것인가? 등의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은 자국의 이익만 챙기고 명목상의 비핵화로 덮으려 하지는 않을 것인가도 살펴보아야 할 대목이다.

 그리고 셋은 비핵화 이후에 대한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플랜 A와 플랜 B가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플랜 A란 비핵화를 이루었을 때 평화협정과 남북교류 및 통일 그리고 상호 경제발전에 대한 계획을 말한다. 그리고 플랜 B는 북한이 비핵화 과정 도중에 돌변했을 때 북핵에 대한 대비와 제재에 대한 계획을 말한다.  모쪼록 주어진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잘 타서 꿈에도 그리던 한반도 항구적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의 그날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저 북한 땅에 다시 복음이 전해지고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일컬어지던 평양 그리고 원산에 부흥의 역사가 재현되는 그날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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