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도둑 잡는 자를 때려잡는 세상
[데겔칼럼] 도둑 잡는 자를 때려잡는 세상
  • 박진석 목사
  • 승인 2021.02.2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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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사법개혁 과정에서 불거진 사건들
총회 재판 과정은 더욱 적나라해
도둑놈을 잡는 자를 섬길 수 있어야

이런 예화가 있다. 늦은 밤 어느 아파트에 도둑이 들어왔다. 주인은 재빠르게 밖으로 나와 주민들에게 소리쳤다. ‘도둑이야 도둑놈 잡아주세요’ 하고 곤히 잠자는 입주민들을 깨웠다. 그런데 입주민들은 도둑을 같이 잡아주지 않고 잠자는데 깨웠다고 핀잔과 함께 소음방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는 얘기다. 오늘의 세태를 단면적으로 말하는 예화이다. 자기와 직접 관련이 없거나 이익이 없거나 손해나거나 자기에게 위험이나 피해가 올까 봐 도둑 잡는 데 참여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도둑은 잡지 않고 도둑을 잡으려고 하는 자를 오히려 절차 위반과 각종 관계법을 근거로 때려잡는 세태이다.

최근 검찰개혁이나 사법개혁 과정을 보면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줄을 잇는다. 가령 성 접대 특수강간 의혹으로 김모 전 차관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피해 여성들의 구체적인 증언과 동영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모 전 차관이 최근에는 해외 도피 의심이 되는 출국을 하려다 저지당했다는데 그 저지 공문이 허위와 압력이 의심되어 검찰은 당시 출입국 관계자들과 담당 검사들을 압수수색 조사를 했다. 어찌 범죄자로 의심되는 사람은 잡지 않고 그 범죄자를 고소 고발한 사람이나 피해자를 잡는가 말이다. 언론에 의하면 피해자들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범죄자로 취급당하며 심적으로 큰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즉 법을 지키고 하는 이들까지도 범죄자로 취급하며 오히려 허위 위증 혐의로 구속하는 세태이다. 도둑을 잡고자 하는 착한 사람을 때려잡는 서글픈 세상이다.

이런 일은 교계에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총회 재판 과정에서 보면 더 적나라하다. 범죄를 고소 고발한 사람이 오히려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사례가 종종 일어난다. 최근 예장통합 총회연금재단 비리에 대해 여러 의혹들을 폭로한 목사를 고소 고발한 경우나 서울서남노회 분립 건으로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총회가 사법 처벌을 하겠다고 공문으로 보낸 사건이다. 전자의 경우, 총회연금재단 투자 의혹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산 민락동 투자와 관련하여 이미 사업권자들이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런데 폭로한 목사를 재단 이사회는 고소한 것이다. 후자의 경우, 노회 분립은 당연히 30개 당회가 구성되어야 분립 되는 것이 헌법 규정이다. 그래서 법대로 해달라는 요구인데 총회 지시에 순종하지 않으면 사법 처벌한다는 경고 공문을 낸 것이다. 물론 문제 소지가 있어 추후 이 조항은 삭제됐다.

이런 발상이 어디서 나온 것일까? 도둑은 잡지 않고 도둑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을 잡으려는 이런 발상과 시도는 바로 권력, 힘으로부터 나온다. 사회학자들은 우리나라가 촛불혁명으로 형식적 민주화는 성취됐으나 내용적 민주화를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권력 기관들이 민주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사법, 검찰, 경찰, 국정원, 국회, 재벌 등이다. 통칭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이다. 이들 권력이 내용적 민주화를 성취하는데 마지막 저항 세력들이다. 이들은 자기 비리나 죄를 덮거나 숨기려 시도한다. 자기의 의는 의롭고 타인의 의는 불의라는 자기 기만성을 유감없이 언제나 발휘한다. 이는 자기 존재를 나타내려는 만용에 근거한다. 종교 권력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진정한 권력은 자기를 위해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헌법에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제1조 2항)고 했다. 성경도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먼저 남을 섬기는 종이 되라고 했다. 먼저, 도둑놈을 잡는 사회,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법과 권력의 존재는 여기에 있다. 도둑을 잡는 자를 때려잡는 법과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을 섬기려고 오신 예수를 기억하라. 이것이 진정한 기독교이며 예수의 리더십이다.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먼저, 도둑놈을 잡는 자를 섬길 수 있을 때 개혁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박진석 목사(한국교회언론연구소 소장)
박진석 목사(한국교회언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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