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대안학교 역할론 대두
한국기독학교연구원 연구보고
“긍휼한 마음으로 도와야”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6월 16일 국회에 입법 발의되면서 기독 사학계는 해당 법률안이 기독교 사학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왔다. 한편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소강석·장종현·이철 목사) 및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김운성 목사) 등의 교계 단체들은 사학법 개정안으로 인해 기독학교는 건학이념이 무너지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동안 부족했던 기독교 교육의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과 개선의 의지를 밝혀왔다.
한편 지난 9일 국회에선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됐다. 해당 법률안이 작동되면 그동안 미인가로 운영됐던 대안 교육기관들이 법적 지위를 얻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한국의 대안학교 대부분이 기독대안학교인 상황에서 이제 기독대안학교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이사장 정태일 목사, 소장 박상진 교수)는 지난 5일 온라인 ZOOM을 통해 ‘기독교학교 연구 지원 프로젝트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보고대회에선 기독교 대안학교의 구체적 과제인 ‘학습지원 대상학생 돌봄’과 ‘기독교학교의 전문적 교사학습공동체 구성’를 주제로 기독교 대안학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학습지원대상학생(느린학습자 등)을 어떻게 도울까?’를 주제로 첫 발제를 맡은 SLG무릎위의학교 최인영 교장은 최근 공교육 안에서 주목받고 있는 ‘학습지원 대상학생’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 교장은 교과학습, 수업태도, 생활태도에 있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습지원 대상학생’의 개념을 정리하며 설문조사를 통해 기독대안학교 현장에서의 실태 및 지원현황을 소개했다. 특히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어 발달과 적응 속도가 느린 아이들을 의미하는 ‘느린학습자’의 개념을 소개하며 기독대안학교가 사회적으로 관심 받지 못하고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위한 전문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장은 “현장에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만나는 교사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싶었다. 이러한 학생들을 기독교대안학교에서 포용해 이 학생들이 갈 수 있는 학교가 많아지길 바란다”며 “학습지원대상학생이 대안학교 교육에서마저 소외되면 그 아이 전체 인생을 놓치게 된다. 대안학교 현장에서 긍휼한 마음으로 돕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전문과정을 통해 더 많은 과정으로 아이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근 교육현장이 좁고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 역량을 키우면 교육 현장에서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교장은 학습 기회를 놓치고 있는 많은 학습지원대상 학생들이 수용 받는 교육적 환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학부모는 아이가 학습지원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해도 아이가 대안학교에서조차 배제될까 두려워 학교에 공개하지 못한다. 교사들이 이 학생들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아야 그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가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위한 전문 역량을 강화하면 학부모들의 인식도 변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구체적 방안으로 “우선 학교에서 학습지원대상학생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도와줄지를 알려주는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학습지원대상학생 교육지원을 위한 학습전략과 전문적 교사 훈련을 위한 연수 과정을 소개했다.
최 교장에 이어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이종철 부소장이 ‘기독교학교 전문적 교사학습공동체, 어떻게 세울까?’를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이 부소장은 “공동체는 하나님의 존재 방식이고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꿈도 공동체를 통해 이뤄진다”고 교사학습공동체의 성경적 근거를 밝히며 “기독교학교가 기독교적인 교육을 고민하고 교육 목표를 만들어 학생들의 학습성취를 이루기 위해선 전문적 교사학습공동체를 조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교사학습공동체 구성의 실행단계, 성공·실패 요인을 살피며 연구소가 기획하고 있는 연수 일정을 소개했다.
이번 연구와 발표를 기획한 (주)SPS와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매년 기독교학교교육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과제 지원을 받고 후원하는 ‘기독교학교 연구 지원 프로젝트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제8회를 맞은 올해 프로젝트는 '학교의 고민을 함께 연구로 풀어갑니다'를 주제로 기획됐다.
